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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강수경 기자] 처음으로 난 것은 귀하다. 자손을 보지 못하던 가문에서 태어난 첫째는 ‘금이야 옥이야’ 하며 보배로 여겨진다.

종교적으로도 첫째는 의미가 남다르다. 특히 기독교에서는 첫 번째 난 것에 대해서 매우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구약 이스라엘에서 처음 난 아들 즉 장자는 하나님의 소유로 간주돼 하나님께 드려졌다. 가축의 첫 새끼도 희생 제물로 바쳐졌다. 이 장자는 선대로부터 모든 소유를 유업으로 이어받았으며, 모든 축복도 받았다. 구약의 일화 중에는 야곱이 꾀를 내어 형 에서에게서 장자권을 샀고, 아버지를 속여가면서까지 장자의 축복을 받기도 했다.

12지파로 이뤄진 이스라엘에서 사람의 맏아들은 제사를 주관하는 레위인이 그 장자를 대신했다. 레위인으로 장자를 대신하지 못한 사람은 대속하는 의미로서 은 다섯 세겔을 올려야 했다. 장자가 후손을 얻지 못하고 죽으면 그 동생이 형의 아내를 취해 형의 후손을 이어주는 게 관례로 자리를 잡았다.

이렇듯 중요한 위치에 놓인 ‘첫째’는 예수 초림 이후 그 의미가 영적인 것으로 바뀌게 됐다. 이는 예수가 혈통을 이은 게 아니라 성령의 씨로 잉태됐다는 점에서 새로운 의미로 풀이된다. 이때부터 처음 난 것도 혈통으로 처음 난 게 아닌 영적인 ‘하나님께로서 다시 난 자’로 해석된다. 단순히 여자와 남자, 태어난 순서로 ‘첫째’가 결정되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신약성경에서도 ‘장자’는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에서가 죽 한 그릇에 야곱에 장자의 명분을 팔았다는 것을 교훈하며 경계하고 있다. 또 하늘에 기록된 자들이 갖는 ‘장자들의 총회’도 언급되고 있다. 그런가 하면 요한계시록에서는 예수와 마지막에 함께하는 자들을 ‘처음 익은 열매’로 표현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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