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이 만든 기독교 영화 ‘산상수훈’ 시사회가 24일 오후 서울 중구 메가박스 동대문점 컴포트 1관에서 열리고 있는 가운데 영화감독 대해스님(유영의)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스님이 만든 기독교 영화 ‘산상수훈’ 시사회가 24일 오후 서울 중구 메가박스 동대문점 컴포트 1관에서 열리고 있는 가운데 영화감독 대해스님(유영의)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종교개혁500주년 맞아 제작
신약 예수의 가르침 소재로
흥미로운 5가지 질문 던져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착하게 살면 나는 정말 천국에 갈 수 있을까?” “하나님은 왜 나의 고통을 돌봐 주시지 않는 걸까?” “하나님은 왜 선악과를 만들어 우리를 시험에 빠트렸을까?”

신과 인간과의 관계에 대해 누구나 한 번쯤은 궁금해했지만, 그 누구도 속 시원히 말해준 적 없었던 질문들을 던지는 영화가 찾아왔다.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아 개봉된 영화 ‘산상수훈’은 특별히 조계종 비구니 대해스님(유영의)이 불경이 아닌 성경을 들고 직접 시나리오뿐 아니라 감독까지 해 화제를 모았다.

영화 산상수훈은 예수의 가르침이 담긴 사복음서 중 하나인 마태복음 5장~7장을 소재로 제작됐다.

영화의 구성은 성경의 시작점과 종점인 ‘하나님과 천국’ 인간이 하나님과 천국에서 멀어지게 하는 문제의 원인인 ‘선악과’ 그리고 다시 하나님과 천국과 가까워지게 하는 ‘예수님’으로 귀결된다. 그리고 ‘종교의 궁극적인 목적이 과연 무엇인가?’라는 질문으로 ‘천국’ ‘선악과’ ‘예수님’ ‘누구를 위하여 종을 울리나’ ‘하나님’ 총 5개의 주제로 제작됐다.

영화에서는 동굴 속에 모인 8명의 신학생이 성경말씀을 묵상하고 토론하며 신에게 날카로운 질문을 던진다. 그리고 그 속에 숨겨진 진실을 직접 추적해 나가는 본격 토킹 무비다.

조별과제로 모인 이들은 어두컴컴한 동굴 속에서 “천국은 어디에 있으며, 어떻게 하면 천국에 갈 수 있는가, 천국은 죽어서만 갈 수 있는 곳인가?”라며 꼬리에 꼬리를 물고 질문한다. 또한 “하나님이 계시는데 세상은 왜 엉망진창이고, 인간은 왜 이토록 고통스럽게 살아야 할까? 정녕 예수님을 믿기만 하면 천국에 갈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끊임없이 던져 영화를 보는 내내 고민해보게 만든다.

이날 영화 시사회에 참석한 조계종 총무원장 설정스님은 “이 시대에 종교분쟁이나 여러 가지 싸움들이 벌어지고 불안과 공포가 일어나는데 이 모든 것은 선악, 대소, 시비 등 이분법적으로 보기 때문이다”라며 “대해스님의 영화에는 이분법적인 사고의 뿌리를 없앨 방법이 담겨있다”고 말했다.

영화감독인 대해스님은 기독교 영화를 만든 이유에 대해 “올해가 마침 루터의 종교개혁 500주년이므로, 예수님 편을 만드는 것이 시의적절하고 그 의미를 되살리기가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예수님 편인 ‘산상수훈’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앞서 대해스님은 “예수의 가르침을 잘못 이해해 본질(하나님)과 현상(인간)이 분리돼 버린 채로 박제돼 내려옴에 따라 논리가 맞지 않고 풀지 못하는 의문만이 남아 있다”며 “기독교 논리의 모순들을 바른 법에 따라 정확하게 풀어서 진리를 올바르게 밝히고자 이 영화를 제작했다”고 밝혔다.

영화 산상수훈은 지난 6월 제39회 모스크바 국제영화제 비경쟁 부문에 초청돼 상영된 데 이어 9월 카잔(러시아)에서 개최된 제14회 국제 무슬림영화제, 10월 제4회 가톨릭영화제에도 초청됐다.

영화는 오는 12월 7일 개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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