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명승일 기자] 올가을 마트를 달궜던 상품이 있다. 한 대형마트에서 야심차게 내놓은 태국산 ‘깐 새우’ 팩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태국산 새우가 40~45마리가 먹기 좋게 껍질까지 벗겨져 있지만 1만원 초반대 가격으로 저렴해 점포마다 품절사태를 빚기도 했다. 하지만 새우를 까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군가에게 줄 정당한 대가가 포함된 가격인지 의문을 품지 않을 수 없다.

미국에서는 이러한 합리적 의심을 가진 소비자와 언론을 통해 태국산 새우의 민낯이 공개됐다. 이후 태국산 칵테일 새우의 불매 운동이 오랜 기간 동안 지속됐다. AP통신은 “태국 내의 새우 까는 노동자들은 무보수로 하루 16시간 노동을 강요받으며 감금, 착취 등의 고통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이러한 비정상적인 상황이 용인되는 핵심적인 이유는 최종 소비자가 그런 제품을 지속적으로 선택하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수입산 냉동새우에 불신을 키우는 사건도 발생했다. 베트남산 냉동새우에서 동물의약품의 일종인 푸라졸리돈이 기준치 초과 검출돼 식약처에서 회수 조치됐다. 수입된 지 1년이 지난 새우를 헐값에 들여와 조작된 제조일자로 시중에 유통된 사례도 있어 새우를 믿고 먹기가 더욱 더 어려워지게 됐다.

새우의 주요 수입국인 베트남과 태국의 새우 양식에 사용하는 약품 기준이 허술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생새우뿐 아니라 냉동새우 구매 시에도 원산지 확인이 중요하다. 또 어떤 사료를 먹였는지, 양식장에 제초제 등이 검출되지는 않았는지, 인증 여부 등 믿을 만한 생산업체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가격이 지나치게 저하거나, 가급적 깐 새우는 피하는 것도 좋다.

국내에서 새우를 양식하는 한 업계 관계자는 “국내 새우 양식장의 규제 기준이 까다롭다고 할 수는 없지만, 해외 수입산 새우보다는 국내법에 의해 규제를 받기 때문에 더욱 믿을 만하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법적제도상 새우에 유기농 기준은 없으며, 무항생제 새우 인증을 받은 곳은 두 곳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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