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승봉 이사장 ⓒ천지일보(뉴스천지)

양승봉 한국인성교육협회 이사장이 말하는 ‘불언지교’ 교육철학

각종 패륜녀·패륜남·발길녀
인성결여 된 입시교육 결과

[천지일보=장요한 기자] 청소부 아주머니에게 욕설을 퍼부은 ‘경희대 패륜녀’, 다툼 끝에 청소부 아주머니의 목을 졸랐다는 ‘인천 패륜녀’, 임산부를 발로 찼다는 ‘발길질녀’, 이번엔 청소부 아주머니와 경비원까지 폭행한 ‘연세대 패륜남’….

또 무슨 일이 벌어질까 무서운 세상이다. 풍성해진 물질문명에 비해 예의나 도덕성은 상실됐고 서로에 대한 불신의 골은 깊어가며, 인륜을 무시한 각종 사건사고가 사회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 언제부터 이렇게 팍팍한 세상이 된 것일까. 이 같은 질문에 전문가들은 ‘인성교육의 부재’라는 답을 내놓고 있다.

심각한 지경에 빠진 사회문제를 치료할 수 있는 시급한 처방은 인간성과 도덕성 회복, 올바른 인생관과 가치관을 세우는 새 인간운동이라는 소명의식을 갖고 ‘한국인성교육협회’를 운영하고 있는 양승봉 이사장을 만나봤다.

“최근 서울 강남에 모 고등학교 교장 선생님을 만나 명심보감, 세계의 명언, 유명 철학교수의 명강의 DVD로 철학과 사상을 키우는 인성교육을 하자고 제안했더니 교장 선생님이 그런 인성교육을 했다가 학부모로부터 항의를 받게 된다고 항변했습니다.”

입시를 앞둔 학생들에게 인성교육은 뒷전일 수밖에 없다. 이게 오늘날 우리나라 교육의 현실이다.

양 이사장은 최근 ‘경희대 패륜녀’ 사건 등과 관련해 “지성인이라고 하는 대학생들이 상식 밖의 행동을 보인 것은 인성교육이 결여된 현 입시 위주의 주입식 교육에서 기인 한다”고 진단했다.

한국의 교육은 올바른 인간을 만드는 데 기여하는 교육이 아니라 머리 잘 굴리는 지식인을 만드는 데 교육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세계에서 교육열 높기로는 한국을 따라올 나라가 없다. 한국의 대학진학률도 80%를 넘는다. 하지만 최근 통계청에 따르면 한국은 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하루 평균 35명)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다. 성범죄도 년간 평균 1만 5000여 건이 발생하고 있다. 부모가 자식을 혹은 자식이 부모를 죽였다는 사건도 흔치 않지만 늘고 있다.

양 이사장은 “우리 학교교육은 인성계발이나 인품을 높이고 대인관계능력을 향상시키는 프로그램 등에는 관심이 없다. 오직 지식위주의 암기식 교육의 결과가 우리 사회를 병들게 하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사상과 철학 담겨있는
성인들 가르침이 멘토

그는 교육의 기본을 인성교육에 두고 지덕체 교육에서 빠져버린 ‘덕’의 교육, 즉 인성교육을 확산시키고자 1975년부터 청소년 교육, 정부 기관 및 기업체 인성교육, 초중교원 인성교육, 군장병 인성교육, 카운슬러 양성, 인성교육지도사 양성교육 등 수많은 그룹의 시민을 대상으로 인성교육을 실시해 왔다.

특히 양 이사장은 “흔히 교육은 ‘말로 가르치는 것’으로만 생각하는데 말없이 주는 가르침이야 말로 가장 차원 높은 가르침”이라며 노자의 도덕경에 나오는 ‘행불언지교(行不言知敎)’라는 구절을 소개했다.

진정한 교육은 교육받는 자가 깨달음을 얻고 삶의 변화가 있어야 한다는 것. 양 이사장을 비롯해 협회 인성교육지도자는 이 같은 목표를 갖고 교육을 하고 있다. 하지만 결코 쉽지는 않았다고 한다. 그동안 한국사회에서 교육은 말로 가르치기에 익숙해져 있었기 때문이다.

“교육할 때 저는 가만히 있어요. 말을 많이 안 하죠. 처음엔 교육 받는 분들이 적응을 못했습니다.”

▲ 양승봉 이사장 ⓒ천지일보(뉴스천지)

협회 교육 프로그램을 자세히 살펴보면 그가 말한 그대로다. 인성교육지도자는 지식을 전달하기보다는 교육받는 자가 스스로 할 수 있도록 조언자 역할하고 있다.

교육을 받는 자가 맨 처음 접하는 교육은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답을 하는 것이다. 물론 교육자도 함께 참여한다. 타인이 보는 자신은 어떤지 들여다볼 수 있는 시간도 주워진다. 교육을 받는 자들도 서로 ‘상대방은 어떤 사람인지’ 꼼꼼히 기록해 주는 것.

또 부모님께 편지를 쓰거나 ‘앞으로 해 보고 싶은 것’ 등의 희망사항도 기록해 볼 수 있는 시간을 갖는다. 때로는 유언장을 써보기도 하고 ‘국립묘지에 가서 유관순이나 선국선열과 대화하기’ 등의 독특한 프로그램도 있다.

양 이사장의 설명에 따르면 이는 감수성 훈련으로 자기 마음의 문을 열고 자기를 정리하며 타인을 이해하려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다.

“제 인생의 소중한 두 스승님이 계십니다. 류달영 박사님과 김태묵 전 YMCA 총무님. 이 분들이 안 계셨다면 지금의 인성교육협회는 없었을 겁니다.” 양 이사장은 현재 한국인성교육협회가 존재할 수 있도록 멘토 역할을 했던 스승을 떠올리며 교육내용과 교육방법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인간관계에 대해서는 자동차와 비행기를 빗대어 대안을 제시했다. 양 이사장은 “자동차는 10만 개가 넘는 부속품으로 만들어졌고, 비행기는 20만 개가 넘는 부속품으로 만들어졌다”면서 “차가 달리고 비행기가 하늘을 날 수 있는 것은 부속품 수 만개가 조화를 이루기 때문이다. 인간관계도 마찬가지”라고 상대를 인정하고 존중하라고 강조했다.

▲ 양승봉 이사장이 스승의 가르침을 마음에 새겼듯 제자들도 고마움을 글로 표현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양 이사장은 특히 “사람들은 자기 생각, 자기 눈에 비치는 것만 믿는 경향이 있는데 묘하게도 세상일은 자기 뜻대로만 되지 않는다”며 “하늘의 이치가 있다는 것을 느끼면 작은 것을 크게 볼 수도 있고, 큰 것을 작게 볼 수도 있다”고 조언했다.

양 이사장은 마지막으로 “성경과 불교를 읽다보면 비슷한 내용이 있어 깜짝 깜짝 놀란다. 진리는 통한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세계 최고의 베스트셀러인 성경을 비롯해 불교경전과 같이 사상과 철학이 담겨져 있는 성인들의 가르침이야말로 우리의 삶의 모델이자 멘토”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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