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31일 대한예수교장로회 성서총회 회원들이 정기총회가 열린 한국기독교연합회관 앞에서 22대 대표회장 선거에 단독 출마한 현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이영훈 대표회장을 두고 “후보자격이 없다”며 당선을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DB

“주요 교단들이 이단이라고 규정한 곳은 영입하고
한국교회 이단연구가들은 오히려 이단으로 만들어”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 이영훈 목사)가 안팎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대표회장 선거 문제로 내부 회원교단으로부터 사회법 소송이 제기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이번엔 이단 문제로 외부에서 비난이 일고 있다.

최근 세계한인기독교이단대책연합회(세이연, 대표회장 진용식 목사)는 제5차 서울총회를 열고 한기총를 집중 비판했다. 세이연은 선교단체 인터콥의 최바울 선교사에 대해 ‘이단성이 짙은 불건전한 단체’라고 규정하면서 2011년 창립과 함께 존재감을 알렸다. 직전 대표회장은 한기총 분열의 주요 원인이 됐던 이단 논란의 불씨를 지핀 최삼경 목사였다. 최삼경 목사가 2015년 세이연을 탈퇴하며 활동이 잠정 중단됐다. 같은 해 5월 최 목사는 한국교회의 이단 연구가 교리적인 기준보다 목회와 정치적인 이유가 작용한다고 회의감을 내비친 바 있다. 그 뒤를 이어 진용식 목사가 대표회장에 오르며 이번 서울총회를 열고 공식 활동 재개를 알렸다.

세이연은 한기총이 한국교회가 이단이라고 규정한 단체들에 대해서는 이단을 해제해주고, 최삼경 목사 등 이단 상담가들은 오히려 이단이라고 규정했던 데 불쾌감을 표했다.

세이연의 5차 총회 성명서에서 이들은 한기총이 한국교회연합(한교연)과 분리된 원인과 최근 한국교회총연합회(한교총) 조직의 핵심 문제를 ‘이단 문제’로 보고 “한기총은 한 편으로 이단들을 해지하고, 한 편으로 이단 연구가들을 이단 내지 이단 옹호자로 규정했던 잘못을 회개하고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명에 따르면 세이연은 한기총이 주요 교단으로부터 이단·사이비 등으로 규정된 7단체에 대해 이단을 해지하거나 영입해 한국교회의 대표성을 상실하고 이단옹호기관처럼 변질됐다는 주장이다. 언급된 단체는 평강제일교회 박윤식 목사, 세계복음화전도협회 류광수 목사, 사랑하는교회(구 큰믿음교회) 변승우 목사, 세광중앙교회 김노아(김풍일) 목사, 한국 크리스천투데이 설립자 장재형 대표 등이다.

이어 세이연은 한기총이 류광수 목사가 2011년에 가입한 개혁총회(조경삼)를 받아들여 류 씨에게 실질적인 이단 면죄부를 줬고, ‘류광수는 이단 아니다’(현 대표회장 이영훈)고 확인까지 해주며 한기총 소속으로 활동하게 한 전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후 한교총을 만드는데 장애물로 대두되자, 류광수 목사는 한기총 탈퇴를 선언했지만 교단은 그대로 둬 이중행보를 보였다는 지적이다.

세이연은 자신들의 소속 목회자에 대한 한기총의 ‘이단 규정’도 문제 삼았다. 한기총은 소속 이단상담소장으로 무려 9년이나 봉사했던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통합 측 소속 최삼경 목사를 질서위원회의 이름으로 성명을 내고 “최삼경은 이단이다”고 규정했다. 또 진용식·정동섭· 신현욱 목사에 대해 이단·사이비·이단옹호자로 규정했다. 최 삼경 목사와 회의를 함께 진행한 박형택·김학수·박남수·윤재선·이희수 목사도 이단옹호자로 규정됐다. 그리고 최삼경 목사가 소속된 예장 통합 측 총회장과 총무도 이단옹호자로 평가됐다.

이에 세이연은 한기총에 “이단연구가들의 연구 및 대처 활동을 적극적으로 보호하고 지원해 주는 연합기관이 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한기총은 22대 대표회장 선거 후보 등록 문제로 마찰을 빚더니 결국 소송전에 휘말리게 됐다. 후보로 등록했지만 ‘은퇴목사’라는 이유로 탈락된 예장성서총회 김노아 목사 측이 지난 1월 31일 대표회장 선거에서 이영훈 목사가 선출되자 즉각 반기를 들고 소송을 제기했다. 김 목사 측은 지난 6일 대형 로펌에 ‘한기총 대표회장 직무정지 가처분’을 내고 본격적인 소송전에 돌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소송에서 중점적으로 가려질 사안은 한기총 대표회장에 대한 정관해석 부분이다. 예장성서총회 측과 한기총이 이영훈 목사의 임기에 대한 다른 정관 해석을 놓고 불꽃이 튀는 가운데 소송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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