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한 듯 흘러온 세월 속에서 놀라운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우리 민족의 최초 고대 국가는 고조선이다. ‘조선(朝鮮)’이라는 뜻은 해가 일찍 뜨는 아침의 나라‘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이를 다르게는 ’동방(東方)‘이라고도 부른다. 일월성신(日月星辰)의 그 해라면 지구촌 어딘들 해가 일찍 뜨지 않는 곳과 나라는 없을 것이다.

경서에 기록돼 있듯이 해는 우주 만물을 창조하신 신 곧 하나님을 상징한다고 하니, 조선이라는 단어 속에 담긴 진정한 의미는 신의 역사 곧 하나님의 역사가 일찍이 시작됐던 곳임을 알게 하며, 더 나아가 다시금 신의 역사가 동방의 나라 이 땅에서 있을 것을 알리는 예언적 의미도 된다. 훗날 고려가 멸망하고 세운 나라의 국호를 조선이라 명하게 되니, 일찍이 시작됐던 조선은 자연스럽게 ‘고조선(古朝鮮)’이라 명명하게 된 것이다.

그래서일까. 우리 민족의 역사는 그 어느 민족보다도 종교성이 많으며, 어찌 보면 종교의 역사요 종교적 문화를 간직한 민족이라 해도 틀린 말은 아닌 듯해 보인다.

대승불교 소승불교 하듯이 대륙과 해양으로 유입된 불교는 삼국시대를 거치면서 통일신라시대에 이르기까지 국교라 하듯이 나라를 지탱하는 원동력이었으며 백성들의 정신이었다. 나아가 후삼국시대를 거치면서 고려의 건국과 건국 후 나라와 민간 전반에 깊숙이 뿌리내려 왔으며, 심지어 국란이 있을 때마다 호국불교로 제 역할을 다해 왔다. 실제 약 일천년 전 거란의 침입을 막기 위해 ‘초조대장경’을 제작해 불심으로 위난을 극복하려 했고, 몽고 침략으로 불타 없어지자 ‘팔만대장경’ 제작이라는 대 불교역사를 통해 백성들을 하나로 모아 위난을 이겨 나갔다. 하지만 고려와 함께 해온 불교는 정치와 하나 되므로 끝내 부패와 타락의 길을 걷게 되고, 그 결과는 고려의 멸망과 함께 불교라는 종교의 종말을 가져오니 곧 송구영신이다. 이처럼 고려의 흥망성쇠 그 이면에는 불교라는 종교가 뼛속까지 스며있었다는 사실을 새삼 발견하게 된다.

어찌 이뿐인가. 부패한 한 시대는 정도전과 권근 같은 새 시대를 열망하는 의인을 배출하게 되고, 그들은 당시 부패한 불교가 아닌 새로운 종교며 이념이며 학문인 성리학을 바탕으로 새로운 ‘이상 국가 건설’이라는 명분을 갖게 했던 것이다. 결국 이성계를 앞세워 새로운 이상향을 세웠으니 바로 조선이다. 그러나 이상향의 모태가 된 성리학 역시 현실정치와 타협하면서 종교와 이념인 성리학은 그야말로 사람의 학문으로 변질돼 이현령비현령으로 갑론을박의 논쟁거리로 전락했고, 분리와 붕당의 원인이 돼 임진왜란·정묘호란·병자호란을 거쳐 결국 한일합방이라는 일제 식민통치시대를 맞게 한 이유가 됐던 것이다.

이처럼 새 시대의 이념이었던 성리학은 종교와 이념의 본질을 떠나 또 다시 정치와 하나 되고, 나아가 부패와 타락을 스스로 가져와 조선의 멸망은 물론 유교라는 성리학의 몰락을 가져옴으로써, 고려의 부패를 보고 세운 나라가 다시금 고려가 간 그 길을 걷고 만 것이다. 이것이 우리의 역사며 자화상이라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

이제 이러한 역사의 터 위에서 대한민국은 과거 역사에서 봤듯이, 정교일치를 통해 나라도 종교도 부패를 가져와 종말을 맞았던 지난 역사에서 교훈을 삼았기 때문이었을까. 헌법 제 20조 1·2항을 통해 종교의 자유와 정교분리를 못 박게 된 것인지도 모른다.

이는 자유로운 종교행위를 통해 종교의 본질인 진리를 스스로 찾게 하기 위한 하늘의 명령으로 봐진다. 하지만 오늘날은 양의 탈을 쓴 이리와 같은 종교 권력자들과 정치 권력자들은자신들의 정치와 종교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야합하며 국법인 헌법을 앞장서 파괴하며 국민들과 진실한 신앙인들을 조롱하는 기이한 현상들이 다시금 도처에 나타나 온 나라와 국민들을 극도로 혼란스럽게 하고 있는 것이다.

국법도 무시하며 소수자들과 약자들을 우롱하는 위정자들과 종교지도자들이 분명히 알아야 할 게 있다. 오늘날 자신들의 행위가 어디서 나왔는지를 안다면 그렇게 못 할 것이다. 하지만 무지하고 무식해 자신들의 정체를 도무지 알지 못한다는 게 안타까울 뿐이다. 오늘날 종교와 정치권력의 힘의 원천은 중세 마녀사냥을 일삼던 칼빈의 사상이며, 일제강점기 일본 천황에게 절하므로 남북분단을 가져온 신사참배며, 삼선개헌과 5공화국 지지 세력의 망령들에 의해 나오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결론적으로 시대마다의 부패는 종교의 부패이며 이 부패는 종교와 정치의 부패로 이어지면서 한 시대는 종말을 맞게 된다는 진리를 깨달아 이 시대를 분별하지 않으면 큰 화를 당하게 될 것이다.

과거 세계사와 역사를 보건대, 종교의 부패로 맞게 되는 종말 때마다 그 시대를 잡고 있던 지도자들(애굽의 바로 왕, 헤롯 왕 등)은 하나같이 경고를 무시하고 오히려 더 악해져만 갔던 사연들이 오버랩 되는 이유는 왜일까. 곧 닥칠 징벌적 후과를 예단치 못하고 오만과 고집을 부리는 일은 삼가야 할 것이며, 경고에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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