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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강수경 기자] 먹자골목을 가면 빠지지 않는 숯불구이 고기집. 고기집 밖에서 가게 주인들은 빨갛게 달궈진 숯불을 쇠그릇에 담는다. 그릇에 담긴 숯불 위에 석쇠가 놓이고 고기가 올라가면 이내 고기에서 나온 기름으로 주위는 연기가 자욱해진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이 광경은 과거에는 비단 고기를 구워먹을 때만 볼 수 있었던 것은 아니다.

하나님을 모시는 이스라엘 선민들이 제를 올리던 장막에는 이와 비슷한 향로가 있었다. 금으로 된 이 화로에는 숯불을 담았는데, 숯불 위에 향을 올려 그 연기가 하늘로 올라가게 했다.

오늘날에 와서 제사를 지내는 종교들의 의식을 보면 향로에 모래를 담고 그 위에 불을 붙인 향을 꼽아 놓는데, 과거에는 불을 담은 그릇에 향을 올리는 형태였다.

우리나라에서는 예로부터 불씨를 귀하게 여겼다. 화로에 항상 숯불을 담아 놓았는데, 이 불씨를 꺼뜨리지 않아야 집에 재운(財運)이 온다고 믿어 살림을 맡은 안주인들은 불씨를 보존하는 데 집중했다. 불씨를 꺼지지 않게 하기 위해 보존을 위한 불씨화로를 따로 만들기도 했다. 시어머니가 며느리에게 이 불씨화로를 대물림으로 물려주기도 했다. 또 종가에서 분가를 할 경우에는 새 집에 불씨화로를 먼저 들고 들어가는 관습까지 생겨났다.

추운 계절 손님이 왔을 때는 화로를 손님 쪽으로 밀어주는 게 손님에 대한 정을 표현하는 방법이 되기도 했다. 일반 가정에서 숯불을 담는 화로를 만들 때 재료는 오지·무쇠·놋쇠·곱돌 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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