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문화와 함께한 민족이다. 문화는 민족의 정체성이자 우리의 정신이다. 이에 예로부터 문화를 지키기 위해 선조들은 노력해 왔다. 이와 관련, 오늘날에도 한국문화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이들이 있으니 바로 문화 관련 기관의 수장들이다. 이에 신년인터뷰를 통해 각 기관의 역할과 문화의 중요성,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민속학자인 천진기(56) 국립민속박물관장이 신년인터뷰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7.12.31
민속학자인 천진기(56) 국립민속박물관장이 신년인터뷰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01.01

[천지일보=장수경 기자] “24절기와 세시풍속을 알려 현대인이 철(계절) 들게 하고 싶어요.”

민속학자인 천진기(56) 국립민속박물관장은 “봄여름가을겨울 등 현대인이 계절을 느끼지 못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요즘은 사시사철 나물을 먹고, 1년 내내 과일을 먹습니다. 그러다보니 현대인에게는 철이 없습니다.”

주변의 다른 박물관과 달리 우리 전통의 민속학을 중점적으로 알리는 장소이기에 절기를 알리는 것은 그에게는 매우 중요한 사명이었다. 그는 현대인이 발렌타인데이, 빼빼로데이 등은 알지만, 2월 초하루 ‘머슴날’ 등 우리 세시풍속은 모르는 것에 안타까워했다. 누구보다 절기와 때를 중요시 하는 것은 그의 삶이 민속학과 함께 해 온 이유인 듯했다.

천 관장이 자란 안동지역은 민속 문화가 전승되는 지역적 특성을 지녔다. 민속학도 안동에서 공부하고, 전공에 대한 내공을 쌓다보니 자연스레 국립민속박물관 관장까지 오르게 됐다.

볏가릿대 세우기 (출처: 국립민속박물관)ⓒ천지일보(뉴스천지)
볏가릿대 세우기 (출처: 국립민속박물관)ⓒ천지일보(뉴스천지)

특히 그는 “박물관이 끊임없이 재밌어야 한다”고 말했다. 보통 박물관의 경쟁 상대라고 하면 주변의 다른 박물관을 떠올리겠지만, 천 관장은 에버랜드나 롯데월드 어드벤처라고 말했다.

아이들에게 놀이공원에 가자고 하면 신나하는 것 만큼, 박물관에 오는 것도 즐거워야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어린 시절부터 절기와 세시풍속 등 민속학에 익숙해지기 때문이다.

민속학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문화는 계속 변합니다. 그런데 우리 것인 전통을 이해하지 못하고 외국 것만 받아들이면 결과적으로 우리의 전통문화, 정신문화가 없어지고 맙니다. 한강의 큰 물줄기가 시대가 바뀌어도 변함없이 큰 틀을 가지고 흐르는 것처럼, 우리 사회의 흐름에도 전통 문화가 자리 잡아야 합니다.”

올 한해 박물관은 정보를 빅 데이터화 해 일반인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개방형 수장고 및 정보센터’인 것이다. 또 2018평창동계올림픽을 맞아 ‘겨울나기’ 전시를 통해 선조들이 겨울을 지낸 지혜를 엿볼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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