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일주(공주대학교 사범대학 유아교육과 교수)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리고 있는 월드컵 축구경기에서 우리나라가 16강전에서 우루과이에게 1:2로 아쉽게 패하였다. 비록 승리하지는 못했지만 FIFA 랭킹 16위인 우루과이와 맞서 55%의 볼 점유율을 보이면서 대한민국의 축구실력을 유감없이 보여준 멋진 경기를 펼쳤다.

경기장 에서, 또는 국내에서 많은 비를 맞으며 열심히 응원한 우리나라 국민들도 월드컵 축구팀에게 큰 박수를 보내고 있다.

경기에 지고도 한국의 월드컵 축구팀이 박수를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역대 최초로 원정 경기에서 16강에 들었기 때문인가, 아니면 최초로 국내 감독에 의해서 16강이 되었기 때문인가? 물론 이 두 가지가 모두 답이겠지만, 이 두 가지 이유말고도 더 중요한 이유가 있다고 본다.

축구는 유명한 한두 선수만이 하는 경기가 아니다. 축구팀은 골키퍼와 수비전담 선수, 공격형 미드필더, 공격전담 선수들이 오른쪽, 왼쪽, 중앙배치 선수마다 제각기 다른 역할과 기능이 부여되어 있다. 이 선수들이 최고의 기량을 발휘하면서 완벽한 팀워크를 이루어 낼 때 어렵게 골을 얻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감독의 리더십이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제 아무리 선수들의 기량이 우수하다고 하더라도 경기를 예리하게 분석하여 적재적소에 선수를 기용, 배치하고 뛰어난 전략을 현실화 시킬 수 있는 감독의 역량이 중요하다.

월드컵 경기는 세계의 최고급 축구선수들이 경기를 펼치기 때문에 모든 선수들의 자긍심이 매우 높아 자칫하면 팀워크가 깨질 수도 있는데, 2010 월드컵 축구경기에 출전한 선수들은 허정무 감독과 박지성 주장을 중심으로 똘똘 뭉쳐 실수가 있을 때는 서로 격려하고, 멋진 플레이에는 아낌없이 칭찬하는 모습을 보여 주었다. 특히 허정무 감독은 경기에 지고 들어오는 선수들을 따뜻하게 감싸 안아주는 감성리더십을 보여주었다.

이런 모습을 보면서 이번 월드컵 축구경기를 통해 우리는 몇 가지 교훈을 얻을 수 있는데, 그 중에서 가장 큰 교훈은 세계의 축구 강국과 맞서서 조금도 위축됨이 없이 대한민국의 국력을 유감없이 보여준 자랑스러운 선수들을 누가 길렀는가 하는 문제에서 찾을 수 있다.

처음에는 축구를 좋아하는 평범한 선수가 세계적인 수준의 선수로 만들어지기까지 무수히 많은 지도자가 있었을 것이다. 무엇보다 부모들이 최선을 다해 지원과 응원을 했을 것이고, 아주 어린 시절부터 뛰어난 코치와 학교 선생님들, 그리고 훌륭한 감독을 만나 지도를 받았을 것이다.

선수들이 지니고 있던 축구 재능을 처음 발굴해서 옥을 갈아 보석이 되게 하는 마음으로 제자를 지도하여 큰 빛을 보게 한 선생님이 틀림없이 있었을 것이다. 그 다음으로는 이 선수가 더욱 넓은 축구세상에서 더욱 높은 기량을 가질 수 있도록 지도해 준 지도자가 여러 명 있었을 것이다.

2002년 한일 월드컵 축구대회에서 당시 FIFA 랭킹 5위였던 포르투갈과의 경기 때 골을 넣고 자기를 인정해 준 히딩크 감독에게 달려가 안겼던 박지성 선수의 모습을 연상해 보면 쉽게 알 수 있는 일이다. 그와는 반대로 선수가 슬럼프에 빠지거나 경기에 패하여 실의에 빠졌을 때 그 아픔을 함께하면서 힘을 불어 넣어준 부모와 지도자의 헌신적인 노력도 있었을 것이다.

이와 같이 한 축구선수를 최고의 선수로 길러내기 위해서는 수없이 많은 지도자가 있어야 하는데, 이 교훈은 학교 교육에서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

세상에 태어나서 처음 가는 학교인 유치원에서부터 대학에 이르기까지 한 사람을 완전한 인간으로 길러주기 위해서는 수없이 많은 훌륭한 교사를 필요로 한다. 언제나 좋은 역할모델이 되어주면서 늘 격려해 주는 부모가 있어야 하는 것도 물론이다.

제 아무리 유능한 교사이거나 부모라고 하더라도 자기 혼자서 한 어린이나 학생, 또는 자녀를 완벽하게 교육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큰 자만에 빠져있는 것이다. 그러나 더욱 경계해야 할 것은 한 사람의 잘못된 교사가 있다면 수많은 어린이나 학생들의 장래를 망칠 수 있으며, 그릇된 부모가 자녀의 미래를 어둡게 할 수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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