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창황 대표가 ‘카페 더 나눔’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나눔에 대한 계획을 밝히며 환하게 미소짓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7.11.29
배창황 대표가 ‘카페 더 나눔’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나눔에 대한 계획을 밝히며 환하게 미소짓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7.11.29

카페 더 나눔 배창황 대표
행복한 사회 만들기 프로젝트
미술·음악 결합된 복합문화공간
저소득층 생활환경 개선 등 지원
문화예술 지원 활동도 적극 나서

의료봉사로 더 큰 나눔의 길 열어
카페 수익금 전액 나눔에 사용
나눔의 뜻 동참하는 사람 늘어나
이벤트성 아닌 실질적 나눔 원해

[천지일보=정인선 기자] 바람결이 겨울이 성큼 다가왔음을 체감하게 한다. 이렇게 깊어가는 겨울 따뜻한 나눔의 손길은 더욱 절실하기만 하다. 누구나 할 수 있지만, 누구도 선뜻 나서기 어려운 ‘나눔’. “시작해보니 별거 아니네요. 할만하네요”라고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추운 겨울을 따뜻하게 녹이는 이가 있다.

그는 사회복지가도 돈과 시간이 넘쳐나는 사람도 아니다. 생업에 종사하면서 ‘어떻게 하면 나와 이 사회가 행복해질 수 있을까?’를 고민하며 나눔을 실천하고 있는 그는 남양주시 호평동에 둥지를 튼 작은 갤러리카페 ‘카페 더 나눔’을 운영하는 배창황 대표다.

◆나눔에 대한 변화 축 ‘카페 더 나눔’

“‘문득 모두가 행복한 사회를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이 생각을 끈으로 시작한 첫 번째 이야기가 바로 ‘모두가 행복한 사회 만들기 프로젝트 카페 더 나눔’ 입니다.”

남양주시 호평동 한 빌딩에 자리한 갤러리카페 ‘카페 더 나눔’은 지난 10월 27일 갤러리 오픈과 함께 문을 열었다. 카페 더 나눔에 들어서면 진한 커피향과 함께 미술과 음악이 한데 어우러져 있다. 카페 한켠에 그랜드 피아노가 비치된 무대와 벽을 따라 작가들의 미술작품이 전시된 이곳은 그야말로 복합문화공간이다.

카페 더 나눔은 건강한 일자리 창출, 문화예술 지원, 저소득층 생활환경 개선 및 장학금 지원 등을 주 사업내용으로 한다. 일석 삼조인 셈이다. 카페에서 발생한 수익금 전액은 이러한 나눔 활동에 사용한다.

“나눔을 위한 수익창출의 도구로 카페를 열었어요. 하지만 이 카페의 본질은 ‘나눔’입니다. 주변에선 ‘카페를 통해 어떻게 나눔을 할 수 있겠냐?’ ‘어려운 일이다’라는 얘기도 합니다. 지금은 시작 단계라 미흡하지만, 이 공간을 통해 사람들이 나눔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한다면 더 많은 이웃에게 도움의 손길을 전할 수 있고, 그렇게 되면 모두가 행복한 사회를 만들어 나갈 수 있을 거라 믿어요.”

그렇다. 배 대표가 그리는 ‘나눔’은 그냥 나 혼자 나눔을 실천하고 만족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생각을 변화시켜 함께 행복한 사회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다. 일시적이고 단발적인 이벤트가 아닌 ‘진짜 나눔’으로 사회를 행복하게 물들이고 싶은 것이다. 이런 진심이 사람들에게 와 닿았는지 그와 뜻을 함께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하나 둘 늘어가고 있다.

“하루는 아는 지인이 클래식 기타로 재능기부를 통해 나눔에 동참하고 싶다는 의견을 줬어요. 카페에서 기타를 가르치고 발생한 비용을 나눔에 쓰면 좋겠다고 얘기했죠. 이렇게 어떤 모양이든 마음이 모이면 나눔은 어렵지 않아요. 주변에서 이런 얘기를 들을 때 정말 감사하고 힘이 나죠.”

배 대표는 이런 마음들을 모아 ‘모두가 행복한 사회 만들기 프로젝트’ 제1호 나눔 대상을 선정했다. 장애인 아들과 컨테이너에 살고 있는 83세 할머니다.

