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템플스테이문화축제의 장… 외국인·다문화 가족 400명 참가

▲ 천년고찰 공주 마곡사 전경. ⓒ천지일보(뉴스천지)

[뉴스천지=이길상 기자]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 시연으로 템플스테이를 널리 알리자는 목적으로 진행된 제2회 전국템플스테이문화축제의 장이 막을 내렸다.

한국불교문화사업단(단장 종훈)이 주최한 이번 행사는 전통불교문화관과 마곡사(麻谷寺, 충남 공주)에서 지난 9일부터 11일까지 진행됐다. 이번 행사에는 템플스테이 담당스님들과 실무자,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 다문화 가족 약 400명이 참여했다.

템플스테이 운영사찰 스님들과 지자체 관계자들 간 상견례를 겸한 간담회가 식전 행사로 열렸다. 간담회에서는 템플스테이 현황 및 주요성과 보고, 사찰과 지자체와의 협력관계를 강화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들이 논의됐다.

개막식에서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자승스님은 “21세기는 문화의 시대이며 문화를 주도하는 국가가 세계를 움직인다”며 “템플스테이는 한국불교의 찬란한 역사를 21세기에 구현하는 새로운 문화운동”이라고 말했다.

이날 밤 11시까지 진행된 템플스테이 자랑하기 시간에는 사찰마다 특색 있는 아이템과 차별화된 전략으로 특화된 템플스테이를 소개했다.

10일 토요일에는 다채로운 행사가 진행됐다. 그 가운데 ‘마곡사 솔바람 명상 길’에서 직접 따온 진달래 꽃으로 만든 화전은 인기 최고였다. 외국인 참가자들은 따끈따끈한 화전을 먹으며 여기저기서 ‘원더풀’을 외쳤다.

11일 행사 마지막 날에는 새벽예불, 참선, 발우공양 등 불교체험을 하고 스님들과 대화하는 시간도 가졌다.

▲ 미국인 디나 양이 발우공양 체험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디나(26, 여, 미국) 씨는 “선무도 공연이 인상 깊었고 특히 발우공양이 색다른 경험이었다”며 “발우공양은 참선 수행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이 같이 모여 음식을 먹는다는 점에서 서양의 개인플레이와 비교된다”고 말했다. 우즈베키스탄에서 한국인 남편에게 시집온 니고라(21, 여, 경기도 오산시) 씨는 “모든 프로그램이 재미있다. 새벽에 일찍 일어난 것도 색다른 경험”이라며 “다음에 이웃들과 다시 오고 싶다”고 밝혔다.

전통불교문화원 본부장 혜오스님은 “행사기간 동안 여러분들이 보여 주신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행사참여는 바로 템플스테이의 발전과 불교의 발전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여러분은 한국문화를 세계에 알리는 선봉장”이라고 말했다.

현재 전국에서 템플스테이를 운영하는 사찰은 109개소이며 각 사찰마다 특화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템플스테이에 대한 정보는 한국불교문화사업단에서 얻을 수 있다. 바쁘게 살아가는 일상 속에서 한 번쯤은 도심을 떠나 자연으로 돌아가 나를 되돌아 볼 수 있는 여유를 가져보는 것도 괜찮을 듯싶다.

한편 이번 행사를 후원한 마곡사는 충남 공주시 사곡면 운암리 태화산 자락에 위치하고 있는 사찰로 대한불교조계종 제6교구 본사(本寺)이다. 마곡사의 ‘마(麻)’는 베를 짜는 ‘삼’의 뜻으로 쓰인다.

사찰 건축물들의 규모가 그리 크지는 않지만 사찰의 건축물들이 오랜 시간 속에 풍상을 견디어 온 세월의 흔적이 고풍스러운 산사의 기품을 보여주고 있다. 마곡사 사방의 산에는 온통 소나무 숲을 이루고 있어 솔향기를 품어내고 있으며 계곡 물은 시종일관 넉넉하게 흐른다.

▲ 보물 제799호 마곡사 5층 석탑. ⓒ천지일보(뉴스천지)

마곡사에는 세조대왕이 썼다는 영산전 현판, 시문서화(詩文書畵) 사절(四絶)로 꼽히던 표암 강세황이 쓴 대광보전 현판, 청백리 송하 조윤형이 쓴 신검당 현판이 있고 5층석탑·대광보전·대웅보전과 괘불(불화), 감지은니묘법연화경 2점 등 보물 6점이 있다.

대광보전 앞에는 향나무 한 그루가 있는데 백범 김구선생이 해방 후 임시정부 몇 명 요인과 찾아와 심은 나무이다. 백범 김구 선생은 한때 동학군에 가담했다. 그는 동학혁명이 실패한 후 고향인 황해도 안악에서 일본군 장교를 살해하고 마곡사에서 3년간 은거했다. 김구선생은 마곡사에서 지내는 동안 삭발 출가했으며 법명(法名)은 원종이다. 향나무 옆에는 ‘저우당’이란 조그만 건물이 있는데 그 곳이 김구 선생께서 피신해 있던 곳이다.

‘춘마곡 추갑사’라는 말이 있듯이 마곡사는 역사·문화적인 가치뿐 아니라 5월 마곡사에 찾아드는 녹음이 장관을 이룬다. 이에 마곡사에서는 신록축제를 개최해 천년고찰 마곡사가 지니고 있는 생태문화적 환경을 대내외에 알리고 다양한 축제프로그램으로 지역민과 하나되고 있다.

마곡사는 마음을 맑게하는 수행도량, 자연과 하나되는 생태도량, 이웃에 희망주는 나눔도량의 3대 지표를 세워 놓고 주지 원혜스님을 중심으로 마곡사 스님들이 실천에 앞장서고 있다. 때로는 고즈넉한 명상길을 산책하며 일상의 집착을 잠시 벗어나 자연과 하나될 수 있는 마곡사에서 싱그러운 봄을 만끽하는 것도 좋은 추억이 될 것이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