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룡검 찾아가는 길에 또 다른 환수 문화재 행방 찾아

[천지일보=백은영 기자] 최근 6.25당시 미군에 의해 약탈됐다가 반환된 ‘명성황후 표범카펫’ 소재를 찾아낸 문화재제자리찾기(사무총장 혜문스님)가 이번에는 이순신 장군이 실제 전투에서 사용한 ‘쌍룡검’을 찾아 나섰다.

문헌으로 전해진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칼은 모두 8자루로 현재 충남 아산 현충사에 2자루(보물 326호), 통영 충렬사에 4자루(보물 440호-귀도 2자루, 참도 2자루) 등 총 6자루가 남아 있으나 이 칼들은 모두 의전용, 지휘용으로 실전에서 사용됐던 칼은 아니다.

혜문스님은 “명성황후 표범카펫 소재파악에 결정적 역할을 한 미국 측 기록문서 ‘아델리아 홀 레코드(Ardelia Hall Records)’에 의하면 당시 미군 병사에 의해 약탈당한 칼의 기록이 등장한다”며 “왕관, 칼(Korean Embassy Cases, Korean Sword and Crown) 등이 함께 기록된 것으로 보아 ‘조선왕실로부터 유출된 것이 아닐까’ 생각했고 그 후로 이순신 장군의 칼을 꼭 찾아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혜문스님은 “‘쌍룡검’이라고 불리는 칼 2자루는 1910년까지 조선왕실의 궁내부박물관에 보관돼 있었고 1910년 간행된 ‘조선미술대전’에는 이순신 장군의 칼이란 이름으로 사진까지 기재돼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우리가 알고 있던 이순신 장군의 칼은 의장용 칼로 정작 충무공이 실전에서 사용했던 쌍룡검의 행방은 묘연하다”며 “쌍룡검을 찾는 과정에서 ‘아델리아 홀 레코드’에 기록된 ‘칼(Sword)’을 찾게 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현재 이 ‘칼’은 현재 육사박물관에 전시돼 있다”며 “(육사박물관은) 그 칼이 미국으로부터 환수됐다는 것은 모르고 있었던 것 같다. 우리네 소중한 문화재임에도 불구하고 무엇이 무엇인지 제대로 알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전했다.

혜문스님은 “미국으로부터 불법 반출된 문화재를 반환받고도 정부와 문화재 관련 기관이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다”며 “‘아델리아 홀 레코드’는 우리 정부에 돌려준 약탈 문화재 목록”이라고 설명했다.

육사박물관의 한 관계자는 “(우리가) 보관하고 있는 칼은 ‘삼인검’으로 국립중앙박물관으로부터 대여해서 보관하고 있는 것”이라며 “이 ‘칼’이 미국 측 보고서에 나와 있는 것과 동일한 것인지는 아직 확정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혜문스님은 “비록 이순신 장군의 ‘쌍룡검’을 찾은 것은 아니지만 이번 사건을 통해 한 가지 얻게 된 것이 있다”며 “그것은 이순신 장군의 검 또한 우리 주변 어딘가에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라고 전했다.

이번 사건은 칼의 진위여부를 떠나 정부와 문화재 관리 기관의 약탈 문화재 및 환수 문화재에 대한 관심 부족과 관리 소홀을 여실히 보여준 사건이라는 데 더 큰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다.

비단 이번 사건뿐 아니라 명성황후 표범카펫을 비롯해 아직 환수받지 못한 약탈 문화재에 대한 미온한 태도 등으로 국민들의 비난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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