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합뉴스) 15일 저녁 천안함 함미 내부에서 발견된 故 이상희 병장 시신이 평택 해군2함대 사령부 임시 안치소로 들어서자 유가족들이 바닥에 주저앉아 오열하고 있다.

천안함 함미서 실종 장병 36명 발견… 가족과 국민 울음바다

[뉴스천지=명승일 기자] “아들아…” “왜 거기 누워만 있어…”

천안함 실종자 명단이 한 명씩 TV를 통해 전해질 때마다 ‘무사귀환’이란 실낱같은 기대감은 절망의 눈물로 변했다. 유가족들의 슬픔은 더 이상 그들만의 것이 아니었다.

온 국민의 가슴에도 눈물이 비가 되어 흘렀다. 인양작업이 본격적으로 이뤄진 15일 실종 장병 시신 36구가 발견됐다. 이로써 앞서 발견된 남기훈·김태석 상사를 비롯해 사망자는 모두 38명으로 늘어났다.

지난달 26일 해군 초계함 천안함이 함미와 함수가 두 동강이 난 채 차디찬 바다 속으로 침몰했다. 승조원 104명 가운데 58명은 구조됐지만 46명은 생사를 알 수가 없었다. 사건 발생 이후부터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던 침몰 원인과 실종자 구조작업에 온 국민의 눈과 귀가 쏠렸다.

사건 발생 3일이 지난 지난달 28일 대부분의 실종자들이 있을 것이라고 추정됐던 함미의 위치가 발견된 이후 대대적인 수색작업이 전개됐다. 이런 와중에 고(故) 한주호 준위는 후배들을 구하기 위해 ‘살신성인’의 정신으로 차가운 바다 속에 몸을 던졌다가 끝내 순직하고 말았다.

지난 2일에는 수색작업을 돕던 쌍끌이 어선 어부들마저 일부는 주검으로, 일부는 현재까지 시신조차 찾지 못한 안타까운 현실에 직면해 있다.

이런 생사를 넘나드는 고통 속에서도 가족들은 침착함을 잃지 않고 또 다른 인명피해를 막기 위해 구조작업 중지요청을 함으로써 온 국민을 숙연케 했다. 이후 본격적인 선체 인양작업이 시작되고 드디어 15일 모습을 드러낸 함미 내로 진입할 수 있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정부와 군이 풀어야 할 난제는 아직도 산적하다. 우선 찾지 못한 실종 장병 8명이 있을 수도 있는 함수의 인양작업이다. 사고의 원인이 기뢰나 어뢰 등의 외부충격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민·군합동조사단도 한 점의 의혹 없이 사고와 관련된 의혹을 규명해야 한다. 장례문제는 유가족들과 협의하는 과정을 거쳐야 하고 보상문제도 남아있다.

한편 주검으로 돌아온 실종 장병들의 갖가지 사연은 국민들의 가슴을 더욱 아프게 만들었다. 오는 9일 결혼을 앞둔 예비신랑 강준 중사는 결혼한 장병에게 제공되는 해군아파트를 얻으려고 미리 혼인신고를 마친 뒤였다.

이상희 병장은 전역을 불과 15일을 남기고 사고를 당했다. 가족들은 “입대 후 줄곧 취사병으로 근무한 상희는 제대하면 일본에서 연수하고 일식 요리사 자격증을 따겠다고 꿈에 부풀어 있었다”고 안타까움을 호소했다. 이상민 병장 또한 5월 제대를 앞두고 자신의 미니홈피에 “복잡했던 두 해가 지나갔다. 훗날은 멀리에 있을 줄 알았는데 벌써 여기까지 와버렸다”라며 전역을 앞둔 심경을 밝혔다.

사고 시각 전까지 여자친구와 문자를 주고받았던 차균석 하사도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됐다. 차 하사의 여자친구는 시신이 발견됐다는 소식을 접한 후 차 하사의 미니홈피에 “사랑해”라는 말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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