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0일 서울광장에서 진행된 ‘세계인의 날’ 기념식.

실질적인 지원정책 절실 다문화교육도 보강해

[천지일보=장요한 기자] 우리 사회가 다문화 사회로 빠르게 변화고 있다. 현재 한국에 체류하는 외국인의 수가 120만 명에 가깝고 한국국적을 취득한 외국인도 8만 명을 넘어섰다.

정부는 이러한 다문화 시대에 발맞춰 지난 2007년부터 ‘재한외국인 처우 기본법’을 제정해 매년 5월 20일을 ‘세계인의 날’로 지켜왔다. 올해도 ‘세계인의 날’을 맞아 20일 서울광장에서 기념식과 함께 걷기대회, 문화축제 등 다채로운 행사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외국인들은 ‘세계인의 날’을 반기면서도 정부가 문화적 차이를 고려한 세심한 정책을 내놨으면 하는 바람을 전했다.

한국에 온 지 8년이 됐다는 메리조이(43, 필리핀) 씨는 “우리를 환영해 주는 행사가 있어서 기쁘다”며 “두 번째 참석했는데 매년 참가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도 한국국민과 같이 생각해준다면 실질적인 정책이 많아질 것 같다”며 “특히 자녀를 잘 키울 수 있는 지원책이 많아졌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스레이마오(23, 캄보디아) 씨도 “세계인의 날과 같은 날이 자주 있었으면 한다. 한국은 너무 좋지만 정책해서 살기엔 어려운 것 같다”며 “나도 한국어가 서툴러 답답하니까 좀 더 이해해줬으면 한다”고 언어 소통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세계인의 날’은 다양한 민족적·문화적 배경을 지닌 사람들이 서로 이해하고 존중하는 사회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제정된 날이다. 이런 뜻 깊은 날임에도 ‘홍보 부족’을 지적하는 시민의 목소리가 많았다.

장수연(22, 홍익대) 씨는 “우연히 서울광장을 지나가다 ‘세계인의 날’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며 “홍보가 부족한 것 같고 광장에 마련된 부스 또한 문화체험 공간으로 채워졌다면 많은 사람이 참여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외국인과 언어의 장벽이 있기는 하지만 자주 소통할 수 있는 기회가 많으면 그들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지 않겠냐”라고 밝힌 지정아(50, 경기도 용인시 등촌동) 씨도 “이런 날은 많은 사람들이 함께 해야 한다”고 전했다.

김예진(서울성신여고 2학년) 양은 “다문화 수용 정책을 조사하다가 ‘세계인의 날’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며 “외국인들이 한국 문화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고 우리도 그들의 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문화체험 공간이 마련됐으면 한다”고 이번 행사의 아쉬운 부분을 지적했다.

박성은(선유고 2학년) 양은 “색이 달라도 조화를 이루고 딱 붙어 있는 무지개떡처럼 서로 다름을 존중하고 이해해줘야 한다”며 “이런 인식은 어릴 때부터 교육을 받아야 스며들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우리 사회도 학급 내 서로 다른 문화적 배경의 아이들이 섞이기 시작하면서 다문화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지만 정작 이들을 지도할 교사가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실제 지난 8일 서울대 모경환 교수 연구팀이 발표한 ‘다문화 교사 교육과정의 실태와 개선방안’에 따르면 유아교육과가 설치된 전국 60개 대학 중 다문화 교육과 관련된 강의가 개설된 대학은 4곳에 불과했다.

연구팀은 “수강생이 학급 내 차별 등 문제를 해결하는 법을 배우거나, 다문화 실정에 맞는 교수법을 연구할 수 있도록 강의 내용이 개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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