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는 27일부터 30일까지 불교국가 미얀마를 처음으로 방문하는 프란치스코 교황. (제공: 당진시)

교황, 27~30일 불교국가 미얀마 첫 방문
국제사회, 로힝야족 문제 풀리는 계기되길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프란치스코 교황이 가톨릭 수장으로는 처음으로 불교국가인 미얀마 예방을 앞둔 가운데 인종청소 논란까지 불거진 이슬람 소수민족 로힝야족 사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제연합(UN) 등은 미얀마 정부에 ‘로힝야족 인종청소를 즉각 중단’하고, 피난 나온 난민들의 안전과 인권을 보장하는 송환을 조속히 추진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교황은 오는 27일부터 나흘간 일정으로 미얀마를 방문한다. 교황청에 따르면 교황은 11월 26일 로마를 떠나 27일 오후 미얀마 최대도시 양곤에 도착 후 환영 행사를 시작으로 공식 일정에 들어간다. 다음날에는 행정수도인 네피도로 건너가 틴 초 대통령을 비롯한 미얀마 정부 관계자, 외교관리 등과 면담하고 곧바로 양곤으로 돌아온다. 교황은 29일 미얀마에서 첫 미사를 집전하고, 이어 불교계 원로들과 만남을 갖는다. 이후 세인트 메리 대성당에서 미얀마 주교단을 만날 예정이다. 30일에는 성모마리아대성당의 젊은이들과 만남을 끝으로 불교국가인 미얀마의 첫 방문 일정을 마무리한다.

국제사회는 공식 미사와 정부·종교 지도자들을 수차례 만나는 교황의 이번 미얀마 방문이 정치적인 행보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로힝야족 사태 등 인권과 종교 갈등의 문제가 풀리는 계기가 되길 바라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국 4대 종단과 함께 로힝야족 문제 해결에 앞장서온 아시아인권평화디딤돌 아디(ADI) 이동화 평화팀장은 천지일보와의 통화에서 “미얀마를 찾는 교황은 앞서 로힝야 문제를 언급한 적이 있다. 가장 좋은 방법은 (로힝야족 사태) 피해 현장을 가셔서, 그들(로힝야족)과 만나고 얘기를 듣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이 팀장은 “그것(피해지역 방문)이 쉽지 않다면, 승려들이 많은 미얀마의 불교 지도자들과 이슬람 지도자들을 만나 종교 간 화합을 이끌어 주길 기대한다”고 했다.

로힝야 사태는 역사적으로 민족 갈등뿐 아니라 종교 간 갈등이 뿌리 깊이 박혀 있다. 불교도가 대다수인 현지에선 로힝야라는 명칭 사용을 사실상 금지돼 있다. 그만큼 로힝야족에 대한 불신과 거부감이 심각하다.

미얀마 내 가톨릭교회도 이런 분위기를 알기에, 최고 성직자인 찰스 마웅 보 추기경은 최근 종파 간의 분열적 논쟁을 피하고자 ‘로힝야’라는 명칭 사용 자제를 교황청에 공식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수 가톨릭교회와 교인들에 대한 폭력 등을 방지하려는 조치로 보인다.

교황은 앞서 미얀마 국민에게 보낸 영상 메시지를 통해 “나는 하느님의 복음, 화해와 용서, 평화의 메시지를 전하러 간다”며 “이번 방문은 가톨릭 신자를 확인하고 그들의 섬김과 만인의 위엄을 설파하는 복음을 증거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로힝야족 문제를 수차례 언급한 바 있는 교황은 미얀마 정치·종교 지도자들 그리고 국민들 앞에서 어떤 메시지를 던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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