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의 방송 파행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MBC 노동조합은 5일 새벽 6시부터 총파업에 돌입했다. 노조는 파업 이유로 공영방송 지키기와 김재철 사장 퇴진을 들었다.

MBC는 파업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비노조원을 대체 투입하고 뉴스는 방송시간 단축, 시사 프로그램은 재방송, 예능 프로그램은 스페셜 방송으로 대체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장은 재방송과 스페셜 방송 등으로 땜질할 수 있 겠지만 노사간 합의점을 찾지 못한다면 파행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파업의 직접적 원인은 김재철 사장이 경영 2선으로 물러나 있던 황희만 이사를 부사장으로 전격 임명한 것을 들 수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노조는 MBC의 최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가 선임한 김 사장에게 주요 임원의 임명권이 있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는 건 아닌지 의문이 든다.

정권으로부터 MBC의 독립성을 지키겠다는 노조의 발상은 어디에서 나온 것인가. 정당한 이사회를 통해 사장이 선임됐고 더 나아가 정당한 인사권 행사에 파업이라는 무기로 압력을 행사하겠다는 것은 누가 봐도 납득하기 어렵다고 본다.

노조의 이번 파업은 명분에서 진 게임이다. 공영방송이라는 허울 좋은 이름을 걸고 노조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사장을 원하는 것이고 더 나아가 국민의 알 권리까지 박탈하겠다는 얄팍한 수에 불과하다.

MBC의 그동안 행적을 보면 이번 파업 역시 무리는 아니라고 본다. MBC는 그간 광우병 논란, 특정 종교에 대한 편파적 보도 등 도무지 공영방송이라고 볼 수 없는 내용들로 혹세무민했던 경우가 적지 않았다.

특히 지금은 국민들의 전 이목이 천안함 침몰 사태로 집중돼 있다. 천안함 인양과 진상규명을 알고 싶어 하는 시청자들의 요구를 뒤로 하고 자신들의 요구사항만 관철하려는 노조의 행태에 실망스러울 따름이다.

노조가 경영진과 불신과 반목을 일삼는 동안 KBS는 물론 후발업체인 민영방송 SBS에도 주요 프로그램 시청률 경쟁에서 밀리고 있다는 사실은 결코 가볍게 여길 사안이 아니라고 본다.

MBC가 공영방송이라면 공영방송답게 주인 시청자와 국민들을 위한 길이 무엇인지 심사숙고하여 행동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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