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강제개종피해인권연대(강피연)가 28일 낮 12시부터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강제 개종 목사 처벌 촉구를 위한 궐기대회’를 개최했다.ⓒ천지일보(뉴스천지) 2018.1.28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강제개종피해인권연대(강피연)가 28일 낮 12시부터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강제 개종 목사 처벌 촉구를 위한 궐기대회’를 개최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1.28

광화문광장 3만 5천명, 전국서 12만명 운집
‘故구지인 사건’ 배후 강제개종목사 처벌 촉구
시민 “개종목사 처벌로 더 이상 피해 없어야”

[천지일보=김빛이나, 강병용 기자] “납치·감금·인권유린 강제개종교육 중단하고 살인교육 조장하는 강제개종목사 처벌하라.”

역대급 한파가 이어진 28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는 ‘강제개종목사 처벌’을 촉구하는 3만 5000여명의 인파가 몰렸다. 이들은 추운 날씨에도 차디찬 바닥에 앉아 ‘강제개종목사 처벌’이라고 적힌 붉은색 머리띠를 두르고 연신 구호를 외쳤다. 이들의 호소에 길을 지나는 시민도 강제개종교육 중단과 개종목사 처벌에 공감했다.

강제개종교육피해인권연대(강피연)와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신천지) 공동주관으로 이날 ‘강제개종목사 처벌 촉구를 위한 궐기대회’가 열렸다. 광화문광장 옆 인도에서부터 이순신 동상 너머까지 강피연 회원들과 시민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손에는 ‘강제개종 피해자 구지인을 살려내라’ ‘강제개종목사 처벌하라’ ‘강제개종금지법 제정하라’ 등의 문구가 적힌 손피켓을 들었다.

밀양화재 사건 희생자를 추모하는 묵념으로 시작한 행사 1부에서는 故구지인(27)씨에 대한 추모식과 강제개종에 대한 영상 방영, 강제개종 무언극 등이 진행됐다. 2부에서는 강제개종 피해자들의 영상 방영과 궐기 연설문 낭독, 청와대 탄원서 낭독, 진실의 외침 노래 등의 순서가 이어졌다.

[천지일보=박완희 기자] 28일 '강제 개종 목사 처벌 촉구 궐기대회'에 참석한 3만 5000여명의 시민이 서울 광화문광장을 가득 메우고 있다. 이날 강제개종피해인권연대(강피연)의 주최로 열린 궐기대회는 최근 전남도 화순의 한 펜션에서 감금된 채 개종을 강요당하던 고(故) 구지인(27)씨가 부모에 의해 죽임을 당한 사건이 발생한 데 따른 것이다. 이들에 따르면 강제 개종 교육은 개신교 주류 교단의 목사를 중심으로 진행된다. 강제 개종은 개인의 종교를 납치, 감금, 폭행 등 불법행위를 통해 억지로 바꾸려는 것을 말한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1.28
[천지일보=박완희 기자] 28일 '강제 개종 목사 처벌 촉구 궐기대회'에 참석한 3만 5000여명의 시민이 서울 광화문광장을 가득 메우고 있다. 이날 강제개종피해인권연대(강피연)의 주최로 열린 궐기대회는 최근 전남도 화순의 한 펜션에서 감금된 채 개종을 강요당하던 고(故) 구지인(27)씨가 부모에 의해 죽임을 당한 사건이 발생한 데 따른 것이다. 이들에 따르면 강제 개종 교육은 개신교 주류 교단의 목사를 중심으로 진행된다. 강제 개종은 개인의 종교를 납치, 감금, 폭행 등 불법행위를 통해 억지로 바꾸려는 것을 말한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1.28

강피연에 따르면 이번 궐기대회는 전남 화순의 한 펜션에서 감금된 채 개종을 당했던 구씨가 지난 9일 부모에게 죽임을 당한 사건이 발생한 데 따른 것이다. 강제개종은 개인의 종교를 납치, 감금, 폭행 등의 불법행위를 통해 억지로 바꾸려는 것으로, 개신교 주류 교단 목사들을 중심으로 벌어지고 있다.

강피연은 어떤 상황에서도 납치, 감금, 폭행은 정당화될 수 없다고 강조하며 더 이상 목숨을 빼앗기는 상황을 막기 위해 강제개종을 주도하는 개종 목사들에 대한 법적 처벌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9일 숨진 구씨는 2016년 7월 23일부터 9월 4일까지 44일간 전남 천주교 모수도원에 감금된 채 광주 이단상담소 임모 전도사, 박모 간사, 박모 집사에 의해 개종을 강요당한 바 있다.