“이 할머니는 수급자로 한 달에 대략 20만원을 받고, 아들은 장애인연금으로 27만원을 받는다고 합니다. 한 달 생활비가 47만원 정도인거죠. 그런데 의료비 혜택도 받지 못해 병원비를 본인이 부담해야 하는 실정이더라고요. 할머니가 살고 있는 컨테이너를 방문했을 때 꽤 쌀쌀한 날씨였는데 연탄을 아끼기 위해 불도 안 때고 있더라고요.”

이런 가슴 아픈 사연이 어디 한둘이랴! 하지만 시작이 반이라는 말도 있고, 천리 길도 한 걸음부터라 했다. 배 대표는 작은 마음들이 모여 더 큰 나눔으로 행복한 사회를 만들어 나가기 위해 오늘도 한 걸음 내딛는다. 또 그는 일시적인 도움이 아닌 실질적인 문제 해결을 통해 그들에게 더 나은 삶을 선물하고자 한다.

“사실 돈을 주는 건 아주 쉬운 방법 중 하나죠. 하지만 저는 실질적인 부분을 해결해서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길을 열어주고 싶어요. 할머니에게 지금 당장 필요한 것은 천장이 부식돼 물이 새는 것을 막는 일이었어요. 일단 그 작업을 했고, 보증금을 마련해 생활환경을 개선해 주는 것이 최종 목표입니다.”

배 대표는 이런 맞춤형 나눔을 통해 그들 스스로가 삶을 꾸려나갈 수 있는 힘을 보태주고, 사회로 한 발짝 더 가까이 나아오길 기대한다. 지금은 천장을 고쳐주고 보증금을 마련해 주는 일이지만, 때로는 학비가 없어 대학진학이 고민인 학생에게 학비를 지원해주는 등 다양한 모양으로 근본적인 나눔에 접근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배 대표는 카페 더 나눔을 통해 건강한 일자리 창출과 함께 문화예술 지원에도 나설 예정이다. 젊은 미술 작가들에게 무료로 전시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해줄 뿐 아니라 해외 아트 페어 지원도 할 방침이다.

“직원과 고객을 행복하게 하고 젊고 유망한 예술인에게 희망과 용기를 줄 뿐 아니라 사회의 어려운 이웃들에게도 위로와 힘을 주고자 하는 것이 카페 더 나눔의 꿈입니다.”

지난 2월 의료봉사에 나선 배 대표가 세렝게티 국립공원 근처 ‘바리바리’라는 작은 마을에서 환자에게 설명하고 있는 모습. ⓒ천지일보(뉴스천지) 2017.11.29
지난 2월 의료봉사에 나선 배 대표가 세렝게티 국립공원 근처 ‘바리바리’라는 작은 마을에서 환자에게 설명하고 있는 모습. ⓒ천지일보(뉴스천지) 2017.11.29

◆의료봉사를 통해 꽃피운 나눔

배 대표의 나눔의 시작은 의료봉사다. 그는 국외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10년 동안 의료봉사를 하고 있다.

“생업을 접고 의료봉사를 하러 나가는 것이 쉽지 않았어요. 아는 선교사님의 권유도 있었지만, 결정적으로 저를 움직인 것은 우리 아이들이었죠. ‘맹모삼천지교’라는 말도 있는데 아이들에게 백마디 말을 하는 것보다 행동으로 본을 보이고 싶었어요.”

2013년 처음 아프리카를 방문했을 땐 자신이 가져간 약으로 간단한 진료만 진행했다. 이후 도움의 손길이 늘어나면서 장비지원을 받아 의료봉사에 매진할 수 있게 됐다.

“더 투게더라는 단체에서 장비지원을 받고 아프리카에 간 적이 있는데 머리가 터져서 곯은 아이가 찾아왔어요. 조금만 더 늦었으면 생명에 지장이 생길 수 있었는데 그 아이를 진료해줬던 기억이 아직도 눈에 선해요. 의료봉사를 시작하기 전에 는 부담감이 컸는데 가서 해보니 ‘할만하네!’라는 생각이 들었고, 오히려 나에게 더 좋은 경험과 추억이 쌓였어요. 잃은 것보다 얻은 게 더 많아 봉사를 지속할 수밖에 없었죠. ”

의료봉사를 시작으로 더 큰 나눔을 실천하고자 ‘카페 더 나눔’의 문을 연 배 대표. 그는 ‘나눔은 누구를 돕는다는 개념보다 내가 행복해지는 과정’이라고 말한다. 이런 그의 마인드가 변화의 축이 돼 카페 더 나눔의 두 번째, 세 번째 이야기가 지속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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