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국 교육 등 정치 캠페인이 불교 말살"
신장자치구 동투르키스탄과의 연대 희망


(뉴델리=연합뉴스)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는 티베트 문제를 둘러싼 갈등이 중국 공산당의 극좌 노선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나 그는 상호 이해를 위해 중국과 계속 접촉할 것이라면서 망명 티베트인들의 상황에 대한 이해를 돕는 차원에서 중국 관리들을 초청한다고 밝혔다.

달라이 라마는 10일 티베트 무장봉기 51주년 기념식에서 발표한 성명에서 "미국 대통령과 저명한 비정부기구들, 국제기구를 포함한 수많은 정치적 정신적 지도자들이 우리가 추구하는 중도 노선과 티베트인의 투쟁에 대해 더 이해하고 지지하는 것은 큰 영광이며 만족"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중국 출신의 수많은 지식인이 점차 우리의 상황을 이해하고 지지하게 됐다"며 "이로써 티베트 문제는 중국인과 티베트인간의 문제가 아니라, 중국 공산 당국의 극좌 노선에서 비롯된 것임이 명백해졌다"고 덧붙였다.

달라이 라마는 2008년 티베트 유혈사태 이후 국내외에 거주하는 중국 지식인들이 티베트 문제에 관해 800여건의 선입견 없는 글을 썼고, 국외에서 만난 중국 지식인과 학생들이 진심 어린 동정과 지지를 보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또 "최근 중국은 티베트 사원에서 '애국 재교육'을 포함한 다양한 정치 캠페인을 벌이면서 승려들을 감옥과 같은 상태에 두고 정진과 평화 실행의 기회를 박탈했다"며 "이는 사원을 박물관화하고 불교를 말살하려는 의도"라고 비난했다.

특히 그는 중국과의 관계 악화를 무릅쓰고 중국 신장(新疆)위구르자치구의 소수민족 문제도 거론했다.

달라이 라마는 "그동안 점점 강화하는 난관과 탄압에 시달려온 동투르키스탄 사람들을 생각해보자. 나는 그들과의 연대감을 표현하고자 하며 그들과 함께 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달라이 라마는 중국-티베트 문제는 양측 주민이 직접 풀어야 하는 만큼 상호 이해를 도출할 기회가 생긴다면 언제든 중국인들과 접촉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티베트 문제가 해결되면 나는 어떤 정치적 지위도 갖지 않을 것이며 망명정부 구성원들 역시 그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달라이 라마는 또 "티베트인들의 상황을 직접 목격할 수 있도록 티베트자치구에서 일하는 관리들을 자유세계에 있는 티베트 공동체에 초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인도에 거주하는 티베트인들은 전날부터 망명정부가 있는 다람살라와 뉴델리 등에서 반중 시위를 벌이고 있다.

특히 9일에는 일부 티베트인들이 뉴델리 시내에 위치한 중국 대사관에 난입하려다 인도 경찰에 검거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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