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필라델피아 마운트 카멜 공동묘지에서 26일(현지시간) 경찰들이 훼손된 유대인 묘석에서 지문을 채취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미국에서 종교 증오 범죄로 추정되는 유대인 묘비 훼손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어 우려를 낳고 있다.

26일 AP통신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날 오전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 유대인의 묘비 100기가량이 훼손됐다는 신고가 경찰에 접수됐다. 일부 비석은 뿌리채 뽑혀 있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경찰은 경범죄성 공공기물 파괴 사건을 보고 있지만, 주민들은 유대인 증오 범죄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지난 주에는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에 있는 유대인 묘지에서 100여개의 비석이 훼손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와 비슷한 사건이 필라델피아에서 이어지자 종교 증오 범죄를 염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안네프랑크센터는 이날 SNS를 통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종교 차별을 규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세인트루이스의 유대인 묘비 훼손 사건을 대하며 반유대주의에 대해 ‘끔찍하다’는 표현을 한 바 있다.

미국 내 무슬림 단체들은 지난주 세인트루이스 사건 발생 직후 묘비 보수를 위한다며 모금운동을 벌여 13만여 달러(한화 약 1억 5000만원)을 모으기도 했다.

유대인 지역센터협회에 따르면 올해 들어 미국의 유대인 사회는 전국 27개주 54개 유대인 지역에서 폭탄위협을 당하는 등 피해가 속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최근 미국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가 18세 이상 성인 미국인 4248명을 상대로 진행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인들이 가장 따뜻하게 느끼는 종교인은 유대교인이었다.

‘종교에 대해 느끼는 미국인의 감정’ 보고서에서 온도로 표현된 따뜻함 지수는 유대교인이 1위를 차지했다. 유대교인은 2014년보다 4도가 오른 67도로 나타났다. 이어 가톨릭 교인이 66도, 주류 개신교인이 65도, 복음주의 기독교인 61도, 불교인 60도, 힌두교인 58도, 모르몬 교도 54도, 무신론자 50도 등의 온도를 기록했다. 가장 차갑게 느껴지는 종교인은 무슬림으로 48도를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각 종교인이 타종교를 평가한 조사결과에서는 개신교가 종교 전반에서 부정적 평가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무신론자는 주류개신교에 38점을 매겼고, 무슬림은 44점, 불교와 힌두교는 52점, 모르몬은 53점을 매긴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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