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8일 오전 경기도 광주시 경충대로에 위치한 성령교회(구 순복음성남교회)에서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제23대 엄기호 대표회장 취임감사예배’가 열렸다. 엄 대표회장이 취임식을 마치고 기자회견을 열고 개신교계의 현안들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천지일보(뉴스천지)DB

“종교인 과세 허술한 부분, 유예해서 고쳐야”

[천지일보=이지솔 인턴기자]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제23대 대표회장으로 선출된 엄기호(경기 광주 성령교회) 목사가 종교인 과세와 관련해 불편한 입장을 내비쳤다.

엄 목사는 12일 서울 중구 컨퍼런스하우스 달개비에서 진행된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내년 1월 시행 예정인 종교인 과세에 대해 “교회에 대한 세무사찰로 이어질 경우 종교와 정치 분리 원칙에 위배되는 일이 될 수 있다”며 “납세는 자발적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엄 목사는 “종교기관을 사회의 제도로 재단하게 된다면 고액의 헌금을 하는 사람들도 세무조사를 우려해 헌금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면서 “현재 종교인 과세조항은 정부가 교회나 종교단체에 대해 세무사찰을 할 가능성이 있어 반대한다”고 말했다. 또한 “종교 행위에 법적 잣대를 들이대면 그동안 종교가 해온 사회를 밝게 만드는 선한 사업들이 위축될 수 있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엄 목사는 “국민으로서 납세를 반대하기보다는 법령의 허술한 부분을 잘 가다듬고 보완하자는 것”이라며 “허술한 부분이 있다면 유예해서 고치는 게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날 엄 목사는 개신교계가 동성애 처벌을 규정한 군형법 조항에 어긋나는 의견을 냈다는 이유로 김이수 전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의 임명에 반대 압력을 정치권에 행사했다는 보도에 대해 “한기총이 조직적으로 압력을 행사한 적은 없다”면서도 동성애와 차별금지법 제정에 대한 반대 입장을 명확히 했다.

그는 “동성애 자체는 성경에 위배되고 사회적으로도 그런 일은 없어야 한다”며 “일각에서는 소수자, 평등을 말하는데 그럼 다수는 생각지 말자는 거냐”고 반문했다.

엄 목사는 한국기독교연합(한기연)과 통합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엄 회장은 지난달 24일 치러진 한기총 대표회장 보궐 선거에서 당선돼 직무 정지된 이영훈 전임 회장의 4개월여 잔여임기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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