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택 사진공동취재단=연합뉴스) 15일 오후 천안함 함미 내부에서 발견된 실종장병의 시신이 평택 해군 2함대 사령부 의무대 앞 임시 안치소로 동료 장병들에 의해 옮겨지자 가족들이 오열하고 있다.

[뉴스천지=명승일 기자] 15일 저녁 천안함 장병 시신들이 도착하길 기다리는 평택 2함대는 정적이 흘렀다. 해군은 의무대 부근 잔디밭에 대형천막을 치고 유가족들과 부대 관계자의 밤샘을 준비했다. 

시신을 보기 위해 들어온 유가족들은 ‘임시방문증’이란 명찰을 찼다. 의무대 밖에는 용인소방서에서 나온 노인전용 앰뷸런스 2대가 실신할지도 모를 유가족들을 위해 대기했다.   

오후 5시 20분경 독도함을 출발한 헬기가 도착하면서 본격적인 안치절차가 시작됐다. 제일 먼저 서대호·이상준·방일민 하사의 시신이 모습을 드러냈다. 어머니들은 “내 새끼 어떡해”라며 땅에 털썩 주저앉아 흐느꼈다.  

유가족들은 앰뷸런스에 실린 시신이 의무대 앞에 서면 시신을 살피고 오열했다. 시신을 살피고 나온 유가족들은 의무대에서 안치소로 이동하는 시신을 따라가며 다시 눈물을 흘렸다. 문규석 상사의 어머니는 검안을 지켜보다 실신해 앰뷸런스에 실려 갔다.

오후 10시경에는 강준 중사의 시신을 검안소에서 안치소로 옮길 때 유가족들에게 알리지 않아 이들이 항의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강 중사의 어머니가 “도로 데리고 나오라”고 항의하자, 안치소에서 다시 꺼내 의무대로 옮긴 후 유가족들 입회하에 이동하는 일이 있었다. 

검안하러 들어갔던 이용상 병장의 유가족은 이 병장의 친구들에게 “다친 데도 없고 너무 깨끗해. 시계를 차고 있는데 시간이 계속 가고 있더라”고 설명했다.

16일 자정을 넘어서 문규석 상사의 시신이 도착하자 유가족들은 흐느끼며 뒤를 따랐다. 그의 어머니는 “우리 예쁜 아들을 어떻게… 아이고 내 자식, 우리 자식 어떻게 해. 우리 아들 살려주세요. 우리 아들 살려내”라며 억장이 무너지는 소리로 흐느꼈다. 정종율 중사의 아버지는 “내가 왔다. 어디로 가, 이놈아. 종율아, 이놈아. 어디로 가냐”라며 굵은 눈물을 뚝뚝 흘렸다.

시신을 태운 12번째 헬기가 마지막으로 도착한 시각은 16일 오전 1시 20분경. 유가족들은 시신의 검안과 안치를 마쳤음에도 새벽 2시가 넘도록 서로 부둥켜안고 자리를 뜨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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