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문화와 함께한 민족이다. 문화는 민족의 정체성이자 우리의 정신이다. 이에 예로부터 문화를 지키기 위해 선조들은 노력해 왔다. 이와 관련, 오늘날에도 한국문화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이들이 있으니 바로 문화 관련 기관의 수장들이다. 이에 신년인터뷰를 통해 각 기관의 역할과 문화의 중요성,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천지일보=장수경 기자] 김연수 국립고궁박물관장이 질의응답에 답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01.01
[천지일보=장수경 기자] 김연수 국립고궁박물관장이 질의응답에 답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01.01

[천지일보=지승연 기자] “조선과 대한제국을 조명하는 여러 전시·교육을 진행하고 있죠.”

김연수(55) 국립고궁박물관장은 “우리 박물관은 궁궐과 관련된 유물을 소장하고 있다”며 “조선시대부터 근대까지의 궁중 일상도 다루는 전문 박물관이다”고 말했다.

국립고궁박물관은 경복궁 입구에 자리 잡고 있다. 근처에 국립민속박물관과 대한민국 역사박물관 등이 있지만 왕실과 황실에 관련된 문화재를 특화해서 전시한 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지난해 국립고궁박물관은 ‘조선왕실의 포장예술’ ‘다시 찾은 조선 왕실의 어보’ ‘창덕궁 희정당 벽화’ 등 특별 전시회를 진행해 국민들에게 호응을 이끌어 냈다.

[천지일보=장수경 기자]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창덕궁 희정당 벽화’ 특별전이 열린 가운데 관람객들이 구경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7.12.15
[천지일보=장수경 기자]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창덕궁 희정당 벽화’ 특별전이 열린 가운데 관람객들이 구경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7.12.15

올해는 조선왕실의 태항아리를 전시할 예정이다. 조선 왕실은 ‘태를 좋은 곳에 모셔 두면 훌륭한 사람이 된다’는 속설에 근거해 아기가 태어났을 때 탯줄을 버리지 않고 보관했다.

“우리 박물관의 전신인 궁중유물전 시관이 서삼릉에서 출토된 태항아리를 전시한 적이 있어요. 당시에는 항아리들을 늘어놓기만 했었죠. 이번에는 발견 장소, 항아리와 관련된 기타 기록물들을 한 자리에 모아서 조명해 보려고 해요.

이런 결심은 그가 우리나라의 아픈 역사에 대해 이해하고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조선의 태실은 전국 각지에 흩어져 있었지만, 일제강점기 당시 일본인들이 모든 태실을 서삼릉으로 옮겼다. 이 과정에서 태실이 손상되고, 다른 것으로 대체되는 경우도 발생했다.

김 관장은 “현재는 무엇이 손상됐고, 무엇이 제대로 된 것인지 알 수가 없다”며 “왕실과 궁중 문화의 아름다움·우수성을 알리는 것도 우리의 임무지만, 일제강점기에 흐트러진 부분을 정리해 본연의 모습을 찾아주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지난해 기증 받은 조선 전기 무관 오자치의 초상화와 관련된 세미나를 진행하고 전시도 할 예정이다. 김 관장은 “조선 전기에 그려진 초상화면 임진왜란부터 한국 전쟁까지 굵직한 사건을 겪은 그림”이라며 “조선 전기 초상화가 많지 않은데, 기증을 결정한 문중에 감사하다. 우리 활동에 신뢰를 가지고 계시는 거니까 사명감이 더 생긴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김 관장은 한마디했다.

“국민들이 팍팍한 삶 속에서도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애쓰고 있는 것을 알아요. 우리 박물관은 도심 속 자연경 관과 아름다운 궁궐이 잘 보존된 곳에 있어요. 무료로 개방하고 있으니 스트레스를 풀고 가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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