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72함대 수병들이여 고이 잠드소서!’

먼저 천안함 침몰 전사자(戰死者)들을 애도하며 또한 시신 수습과정을 지켜보는 온 국민은 유가족들과 함께 위로와 아픔을 함께하고 있다.

요즘은 자고 나면 아니 시ㆍ분ㆍ초를 가리질 않고 나타나고 벌어지는 각양각색의 사건과 사고 즉, 폭풍 홍수 지진, 비행기 추락·군함 및 어선 침몰ㆍ이념 및 종교전쟁은 물론 영토분쟁 등 인재(人災)와 천재(天災)의 늪에서 헤매고 있는 지구촌을 생생하게 목도(目睹)하고 있다.

그 중심엔 어김없이 한반도 내지는 한반도를 둘러싼 현안들이 지배적이다. 이러한 시점에서 우연인지 필연인지 대한민국의 위상 또한 우리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날로 커지고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지구촌에 유일한 철책선, 이 시대와 너무나 어울리지 않는 미련한 현실을 함께하는 민족. 그러나 어쩌면 그 비무장지대 안엔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할 내용의 반전의 시나리오 즉, 블랙박스가 감추어져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그만큼 우리 민족의 시대적 사명과 책임은 중하며 급박하기까지 하다.

금년 11월이면 G20정상회의를 통해 세계경제질서 재편의 주도국으로 급부상하게 된다. 또 2012년엔 핵 안보정상회의 개최지로서 북한의 핵 위협으로부터 불확실한 핵 안보에 직면해 있는 입장에서 50여 개국 정상들이 핵 문제로 한자리에 모인다는 것은 한반도 평화에 한층 더 기여하게 될 것이며, 나아가 정치 경제 군사 문화 등 각 분야의 국제적 위상이 다시 한 번 제고되는 절호의 기회가 된다.

특히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을 끊임없이 노력해온 결과는 본격적인 원전수출을 가능하게 하고, 그 결과는 경제적 가치뿐 아니라 원자력을 활용한 지구촌 녹색 환경으로의 대변화에 획기적으로 기여하게 되니 ‘저탄소녹색성장’ 분야 또한 당연 지도국이 된다.

이러한 현실과 미래를 눈앞에 두고 우리는 냉철한 내적 진단을 하지 않을 수 없다.

과거 정부와는 달리 현 정부이래 우여곡절과 함께 새로운 양상의 많은 어려움이 있었음을 부인할 수 없다. 그리고 정부와 국민들의 각고의 노력으로 완전하지는 않지만 그나마 많은 부분들이 이해되고 해결된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크고 중대한 현안들이 무질서하게 진행되기도 하고 또 방치되고 표류하고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

정부와 여당 그리고 야당은 각기 계파별, 지역별, 이념별 갈기갈기 찢겨져 사분오열된 정치현실은 마치 춘추전국시대를 방불케 하고 있다. ‘4대강 사업’ ‘세종시’ 등 관련정책은 협조와 협의는 실종되고 독선과 오만과 이기적 주장으로 해결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종교 또한 겉으론 화합과 상생을 말하지만 들여다보면 반목과 질시가 만연하고, 종교지도자들은 물론 정치 지도자들마저 무지로 인해 편파와 편견을 조장하는 데 앞장서니 ‘종교는 있으나 종교인은 없다’는 말이 회자됨은 지극히 당연하다.

이러한 현실적 문제와 병폐들을 봉합하고 모면하기 위해 새로운 국제적 이슈를 돌파구로 삼아 내적 현실의 어려운 난제들을 얼버무리려 해선 안 된다.

현 정부가 꼭 알아야 할 것은 ‘국가와 국민 그리고 국토’에 관한 개념이다. 즉, 협조하고 양보할 것이 있는가 하면 절대 양보할 수 없는 것이 있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는 의미다. 국가 통치는 통치자를 위한 통치가 아니라 국가와 국민을 위한 통치가 돼야 한다.

통치는 국가와 국민들에게 유익함과 명예가 존중돼야 하고 또 분노케 해서도 안 된다. 남과 북의 문제, 수도의 이전과 분할, 국토의 지형변경, 영토(독도)에 대한 임의적 발언 등은 나라의 근간을 흔드는 것이다.

결코 치적과 사업적 수완에 희생물이 돼선 안 될 사안이다. 바로 이러한 개념의 미정립이 오늘날과 같이 국민들의 생각과 의식에 혼란을 가져오게 하고 있다.

이번 천안함 사고로 인해 유가족은 물론 온 국민이 비통함에 처해 있다. 이를 교훈 삼아 금양호 실종자들을 찾고 위로하는 일에도 한 치의 소홀함이 있어선 안 된다. 그들도 대한민국 국민이며 나아가 천안함 사고를 돕고 돌아가다 일어난 사고가 분명하다는 사실을 잊어선 안 된다. 호미로 막으면 될 일을 가래로도 막기 어려운 상황으로 제발 만들어가지 않기를 바라는 것이다.

바로 수신제가(修身齊家) 치국평천하(治國平天下)가 생각날 때다.  

익히 살펴본 바와 같이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울 정도의 긴박하게 움직이는 세계화 속에,  원하든 원치 않든 우리의 입지는 날로 커져가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분명한 원칙과 협조가 구분돼야만 하고, 국제적 해결사로서 손색이 없도록 국익과 인류 공영을 위해 먼저 우리 안에서 지혜를 모으고 역량을 키워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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