강피연은 이번 사건 역시 ▲가족 모임에 간다고 한 이후 연락이 두절 된 점 ▲펜션이 3개월 간 장기대여 돼 있었던 점 ▲펜션 창문에 못이 박혀 열 수 없었던 점 ▲종교를 바꾸라는 설득 과정에서 몸싸움이 있었던 점 등을 봤을 때 전형적인 강제개종 수법과 동일하다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강제 개종은 ‘종교문제’ ‘가족문제’란 이유로 경찰 등 사법당국으로부터 철저히 외면 받아 왔으며, 더욱이 배후의 개종목사들은 모든 불법행위를 가족에게 떠넘기며 법적 처벌을 교묘히 피해왔다는 것이 강피연의 주장이다.

지난 2007년 울산에서는 개종을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전 남편에 의해 40대 여성이 살해되는 사건도 있었다. 이러한 가운데 지난해 12월 구씨가 부모에게 입을 틀어 막혀 질식사하는 사건이 벌어지면서 강제개종으로 인한 비극이 되풀이되고 있는 것이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강제개종피해인권연대(강피연)가 28일 낮 12시부터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강제 개종 목사 처벌 촉구를 위한 궐기대회’를 개최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1.28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강제개종피해인권연대(강피연)가 28일 낮 12시부터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강제 개종 목사 처벌 촉구를 위한 궐기대회’를 개최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1.28

최지혜 강피연 공동대표는 “광화문에 나오게 된 것은 광주 화순에서 일어난 강제개종으로 인한 살인사건의 진상을 정확하게 파헤쳐달라는 의미”라며 “이번 일은 단순히 가족여행으로 일어난 불미스런 사건·사고가 아니다. 경찰은 가족 여행의 배경·배후를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제개종교육에 끌려간 적이 있다는 손서연(31, 여)씨는 “4년 전에 부모님에 의해 강제개종교육을 받은 적 있어 남 일 같지 않다”면서 “부모님은 절대 그럴 분이 아니셨는데 개종목사를 만난 이후로 돌변하셨다”고 말했다.

이어 “개종목사들이 부모님을 시켜 내 위에 올라타게 한 적도 있었다. 숨을 못 쉬겠다고 말해도 옆에서 개종목자들이 안 죽는다며 부모님을 더 부추겼다”며 “구지인씨의 죽음을 접하고 나서 그때 나도 자칫하면 죽을 수도 있었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고경복(52, 남)씨는 “대한민국은 종교의 자유가 있는 나라다. 자기와 다른 종교라 해서 부모를 동원해 자식 죽게 만든 강제개종목사를 처벌하는 법을 만들어달라고 호소하러 나왔다”고 밝혔다.

박상익 강피연 대표는 “납치·감금·폭행이 동반된 강제개종으로 인한 피해자만 1000명이 넘는데도 개종목사에 대한 처벌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故구지인씨 사건 배후에 있는 광주 이단상담소 임모 전도사 등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처벌이 이뤄지지 않으면 또 다른 희생자가 생길 수 있다. 모든 국민이 관심을 가져달라”고 호소했다.

[천지일보=김지헌 기자] 28일 강제개종피해인권연대가 ‘강제 개종 목사 처벌 촉구 궐기대회’를 연 가운데 참가자들이 서울 광화문광장 일대를 가득 메우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1.28
[천지일보=김지헌 기자] 28일 강제개종피해인권연대가 ‘강제 개종 목사 처벌 촉구 궐기대회’를 연 가운데 참가자들이 서울 광화문광장 일대를 가득 메우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1.28

강피연은 최근 강제개종금지법을 제정해달라는 청와대 청원게시판의 청원이 갑자기 사라진 부분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경기도 포천에서 왔다는 김지해(28, 여)씨는 청와대 청원글 삭제에 대해 “대한민국에서 일어날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며 “국가가 한 청년의 억울한 죽음을 무시했다고 생각한다. 같은 청년으로서 억울함을 풀어주기 위해 이 자리에 나왔다”고 말했다.

거리를 지나는 시민은 행사 소리와 피켓, 전단지 등을 듣고 보며 발걸음을 멈추고 행사를 지켜봤다. 강피연의 호소에 길을 지나는 시민들은 강제개종교육 중단과 개종목사 처벌에 공감했다.

