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1일 서울 삼성동 파르나스타워에서 BMW코리아 김효준 사장이 모델과 함께 뉴 5시리즈 차량 옆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천지일보(뉴스천지)

미리 보는 3년 뒤 ‘자율주행차’… 혼잡도로·고속도로서 거의 완벽
비즈니스세단에 쿠페 느낌 더해… “중형 세단의 미래 제시할 것”
“지난해 수입 단일차종 1위”… 작년 국내 5시리즈 1만7223대 판매

[천지일보=손성환 기자] “뉴 5시리즈는 한국 수입차의 역사이자 미래가 될 것입니다.”

BMW코리아는 지난 21일 서울 삼성동 파르나스에서 ‘7세대 뉴 5시리즈’를 국내에 처음 공개했다. BMW코리아 김효준 사장은 “BMW는 5년 후 완전자율주행차 시대를 앞두고, 뉴 5시리즈에 반자율주행기술을 적용해 중형세단의 미래를 제시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5시리즈는 수입차 단일 모델 중 최다 판매를 기록해 수입차 대표 모델로 자리매김했다”고 힘주어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국내에서 BMW는 64개 모델, 4만 8459대를 판매했는데, 5시리즈는 1만 7223대(전체 35.5%)를 기록했다. 특히 520d는 7910대나 판매돼 벤츠 E300(6169대)과 E220d(5957대)를 크게 따돌리고 수입차 단일차종 1위를 차지했다.

BMW에 있어서 5시리즈는 주력 차종 중 하나다. 또 한국 시장은 BMW그룹 내에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중요한 위치에 있다. 최근 BMW는 주요 생산 공장인 독일 바이에른주의 딩골핑 공장에서 누적 1000만대 생산을 기념하는 행사를 열면서 “1000만번째 차가 한국에 판매될 뉴 5시리즈”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 21일 BMW 뉴 5시리즈 공개 모습 ⓒ천지일보(뉴스천지)

◆자율주행, 혼잡·고속 구간도 수월

이날은 뉴 5시리즈 시승회도 열렸다. 신차에 적용된 반자율주행 기술을 직접 체험할 수 있었다. 시승 구간은 서울 삼성동 파르나스를 출발해 인천 영종도 BMW 드라이빙 센터까지 편도 약 66.6㎞ 거리다.

시승 차량은 국내 출시 차량들로, 528i를 대체하는 가솔린 모델 ‘뉴 530i’, 디젤 모델 ‘뉴 520d’와 ‘뉴 530d’ 등이며, 각 차들의 상시사륜 시스템인 엑스드라이브(xDrive) 모델들이었다. 지난해 가장 많이 팔린 모델의 신차 ‘뉴 520d’를 타봤다. 국내 뉴 5시리즈는 한국소비자의 의견을 반영해 1000만원대의 M스포츠패키지가 기본 적용됐다.

BMW 5시리즈는 반자율주행 시스템을 갖춘 벤츠 E클래스와 경쟁한다. 이에 5시리즈에도 반자율주행 기능인 ‘퍼스널 코파일럿(Personal CoPilot)’이 탑재됐다. 시승에서는 이 부분을 집중적으로 살펴봤다.

서울 영동대로를 지나 혼잡한 구간인 올림픽대로에서 ‘코파일럿’과 ‘정속주행’ 버튼을 차례로 눌렀다. 이어 가속·브레이크 페달에서 발을 떼고 운전대는 왼손으로 살짝 손만 대고 위험 상황이 발생할 때를 대비하고만 있었다.

또 아직은 교통법규상 운전대에서 손을 떼면 안 된다. 운전대에서 손을 떼면 6초 후에 운전대를 손으로 잡으라고 계기판에 경고 이미지가 뜬다.

시속 40㎞ 내외의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저속 구간이었음에도 520d는 제한속도 80㎞/h 안에서 앞 차량과의 간격을 유지하면서 사실상 차량 혼자 알아서 움직였다.

이렇게 20여㎞를 가다가 도로 공사 구간 등 돌발 상황과 공항고속도로로 빠지는 급회전 구간에서는 직접 운전을 했다. 간혹 차선을 이탈하려는 상황도 있었다.

자율주행 기능 코파일럿과 정속주행은 공항고속도로에 들어서면서도 지속했다. 차량은 다른 차들과 마찬가지로 차선을 잘 지키며 움직였다. 브레이크나 가속페달을 밟지 않고도 100㎞/h의 제한속도를 유지하며 주행했다.

‘코파일럿’ 시스템에는 전방 차량과의 거리를 유지하고 경고하며 비상 시 제동을 돕는 ‘액티브 크루즈 컨트롤’과 차선 이탈을 방지하는 ‘차선 유지 경고·보조 시스템’ 등이 적용됐다. 또 측면 충돌 상황에 대비하는 ‘측면 충돌 보호 시스템’도 기본 탑재됐다.

아직은 자율주행 기능이 운전을 보조할 수 있는 수준이다. 하지만 서울에서 인천 영종도에 도착하기까지 올림픽대로와 공항고속도로 등 총 50여㎞ 구간을, 발을 떼고 손만 살짝 댄 상태에서 차량이 스스로 움직인 셈이다. 3년 후의 미래자동차들의 일상을 체험했다.

