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하락 지속 시 수출 기업 타격 예상… 외환당국 개입 강화

[뉴스천지=김지윤 기자] 원·달러 환율이 1100원 아래로 떨어지면서 수출 경기가 악화될 것을 막기 위해 외환당국의 개입 강도가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15일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4.7원(0.42%) 내린 1107.5원으로 장을 마쳤다. 이는 2008년 9월 10일 1095.50원 이후 1년 7개월 만에 최저치다.

전날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우리나라 국가 신용등급을 상향조정함에 따라 외국인 주식 순매수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졌다. 이로 인해 외국인 주식 등 원화 자산 매수세로 달러 자금이 대거 유입돼 환율이 떨어졌다.

글로벌 경기가 완화 조짐을 보이면서 안전 자산인 달러 선호 현상이 다소 약화된 점도 환율 하락의 주요인으로 꼽힌다. 아울러 두바이와 그리스 등 재정위기에 대한 위험 감소와 중국 위안화 절상 전망 역시 환율이 큰 폭으로 떨어진 원인이다.

현대증권 이상재 이코노미스트는 “무디스의 신용등급 상향 조정은 달러공급이 확대될 것이라는 기대를 유발해 원·달러 환율 하락에 압력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한 것”이라며 “올해 말 원·달러 환율은 1050원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 관련, 환율 하락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1100원대 밑으로 하락할 시 수출 기업의 채산성(수입·지출이 맞아 이익이 발생)이 악화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외환당국은 그동안 미세조정 수준에 그쳤던 시장 개입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전날 허경욱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우리 경제가 좋아진 점도 있지만 일부는 중국 위안화 절상 기대로 원·달러 환율이 과도하게 절상됐을 수도 있다”며 “필요하다면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이투자증권 박상현 이코노미스트는 “환율이 1000원대로 내려가면 무역수지가 악화될 수 있다”며 “내수가 완전히 정상화되기 전까지 환율 하락이 경기 전반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속도 조절이 필요”라고 말했다.

한편 원·달러 환율은 지난해 3월 1500원 대로 최고치를 기록한 후 내림세를 이어 오면서 올해 1월 1110원 선으로 하락했으나 두바이와 PIIGS(포르투갈·아일랜드·이탈리아·그리스·스페인 등 남유럽 재정위기 국가) 재정위기로 반등하면서 1170원대로 오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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