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하루’ 변요한. (제공: CGV아트하우스)


지옥 같은 하루를 반복하는 김명민·변요한의 사투 영화 ‘하루’

[천지일보=이혜림 기자] 독립영화계의 총아에서 충무로 기대주로 우뚝 선 변요한이 영화 ‘하루’에서 아내 ‘미경(신혜선 분)’을 구하지 못한 남자 ‘민철’로 분해 열연했다. 사설 구급차 운전기사 ‘민철’은 무전을 받고 출동한 교통사고 현장에서 주검이 된 ‘미경’을 발견하고, 하루가 반복된다. 그 안에서 함께 하루가 반복되는 ‘준영’을 만난다.

변요한은 사랑하는 사람을 살리기 위해 발버둥 치는 남자의 절박함과 어떻게 해도 바뀌지 않을 것 같은 하루에 대한 공포감을 탁월한 연기력으로 표현해냈다. 배우 김명민도 “열정이 과한 배우”라고 지칭했다.

“그게 나쁘게 들리지 않고 감사하게 들려요. 김명민 선배님께서 평상시에도 그런 말씀 해주셨어요. 그게 오히려 저한테 더 큰 힘이 된 것 같아요. ‘더 열심히 하라’는 말씀으로 들렸어요. ‘준영’을 맡은 (김)명민 선배님이 드라마적인 밸런스를 잡아주신다면 ‘민철’을 맡은 저는 더 혼란스럽고 긴박해야 했죠. 이성보다는 패기와 살려야 한다는 간절함을 표현하고 싶었어요.”

사랑하는 사람이 눈앞에서 죽는 하루가 반복되는 것은 그야말로 지옥이 따로 없다. 현장도 마찬가지였다. 변요한은 “현장은 늘 행복하고 재밌는 것 같다. 입바른 소리가 아니라 만나는 배우, 스텝들 모두 좋은 분들을 만났다”며 “모든 촬영은 다 힘들다. 날씨가 너무 더워 ‘지옥’같다는 표현을 했다. 말도 안 되게 더워서 한분이라도 안 쓰러진 게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촬영 당시를 떠올렸다.

▲ 영화 ‘하루’ 변요한. (제공: CGV아트하우스)


그는 “지난해 8~9월이 최고 더웠다고 들었다. 어디 물건에 닿으면 델 정도로 더웠다. 학생들도 나와서 쉬는 시간에 구경하다가 바로 들어가더라. 그런 재미도 있었다”며 “피부가 하얀 편이라 시간의 흐름을 표현하기 위해 태닝샵을 다녔는데 나중에는 태닝샵을 가지 않을 정도로 탔다. 잠깐 차에 들어가서 에어컨 바람을 쐬는 게 유일한 낙이었다”고 말했다.

“진실한 연기요? 진실이 뭔지 몰라요. 사실 경험해보지 못했고 매 순간 헷갈려요. 분석도 필요했지만 분석보다는 현장에서 본능적으로 하고 싶었어요. 현장을 보고 공기 같은 것들을 느끼고 싶었어요. 제가 촬영 들어가기 한달 전에 (김)명민 선배님이 먼저 시작하셔서 시스템과 분위기를 만들어주셨어요. 마음속으로 믿는 구석이 있었는데 막상 표현하려 하니 애절하고 간절한 정도가 얼만큼인지 감이 안 잡히더라고요. 그래서 현장에서는 계산하지 않고 본능적으로 목표한 바를 이루려 했어요.”

그의 필모그라피 보면 영화 ‘들개’ 정구, ‘소셜포비아’ 지웅, 드라마 ‘미생’ 한석율 등 작품마다 극과 극의 전혀 다른 캐릭터가 많다. 그는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모험을 즐기는 편이다. 변요한은 “저는 계속 배워야 하고 잘 못하기 때문에 잘하는 것보다 못하는 걸 하고 싶다. 그게 더 저한테 흥미 있다”며 “대학교에서도 어려운 작품을 하고 싶었고 더 많은 시간 고민하는 것 같다. 기준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 영화 ‘하루’ 변요한. (제공: CGV아트하우스)


또 “어렸을 때 영화에서 본 배우의 연기가 낯설고 이질감 느껴져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어른이 돼서 보니 오히려 더 세련됐고 감정이 와 닿고, 꾸미지 않게 연기 하더라”라며 “‘그게 무엇일까’가 제 숙제다. 현장에서는 자신 있게 해야 하지만 제가 모르는 감정이 너무 많은 것 같다”고 전했다.

“입시준비 할 때 ‘단 한명에게라도 감동을 주는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라고 말했어요. 왜 이런 말을 했을까 작년부터 생각했는데 입시학원 선생님 뵙고 나서 깨달았어요. 이제야 저한테 연기에 진정성이 보인다고 하시더라고요. 작품 하나하나 선택하고 작품 할 때 메시지를 단 한명, 두명에게 만이라도 전하는 게 목표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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