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통신업자 김씨가 중국 현지 보이스피싱 조직 콜센터에 070통신 회선을 제공하다 안산단원경찰서 수사팀의 급습으로 검거될 당시의 현장 모습. (제공: 안산단원경찰서)

5개 통신사에 타인명의로 영업사원 등록
1000개 회선 임대받아 5400만원 챙겨

[천지일보 안산=정인식 기자] 경기도 안산단원경찰서(서장 이재홍)가 중국 내 보이스피싱 조직 콜센터에 070 인터넷전화 회선 및 발신 번호 변경 서비스를 제공해온 국내 통신업자 김모씨를 사기 방조혐의로 구속했다고 13일 밝혔다.

국내에서 보이스피싱 조직에 인터넷전화 회선 등을 제공한 통신업자를 구속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 안산단원경찰서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국내 5개 인터넷 통신사에 타인 명의를 이용해 영업사원으로 등록한 후 약 1000개의 통신회선을 임대 받아 중국 현지 보이스피싱 조직 콜센터에 070통신 회선을 제공한 김씨를 검거하고 제출한 통신 내역을 공개했다. (제공: 안산단원경찰서)

김씨는 지난해 12월 중국 청도에서 보이스피싱 조직원을 만나 070 인터넷전화 통신회선과 금융기관 대표번호 등으로 발신번호 변경서비스를 제공해 주는 대가로 통신요금의 약 20%를 수수료로 받기로 공모했다. 그 후 국내 5개 인터넷 통신사에 타인 명의로 영업사원으로 등록해 약 1000개 통신회선을 임대받아 중국 현지 보이스피싱 조직 콜센터에 통신 회선을 제공하고 약 5400만원의 부당 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로부터 070인터넷전화 회선을 제공 받은 보이스피싱 조직은 국내 금융기관의 대표 전화번호인 1588-****, 02-000-0000번과 같이 번호변경 서비스를 이용, ‘00은행’ ‘00저축은행’ 등 금융기관 상담원을 사칭해 ‘저금리 대출을 해 주겠다’고 속여 전산 삭제비, 보증보험료 등의 명목으로 금액을 편취한 것으로 드러났다.

▲ 중국 현지 보이스피싱 조직 콜센터에 070통신 회선을 제공하던 국내 통신업자 김씨가 안산단원경찰서 수사팀의 급습으로 검거될 당시 범죄에 악용되던 컴퓨터 화면. (제공: 안산단원경찰서)

대출사기를 당한 한 피해자는 “금융기관 대표번호로 전화가 걸려와 금융기관 콜센터로 생각하고 쉽게 속았다”고 말했다.

특히 김씨는 중국 보이스피싱 조직원들로부터 넘겨받은 불법 개인정보를 이용해 인터넷전화를 대포폰으로 모두 개통했다. 또 보이스피싱 조직에게 제공한 회선이 피해신고 또는 범죄이용 등의 이유로 차단될 경우 일정기간이 지나면 동일 가입자 명의로 재개통이 가능하다는 허점을 이용해 070인터넷전화 회선을 반복적으로 사용·관리해왔던 것으로 확인됐다.

안산단원경찰서는 김씨가 보이스피싱 조직에게 제공해온 인터넷전화 통신회선에 대해 즉각 회선 차단을 요청해 추가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신속한 조치를 취했다.

이재홍 안산단원경찰서장은 “발신번호 070 또는 1588-****번으로 금융기관 상담원이라며 대출을 해 줄 테니 수수료를 보내라고 요구하는 전화는 전형적인 보이스피싱 대출사기이므로 각별한 주의를 요한다”며 “중국, 필리핀 등에 위치한 보이스피싱 콜센터 단속을 위해 공조수사를 벌이는 한편 범죄에 이용되는 대포폰, 대포통장의 유통을 근절하기 위해 수사력을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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