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지일보(뉴스천지)

[천지일보=차은경 기자] 음력 3월 3일 삼짇날에는 맑은 물로 목욕하는 풍속이 있는데 이를 ‘계욕’이라 한다.

계욕은 부정을 쫓는 행사이기 때문에 육신만을 정화하는 것이 아니며, 정신까지도 맑고 깨끗하게 한다는 의미를 지닌다.

삼국유사의 ‘가락국기’에는 3월 상사(3월 들어 첫 뱀날) 계욕의 날에 신맞이 굿을 벌였다는 기록이 있는데, 여기에서 삼월삼짇날 산속의 맑은 물에 몸을 깨끗이 씻어 신맞이에 대비하는 것이 곧 계욕임을 알 수 있다.

삼국유사의 박혁거세 편에서도 계욕의 유래가 잘 드러난다. 3월 초하루 여섯부의 조상들이 덕 있는 사람을 찾아 임금으로 삼고 나라를 세우고 도읍을 정하기 위해 모인다. 그러다 조상들은 높은 곳에서 백마가 꿇어 엎드려 절하는 모습을 보게 됐고, 그곳을 찾아가 살펴보니 붉은 알이 있었다.

그 알을 깨뜨리자 사내아이가 나왔고, 사람들은 이 아이를 목욕을 시켰다. 그러자 아이의 몸에서는 광채가 나고 새와 짐승들이 따라 춤추며 천지가 진동하며 해와 달이 천명했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를 혁거세 혹은 불구내왕이라 칭했는데, 이는 밝은 빛으로 세상을 다스린다는 뜻이다.

이를 계기로 이날 3월 초하루부터 청명절까지 목욕을 하면 정숙해지고 귀하게 된다는 믿음이 생겼고, 맑은 물로 목욕하고 여자들은 머리를 감는 풍습이 전해지게 됐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