▲ 어윤대 신임 KB금융지주 회장이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본점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인수·합병(M&A)보다 고질병 치료가 문제

[천지일보=김두나 기자]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이 KB금융의 몸집 줄이기를 선언했다. 어 회장은 KB금융을 ‘비만증 환자’로 비유하며 인수·합병(M&A)보다는 체질 개선과 글로벌 금융회사로의 도약에 역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15일 회장 내정자로 확정됐을 때 은행 인수·합병(M&A)과 관련해 우리은행 인수전에 뛰어들 의사가 있음을 시사했던 바와는 다른 방향이다.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은 지난 13일 열린 취임식에서 “회장 내정자의 신분으로 보고를 받고 확인한 결과, KB금융의 실상은 안타깝게도 ‘비만증을 앓는 환자’의 모습이었다”며 “경쟁사와 비교해 많은 인력과 고령, 고임금 구조로 허리가 휘고 있고 몇몇의 특정 산업에서는 부실채권 증가로 연결될 수 있는 위험요소도 발견됐다”고 말했다.

밖에서 보던 것과 달리 안에 실제 들어와서 보니 생각보다 KB금융의 체질이 약하다는 얘기다. 어 회장은 “KB금융이 지난해 몰락한 미국 1등 기업 제너럴모터스(GM)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는 전 임직원들이 머리를 싸매고 비상한 노력에 나서야 할 때”라며 경쟁력 제고를 위한 근원적인 체질 개선을 강조했다.

어윤대 회장은 KB금융이 금융선진화와 글로벌화를 이루기 위한 4대 전략으로 ▲경영 효율성의 극대화 ▲사업다각화 ▲신규 수익원 창출 ▲글로벌 경쟁력 제고 등을 제시했다.

어 회장은 “비용수익비율(CIR)’이 지난 2005년 42%에서 2009년 54% 수준으로 악화됐다”며 “같은 기간 글로벌 성공모델인 스페인의 산탄데르은행이 54% 수준에서 현재 42%로 개선되고, 일부 국내 경쟁은행들도 상당히 개선된 것과 정반대”라며 이 같은 모습을 KB의 부끄러운 실상이자 자화상이라고 표현했다.

비용수익비율은 비용이 수익의 몇 %나 되는가를 나타내는 수치로 이 비율이 증가했다는 것은 그만큼 영업활동의 능률이 둔화됐음을 알려주는 것이다.

글로벌 경쟁력 개선과 관련해서는 최근 아시아 금융시장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선진국 간의 ‘신 금융패권 쟁탈전’이 가열되고 있다며 아시아 금융시장으로의 진출 확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어 회장은 “KB가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해외 영업망 확충, 글로벌 인력 양성 및 발굴 등을 신속히 추진해 기존 해외진출 전략을 재정비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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