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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예부터 자연의 도움 없이는 농경과 어로 같은 생업을 할 수 없다. 비와 함께 바람은 때에 맞게 적당하게 불어야 풍성한 결실을 얻을 수 있다.

단군신화에도 홍익인간 이화세계를 이루려는 환웅이 바람(풍백), 구름(운사), 비(우사)의 신과 함께 인간 세상에 내려왔다는 이야기가 있다. 고대 그리스인들도 바람신을 ‘아네모이’라 부르며 풍요로운 삶을 구했다. 이렇듯 세계 나라마다 바람신의 호칭은 다양하다.

우리나라에서는 바람신이 어떠한 이름으로 부릴까. 대표적인 명칭은 ‘영등할망’이다. 영등할망은 육지의 해안 지방에서는 풍신(바람신)으로서의 개념이 강하지만 제주 지역에서는 해산물이나 농작물의 풍요로움을 가져다주는 풍농신으로 더 알려진 신이다.

구전에 의하면 영등할망은 음력 2월 초하룻날 제주도 한림읍 귀덕리에 있는 ‘복덕개’라는 포구로 들어온 다음 먼저 한라산에 올라가 오백장군에게 문안을 드리고, 어승생 단골머리부터 시작해 제주 곳곳을 돌며 봉숭화꽃·동백꽃을 구경한다는 말이 전해 오고 있다.

이 때문에 제주 지역에서는 2월을 ‘영등달’이라고 부르며 영등굿을 벌여 영등할망을 대접하는데, 초하룻날은 영등할망을 맞는 영등 환영제를 하며 12일에서 15일 사이에는 영등할망을 보내는 영등 송별제를 연다. 굿은 주로 마을 단위로 행해지며, 어업이나 농업에서의 풍요를 기원한다.

영등할망이 내려왔다가 올라가는 시기는 지역마다 다르지만 보통 2월 초하루에 내려와서 2월 보름이나 스무날에 올라간다고 여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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