주말을 맞아 가족과 함께 역사박물관에 놀러왔다가 우연히 궐기대회를 보게 된 정종구(43, 남, 경기도 수원)씨는 “종교를 강요하는 것은 잘못됐다고 생각한다. 종교의 자유가 있는데 믿어라 말아라 강요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며 “피해자의 죽음이 안타깝고 기독교에서 자기 사리사욕 때문에 그런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국민청원 글 삭제 의혹에 대해서는 “대통령이 내세운 공략인 만큼 진상조사를 해야 하고 잘못을 했다면 담당자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광화문광장 근처 소녀상을 지키고 있다가 큰 소리를 듣고 광장에 나왔다는 강준호(34, 남, 경기도 부천)씨는 “촛불집회 못지않게 많은 사람이 나와 있어 놀랐다”면서 “부모가 이런 일을 한 것이 참담하다. 강제적으로 종교를 바꾸게 하는 것은 잘못됐다고 생각한다. 이런 참사가 더 이상 생기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집회를 유심히 지켜보던 시민 윤창희(45, 남, 김포시)씨는 “강제개종이라는 말을 처음 들어봤는데 말도 안 되는 일로 꽃다운 나이에 목숨을 잃었다는 게 안타깝다”며 “자식 키우는 입장에서 내 아이가 커서 저런 일을 당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정말 끔찍하다. 확실히 조사하고 관련자를 처벌해 더 이상 이런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천지일보=강은영 기자] 28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강제개종목사 처벌 촉구 궐기대회’가 열린 가운데 한 시민이 호소문을 유심히 살펴보고 있다. 강제 개종은 개인의 종교를 납치, 감금, 폭행 등 불법행위를 통해 억지로 바꾸려는 것을 말한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1.28
[천지일보=강은영 기자] 28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강제개종목사 처벌 촉구 궐기대회’가 열린 가운데 한 시민이 호소문을 유심히 살펴보고 있다. 강제 개종은 개인의 종교를 납치, 감금, 폭행 등 불법행위를 통해 억지로 바꾸려는 것을 말한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1.28

행사 안내판을 살펴보던 박종철(70, 남, 종로구)씨는 “종교의 자유가 있는 대한민국에서 이런 안타까운 사건이 일어나 마음이 아프다”면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모인 건 분명 문제가 크기 때문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사람이 죽었다는데 철저한 조사를 통해 사실을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며 “CBS가 한기총과 결탁해 잘못된 보도를 하고 있다고 하는데 언론사를 다녔던 한 사람으로서 정말 공정한 언론사라면 모든 걸 확실히 조사하고 정확한 보도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광화문광장 거리에서 만난 오승준(19, 서울 종로구 평창동)군은 “저도 교회를 다니는 사람인데 이렇게 많은 사람이 모일 수 있다는 게 놀랍다”면서 “강제개종으로 사람이 죽는 이런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개종목사를 빨리 처벌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행사장 건너편에서 전단지를 살펴보던 김순자(57, 여)씨는 “피해자가 27살이라는데 꽃다운 나이에 죽었다”면서 “부모는 물론 뒤에서 지시한 강제개종목사도 처벌해야 한다. 뉴스에서도 이런 사실을 보도해서 전 국민이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슬람에서 신천지로 개종했다는 외국인 다니엘(45, 남)씨는 “강제개종은 반드시 없어져야 한다. 인권유린을 더 이상 볼 수 없어 광화문으로 뛰쳐나왔다”며 “이슬람에서 신천지로 종교를 바꾸는 것은 쉽지 않다. 하지만 죽음을 각오하고 진리 찾아 왔다”고 밝혔다.

한편 행사는 3만 5000여명이 모였음에도 질서정연하게 진행됐다. 현장에 있던 경찰관계자는 “집회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나왔다”며 “보시다시피 행사주최 측에서 안내를 하면서 질서를 잘 지키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궐기대회는 서울을 포함해 대전, 대구, 부산, 광주, 전주 등 전국에서 동시에 진행됐으며 총 12만명이 참여했다.

강제개종피해인권연대(강피연)는 28일 낮 12시부터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강제 개종 목사 처벌 촉구를 위한 궐기대회’를 개최했다. 사진은 참가자들이 ‘강제개족목사처벌 특별법’을 만들어 달라며 구호를 외치는 모습.ⓒ천지일보(뉴스천지) 2018.1.28
강제개종피해인권연대(강피연)는 28일 낮 12시부터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강제 개종 목사 처벌 촉구를 위한 궐기대회’를 개최했다. 사진은 참가자들이 ‘강제개족목사처벌 특별법’을 만들어 달라며 구호를 외치는 모습.ⓒ천지일보(뉴스천지) 2018.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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