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미·일·중·독 세계 주요국 제조업 확장세
반면 韓, 기준치 미달… 구조조정 등 반영
재정위기 그리스·경제난 브라질 수치와 비슷해

[천지일보=손성환 기자] 미국·일본·중국·독일을 비롯해 베트남·필리핀 등 전 세계의 제조업 경기가 살아나고 있지만, 한국만은 예외인 것으로 집계됐다. 오히려 재정위기와 경제난을 겪은 그리스와 브라질 수준과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4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시장정보업체 IHS 마킷에서는 미국·일본·중국·독일 등 세계 주요국 3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일제히 경기 확장세를 가리켰다. 제조업 PMI는 기업 구매담당 임원을 상대로 신규주문, 생산, 고용, 재고량 등을 설문 조사해 집계하는 경기지표로, PMI 50 이상이면 ‘경기 확장’을, 미만이면 ‘경기 위축’을 의미한다.

지난달 유로화 사용 19개국의 제조업 체감경기는 6년 만에 가장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또 중국의 PMI는 약 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IHS 마킷이 집계한 유럽 19개국의 3월 제조업 PMI 확정치는 56.2로 전월(55.4)보다 높았다. 1분기 평균 PMI는 55.6으로 집계돼 지난 2011년 이래 6년 만에 가장 높다.

특히 독일과 이탈리아의 PMI가 가장 높았다. 독일 PMI는 58.3으로 5년 11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탈리아는 55.7을 기록해 6년 만에 가장 높았다.

중국 제조업도 오름세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하는 3월 정부 제조업 PMI는 51.8로 집계됐다. 지난 2012년 4월 53.3을 기록한 이래 4년 1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미국은 2월보다는 제조업 확장세가 크지 않지만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미국 공급관리협회(ISM)가 발표한 3월 제조업 PMI는 57.2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14년 8월 이후로 최고치를 기록했던 지난 2월 57.7보다 소폭 내려간 수치다.

일본의 제조업 PMI는 52.4를 기록하면서 올해 들어 가장 낮은 기록을 냈지만, 7개월 연속 기준선을 넘었다. 이외에도 베트남의 제조업 PMI가 54.6, 필리핀은 53.8, 미얀마는 53.1을 기록해 전월대비 올랐다.

하지만 한국은 3월 제조업 PMI는 48.4를 기록하며, 지난해 11월(48.0) 이후 가장 낮은 기록을 낸 것으로 집계됐다. 또 8개원 연속으로 기준치를 밑돌았다.

이에 한국은 제조업 PMI 결과가 집계된 28개국 중 50 미만 수준을 기록하며 경기 위축 국면에 해당하는 4개국에 포함됐다. 한국과 함께 50 미만인 곳은 유럽의 재정위기국인 그리스(46.7)와 남미에서 경제난을 겪은 브라질(49.6), 동남아시아의 말레이시아(49.5) 등이다. 제조업PMI 지수만으로 볼 때, 한국은 그리스 다음으로 경기가 나쁜 셈이 됐다.

IHS마킷은 한국은 사드(THAAD,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로 중국 수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신규 수출 주문이 2개월 연속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또 조선·해운의 구조조정으로 지난해 말부터 일자리 수천개가 사라지면서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말 이후 가장 큰 폭으로 고용이 줄어든 것도 이번 지표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IHS마킷은 한국의 제조업 분야가 지속해서 저조한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고 분석하면서 PMI지수로 볼 때 제조업 생산 증가율은 제로(0) 수준으로 예상했다.

제조업 생산 확대를 위해서는 추가적인 수출 개척 등 경기 부양책이 필요하지만, 한국은 대선을 앞두고 있어 올 하반기에나 이러한 정책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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