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든 군인은 불쌍하다’ 공연 포스터. (제공: 남산예술센터) ⓒ천지일보(뉴스천지)

국가·전쟁 거대담론 속에서
죽음 앞둔 이들의 삶 초점
‘올해 연극 베스트3’ 수상작
오는 5월 13일부터 재공연

[천지일보=이혜림 기자] 서울문화재단 남산예술센터와 극단 골목길이 공동 제작한 연극계 화제작 ‘모든 군인은 불쌍하다’가 남산예술센터 무대에서 다시 관객과 만난다.

‘모든 군인은 불쌍하다’는 지난해 3월 남산예술센터 무대에서 그 실체를 최초로 드러냈다.

4개의 에피소드를 엮어 국가폭력의 문제를 비판적으로 성찰한 작품은 2016년 대한민국 경남, 한국 사회의 강압적인 병역의무 제도 아래 무장탈영한 병사, 1945년 일본 가고시마, 일제 식민지 시절 특공대 병사에 지원한 조선 청년들의 슬픈 초상, 2004년 이라크 팔루자, 종교·이데올로기 분쟁 중심 국가에서 벌어진 잔혹한 민간인 학살, 2010년 대한민국 백령도, 국가주의에 희생당한 개인을 통해 드러나는 억압된 사회의 진실성 등 다른 시공간에서 벌어지는 역사적 사건들을 통해 국가와 거대담론에 내재돼 있는 ‘국가란 무엇인가’라는 무거운 질문을 던진다.

특히 올해는 박근형 연출가와 김재엽 검열백서준비위원회 사무국장, 검열백서준비위원회 김미도 연극평론가가 이 작품과 검열에 대해 이야기를 하며 3주간 재공연의 포문을 열 예정이다.

재공연 첫 날인 오는 13일 공연이 끝난 후 박근형 작가, 김재엽 연출가, 김미도 연극평론가가 ‘검열에 대해 말한다 – 모든 군인은 불쌍하다를 중심으로’라는 주제로 문화예술계와 이 작품을 둘러싼 예술검열 논란에 대해 검열의 직접적 당사자로서 뜨거운 대담을 나눈다.

오는 20일 공연 종료 후에는 ‘차이나는 도올’ 강연 프로그램에서 중국의 근현대사 강의를 흥미진진하게 보여줬던 도올 김용옥 선생이 ‘도올 김용옥이 본 모든 군인은 불쌍하다’라는 타이틀로 작품에 관한 짧은 강연과 토크를 진행할 예정이다.

‘모든 군인은 불쌍하다’는 초연 당시 국내외 관객과 전문가로부터 성원과 지지를 얻었고 주요 연극상을 수상했다. 개막 당일부터 전석 매진 기록을 세우며 객석점유율 116%를 달성했고, 연극계와 관객들의 추가 공연 요청에 힘입어 1회 특별공연을 추가했다.

또한, 연극계뿐만 아니라 문학, 영화 등 예술분야 전반의 전문가들이 호평을 남기기도 했다. 소설가 장정일은 “크고 작은 영웅이 비장한 이야기를 풀어가는 전쟁서사는 관객이 몰입하기 좋은 주제지만 낭만화를 피할 수가 없는데, 작가는 각기 다른 시공간에서 일어나는 4가지 사건을 교차 편집하는 것으로 이화 효과를 구축했다”고 평했다.

문학평론가 고영직은 “4개의 에피소드를 엮어 국가폭력의 문제를 비판적으로 성찰한 작품, 근대국가는 희생의 시스템을 통해 작동한다”고 평했다.

서울 공연을 시작으로 ‘모든 군인은 불쌍하다’는 2건의 지역문예회관 투어협력공연으로 초청돼 인천문화예술회관 ‘스테이지149 연극선집’과 성남문화재단 ‘시리즈-연극만원滿員’ 무대에 오른다.

공연은 오는 13일부터 6월 4일까지 남산예술센터에서 진행되며 남산예술센터, 인터넷 예매사이트 등을 통해 예매가 가능하다.

한편, 작가이자 연출가인 박근형은 1999년 ‘청춘예찬’으로 연극계의 상을 휩쓸며 평단과 관객에게 이름을 알렸고 대표작으로는 ‘선착장에서’ ‘경숙이, 경숙아버지’ ‘너무 놀라지 마라’ ‘만주전선’ 등이 있다.

올해 공연에는 ‘청춘예찬’ ‘햄릿-더 플레이’로 주목받은 배우 김동원을 비롯한 이원재, 고수희, 강지은, 서동갑 등 초연 배우들이 다시 한 번 무대에 오르며 ‘소년 B가 사는 집’ ‘햇빛샤워’의 주연배우 이기현과 최근 ‘세일즈맨의 죽음’에서 활약 중인 배우 손진환이 새롭게 투입돼 초연을 뛰어넘는 재공연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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