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관우 시사칼럼니스트

2010년은 동족상쟁의 비극인 6.25전쟁이 발발한 지 정확히 60주년이 되는데, 이러한 시점에서 남북관계가 호전되기보다는 갈등과 대립의 국면으로 진행되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한다.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이 표류되어 있는 상황에서 안중근 의사 순국 100주년이 되는 지난 3월 26일 국토방위의 신성한 임무를 수행하던 천안함이 침몰되는 불행한 사건이 생겨 46명의 장병이 순국하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하였다.

그런데 문제는 이미 민군합동조사단(民軍合同調査團)의 최종발표에 의하여 천안함 침몰이 북한의 명백한 공격에 의하여 발생한 것이라는 뚜렷한 증거가 제시되었는데도 불구하고 북한은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아직까지 중국과 러시아가 이번 사건의 원인에 대하여 최종적인 입장을 정리하지 않은 상황이기는 하지만, 이미 미국을 비롯한 다른 국가들도 이번 공격이 엄연한 북한의 소행이라는 점에 동의한 상황에서 북한의 이러한 처사를 납득하기 어렵다.

천안함 사건과 관련하여 정부가 이미 유엔안보리에 공식적으로 회부한 것으로 알고 있으며, 상임이사국 5개국이 만장일치로 결의해야 하는데 앞으로 중국과 러시아의 입장이 하나의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보며, 정식결의가 아닌 의장성명의 차원으로 한 단계 수위가 낮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러한 분위기에서 사실상 표류되어 있는 6자회담 재개문제가 과연 언제 논의될지 여부조차도 가늠하기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현재 냉각국면에 접어들고 있는 남북관계 해결을 정면 돌파하는 의미에서 필자는 이미 기고한 “반기문 총장의 중재역할을 기대한다” 칼럼의 보다 구체적인 대안으로 반 총장의 방북을 적극적으로 제안하고자 한다.

이미 반 총장은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서라면 방북할 용의가 있다는 의사를 여러 번 밝힌 바 있으며, 그 가시적인 조치로 지난 2월에 반 총장의 특사가 평양을 방문하여 비록 김정일 위원장을 직접 면담한 것은 아니지만 북한 고위층 인사와 연쇄적으로 회담하였다는 것을 고무적인 진전으로 평가한 바 있다.

그런데 그로부터 얼마 후에 천안함 사건이라는 불행한 사건이 일어나게 된 것이며, 반 총장은 최근 유엔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북한의 소행에 대하여 비난한 바 있지만, 남북관계의 궁극적인 평화정착을 위하여 국제사회의 수장이라 할 수 있는 반 총장이 이제는 좀 더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으면 한다.

구체적으로 반 총장이 방북하여 김정일 위원장과 현재 긴장국면에 접어들고 있는 남북관계의 돌파구를 열기 위한 정상회담을 하게 된다면, 그야말로 세계적인 빅뉴스가 될 것이며, 전 세계의 모든 시선이 한반도로 초점이 모아질 것이다.

물론 아직까지는 반 총장의 방북과 관련된 특별한 움직임이 포착된 것은 아니지만, 6.25전쟁 60주년이 되는 해에 반 총장이 방북이라는 과감한 결단을 내린다면 회담결과를 떠나서 한반도의 평화를 위한 거대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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