▲ 지난 21일 반자율주행 기능이 탑재된 BMW 뉴 5시리즈가 국내에 공식 출시된 가운데 서울 삼성동에서 인천 영종도까지의 도로 구간과 영종도 BMW 드라이빙센터 트랙에서 뉴 520d M스포츠패키지 차량을 직접 시승해봤다. ⓒ천지일보(뉴스천지)
▲ 21일 BMW 뉴 520d 차량을 직접 시승하며 자율주행 기능을 작동한 모습과 제스처 컨트롤 작동 모습(아래) ⓒ천지일보(뉴스천지)

◆순식간에 트랙서 190㎞/h 가속

‘운전의 재미’라는 BMW 본연의 색채도 잃지 않았다. 5시리즈는 BMW의 주력 비즈니스 세단으로, 45년 전 시작해 790만대 판매를 기록한 차다. 1979년 첫 출시 당시부터 레이싱카와 럭셔리카의 경계를 허물었다고 발표할 정도로 주행성능에도 집중한 차다.

인천 영종도 드라이빙센터 트랙에서 경험한 뉴 520d의 주행성은 ‘밟는 대로 잘 달린다’였다. 시속 190㎞까지 순식간에 올라갔다. 회전 구간에서도 크게 쏠리지 않고 안정적이었다. 100㎞/h 이상에서 50㎞/h로 빠르게 감속하는 구간에서도 부드럽게 속도를 줄일 수 있었다.

7세대 뉴 520d는 4기통 디젤 엔진에 최고출력 190마력, 최대토크 40.8㎏·m의 성능을 갖췄다. 제로백(0~100㎞/h)은 7.5초(xDrive 7.6초)이며, 최고속도는 237㎞/h까지 가능하다. 아울러 국내 출시 차량인 뉴 530i는 신형 2리터 직렬 4기통 가솔린 엔진에, 252마력과 35.7kg·m의 힘을 낸다. 뉴 530d는 직렬 6기통 엔진에, 265마력, 63.2kg·m의 힘을 내며, 제로백은 단 5.7초에 이른다.

뉴 5시리즈는 문을 여는 순간 기존 차량들에 비해 매우 가볍다는 느낌이 든다. BMW 측에 따르면, 차체에 알루미늄을 대거 적용했기 때문이다. 전장·전폭·전고는 4936·1868·1479㎜로 각각 29·8·15㎜ 늘어났다. 그러면서도 공차중량(유럽기준)은 최대 115㎏까지 줄였다. 휠베이스는 7㎜가 늘어나 넓은 실내 공간을 제공한다.

탑승 차량이 디젤 차량인데도 엔진 소음이나 진동을 거의 못 느꼈다. BMW 관계자는 “뉴 5시리즈에는 방음재와 흡음재를 기존보다 많이 투입해 안락함에도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 21일 시승한 BMW 뉴 520d 차량 모습. 자동개폐가 가능한 BMW 전용 키드니그릴과 액티브 에어 플랩 컨트롤(위), 에어커튼과 에어브리더와 길다란 안개등, L자 모양의 LED 테일램프와 테일 배기 파이프도 양쪽으로 2개가 장착됐다. ⓒ천지일보(뉴스천지)
▲ BMW 뉴 520d M스포츠패키지 차량의실내 모습 ⓒ천지일보(뉴스천지)
▲ 전자식 계기판과 스티어링휠에 장착된 쉬프트 패들, 기어노브로도 수동 변속이 가능하다. 주차 시, 후방 카메라 작동 모습(왼쪽 하단) ⓒ천지일보(뉴스천지)

◆날렵한 쿠페디자인…손동작 볼륨조정

‘뉴 5시리즈’의 모습은 “상위 모델 7시리즈를 보는 것 같다”는 목소리가 많았다. 이전 모델 대비 수평적인 디자인에 스포티함과 고급스러움이 배어났다. 이날 5시리즈 상품매니지먼트총괄 볼프강 하커(Wolfgang Hacker)는 “7세대 5시리즈는 쿠페의 실루엣에 안락한 실내 공간이 특징”이라며 “이미 6세대 디자인이 성공적이어서 7세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면서 더 스포티하고 정교한 선을 만들어 달라고 디자인팀에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헤드램프도 이전 모델 대비 길어졌고 날렵해졌다. 공기저항 계수도 독일 기준 0.22Cd를 기록했다. BMW 전용 키드니그릴은 자동 개폐가 가능하도록 했다. 측면 C필러부근은 유선형으로 떨어져 트렁크로 라인이 이어지도록 했다. 6세대 대비 정교한 선과 스포티하다.

숄더 라인도 더 부각시켜서 역동적이며, 테일램프는 L자 모양의 시그니처 LED를 적용했다. 전체적으로 수평라인을 정교히 적용하면서 웅장하게 했다. 테일 파이프도 양쪽에 2개를 달면서 스포티 감성을 더했다.

5시리즈에는 7시리즈에 적용된 ‘제스처 컨트롤’도 있다. 인포테인먼트 부근 공중에서 집게손가락을 오른쪽으로 돌리면 이를 인식해 직접 터치를 하지 않고도 볼륨이 커졌다. 또 차량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사용 편리성을 위해 10.25인치의 고해상도 스크린에 새 인터페이스 디자인이 도입됐다. 스마트폰과 같은 정전식 터치 방식도 특징이다.

뉴 5시리즈는 디스플레이키가 있어 차량 정보를 확인할 수 있고, 무선 충전 패드에서는 이 키와 스마트폰을 충전할 수 있다. 커넥티브도 강화해 앱을 통해 차량 주변을 살필 수 있는 리모트 3D뷰 기능이 있다. 또 사고로 인해 에어백 전개 시 자동으로 긴급 전화를 걸어주는 기능도 있다.

5시리즈는 총 9개 트림이 있으며, 가격은 부가세를 포함해 6630만원부터 8790만원까지 있고, M스포츠패키지가 모두 기본 적용됐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