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옥덕 춘천맥국중도보전전국협의회 상임대표가 중도 유적지에서 발견된 희귀한 고인돌 사진을 들고 유적지의 역사적 가치를 설명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인터뷰 | 춘천맥국중도보전전국협의회 차옥덕 상임대표]

청동 도끼, 세계 유일의 중도 토기 등 다량 발견
“역사 유물 유네스코 등재로 지역경제 도움 줘야”

[천지일보=장수경 기자] “춘천 중도 선사유적지, 끝까지 지켜 유네스코에 등재해야 합니다.”

17일 춘천맥국중도보전전국협의회 차옥덕 상임대표는 춘천 중도 유적에서 수천점의 유물이 발견됐다며 영국 ‘레고 랜드마크’허가를 즉각 취소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춘천 중도는 육지에 이어져 있었으나, 섬하류에 건설된 의암댐의 불어난 수위로 섬이 된 곳이다. 신석기시대 이래의 수많은 유적이 밀집·분포돼 있다.

이곳에는 어린이 장난감 레고 블록을 주제로 한 놀이공원 등 ‘레고 랜드마크’가 들어설 예정이다. 이 사업은 영국여왕 초청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이 방문 후 투자 활성화를 위한 5대 현장대기 프로젝트로 선정된 후, 초스피드로 진행됐다.

중도 유적은 1980년대 국립중앙박물관 등의 8차례 이상의 조사결과 신석기 시대에서 삼국시대에 걸쳐 조성된 집터, 적석고인돌, 고고학교과서를 수정한 ‘중도식 토기’ 등이 확인돼 선사시대 유적지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별다른 유적 보호 조치를 못하고 있다가 지난 2013년 강원도가 레고랜드 사업을 확정하면서 사업 전 문화재 발굴조사가 진행됐다.

현재 유적·유물이 발굴된 상황임에도 레고개발 사업이 진행될 예정이어서 중도에 대한 역사적 중요성을 인식하는 학자와 시민단체가 유적 보존을 촉구하며 숨 가쁘게 움직이고 있다.

이날 기자가 만난 차 상임대표도 중도 유적 보존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바삐 움직이고 있었다. 그는 3년 전부터 감사원소청과 항의성 세미나에 이어 몇 달간 대림산업과 레고의 실제주인인 영국왕실과 영국성공회가 있는 영국대사관 서울시청 부근에서 캠페인을 벌이며 중도 유적의 역사·정치적 가치를 알리고 있었다. 그의 작은 가방에 들어있는 현수막을 관리하기 위한 밧줄과 공구 등이 그의 삶을 대신 말해주는 듯했다.

▲ 춘천 중도 유적지 ⓒ천지일보(뉴스천지)

◆“애당초 레고랜드 부지로 적합지 않아”

차 상임대표는 중도 유적지 유적·유물 발굴이 이미 1980년대부터 많이 돼 애당초 보존과 선양 외 어떤 부지로도 조성할 수 없는 곳이라, 레고부지로 개발 계획될 수 없음을 강조했다.

그는 “매장문화재 보호법에 따르면, 원형 보존 점수가 75점이면 해당 지역을 개발할 수 없게 돼 있다”며 “중도 유적은 보존 점수가 91점이다. 이곳에 레고랜드를 만드는 일은 상상조차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고인돌 120여기, 주거 유적1400여채 이상, 청동 도끼, 세계 고유의 유일한 중도 토기가 다량 발견됐고 대환호들이 발견됐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까지 이번 계기로 발굴한 유적 유물은 4천여점”이라며 지금도 유네스코 등재 조건을 갖췄으니 강원도와 춘천시가 목표만 전환하고 기존 사업체들과 고용유지를 하며 추진하면 상생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차 상임대표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14~2015년까지 2020점의 유물이 발견됐고, 2016~2017년 1646점의 유물이 추가로 발견됐다. 그는 “아직도 유물 발굴이 다 끝나지 않았고, 중도 전체 발굴이 아닌 1/3의 발굴 숫자”라며 “수천이 아닌 수백 점의 중요 역사 유물이 나와도 유네스코등재 추진을 해서 보존하며, 인류유산으로 지역 경제에도 도움을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 희귀한 고인돌 ⓒ천지일보(뉴스천지)

◆“중도 유적, 고대사 침략 막는 보물” 주장

차 상임대표는 중도 유적이 현재는 중국령이나 원래 내몽골인 9천년전 흥륭와 문화, 7천년전 홍산 문화가 한국 민족 문화임을 증명해 중국의 한국고대사 침략을 막는 보물이라고 주장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중도 유적 중에는 일반적인 적석총 위에 장방형의 큰 돌을 덮은 특이한 적석총들이 많이 나왔는데, 이는 한반도에서 북상한 고인돌 세력과 요서지역에서 동진한 홍산 문화 세력이 만난형태로 요동지역에서 처음 알려졌었다.

이처럼 한반도 고인돌과 홍산 문화 적석총과의 합체된 이 같은 중도의 형식은 홍산문화와 한반도와의 연관을 풀 수 있는 중요한 유물이다.

또 동북아 지역에서 최초로 적석묘, 적석석관묘, 계단식 적석총 등 대량의 각종 형태의 적석무덤이 발견됐다. 그런데 대부분의 유형이 홍산 문화에서도 발견된다. 이 또한 홍산 문화와 중도 유적과의 연관성을 보여줄 수 있는 중요한 유적으로 보는 우실하 교수의 주장에 동의한다고 했다.

중도 유적 중에는 한 변이 100여 미터에 달하는 청동기시대 환호유적(취락을 감싸며 둘러쳐진 도랑)이 발굴됐다. 2015년 말에는 한 변이 800여 미터 이상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는 대환호 유적도 1400여 주거지와 같이 발견돼 문화재청도 국가의 존재가 있었을 것으로 발표했다.

▲ 유네스코 등재위해 모인 세게석학들 (제공: 춘천맥국중도보전전국협의회) ⓒ천지일보(뉴스천지)

그는 중도 부근은 옛날부터 맥국터로 알려져 있고 이 같은 환호 유적은 흥륭와 문화에서부터 보이기 시작하며, 홍산 문화시기로 이어지고 일본의 요시노가리 환호유적을 여러모로 능가하는 등 중도는 단군조선시대보다 앞선다고 주장했다.

차 상임대표는 “중도 유적 유물은 한국역사의 뿌리와 한국민의 자존심, 독립을 지키는 데 아주 큰 역할을 한다”며 “그런데도 이곳을 매장하거나 극소수 전시 유물을 보존하고 그 유적 위에 레고랜드가 들어설 순 없다”며 23만평의 옛 미군기지 터를 사용할 것을 제안했다.

차 상임대표는 “서울 암사동 선사유적지처럼, 중도도 한강유역권 천혜의 삶터라 얼마든지 신석기 혹은 구석기까지도 내다볼 수 있는 장소”라며 “우리가 역사를 제대로 지키고 바르게 쓸 때, 중국이나 일본, 서양으로부터 한국을 지켜낼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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