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색색의 체육복을 입은 신천지교회 6만여 성도들이 7일 과천시민회관 옆 운동장에 모여 과천시의 종교편향·편파 행정을 규탄하는 대규모 집회를 가졌다. 이날 시위는 질서정연하고 문화행사 같은 인상을 줘 시위의 신문화를 열었다는 평이다. ⓒ천지일보(뉴스천지)
▲ 신천지교회가 매입한 문원동 90-1번지 일대 땅을 찍은 인공위성 사진. 빨간색으로 표시된 1030도로는 나무와 집으로 막혀있어 유명무실한 도로다.ⓒ천지일보(뉴스천지)

“편파적 행정… 종교의 자유 침해 받아”
질서정연한 모습과 평화적 시위 문화 눈길

[뉴스천지=유영선 기자] 과천시가 교회 건축에 대한 차별적인 행정을 보이고 있어 종교편향․편파적 행정을 자행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7일 과천시민회관 옆 운동장에서는 전국서 모인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이하 신천지교회) 6만여 성도들이 과천시의 행정을 규탄하는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신천지교회는 “과천시의 편파적인 행정으로 교회의 재산권 행사 및 시설 사용의 제한을 당해 많은 피해를 입어 왔다”며 “헌법이 보장하는 종교의 자유를 침해받아 이 같은 집회를 갖게 됐다”고 밝혔다.

신천지교회는 “2002년 5월 문원동 90-1번지 일대의 땅을 종교용으로 매입해 성전을 건축하고자 했으나 매입한 부지를 관통하는 1030도로의 용도폐지를 시가 거부해 성전을 건축할 수 없었다”면서 “시는 오히려 3년이 지나도 종교건물을 짓지 않은 데 따른 취득세와 주민세를 청구하고 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과천시청 건설과 관계자는 “신청지역은 장애인 관련 복지시설 건립을 고려중인데다 인근지역 주민들이 도로 포장을 건의하는 등 적극적으로 이용되는 도로이므로 용도폐지 및 매각이 불가하다”며 “구체적인 계획은 세워지지 않았으나 중장기적으로 그 도로를 활용해 나갈 방침이기에 신천지 측의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신천지교회 측은 “1030도로는 흔적도 없고 전혀 사용되지도 않는 도로”라며 “현재 주민들의 왕래가 있는 바로 인접 골목을 직선 4m 넓이로 기부채납한다는 조건으로 1030도로에 대한 용도폐지를 요청했지만 시가 이를 거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현장을 방문해 신천지교회 측이 매입한 부지를 확인해본 결과  1030도로는 주택을 관통하고 나무와 덤불로 덮여 전혀 사용할 수 없는 도로로 밝혀졌다. 또, 장애인 복지시설도 매입한 땅과는 전혀 다른 곳에 건축이 한창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국민고충처리위원회와 감사원도 “문원동 90-1번지 일대를 관통하는 1030도로는 사실상 도로가 없는 상태로 용도폐지해 해당 종교단체에 불하할 것”이라고 과천시에 권고했지만 시는 이를 외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뿐만 아니라 현재 신천지교회가 들어선 뉴코아상가 9층은 매입 당시 문화집회시설로 종교집회가 가능했지만 후에 관련 법규가 개정돼 불법 건물로 간주되고 있다.  

신천지교회는 이날 대회사에서 “과천시는 어떤 곳에도 없는 기준을 정해 건축 허가 및 소유를 불허하고 있다”며 “우리의 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거나 시정하지 않을 경우 신천지 성전 건축이 승인될 때까지 끝까지 싸워나갈 것”이라고 목청을 높였다.

과천시는 이와는 달리 인근지역의 또 다른 교회에 대해선 법을 개정하면서까지 편의를 봐줬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시는 종교시설을 지을 수 없는 일반주거지역에 ㅇ교회 신축을 허가하기 위해 관련 규정을 바꿨을 뿐만 아니라 관악산 일대를 주차장으로 불법 이용하고 있는 행태마저 묵인하는 등 편법과 특혜를 베풀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신천지교회 측은 “끝없는 종교 편향적 종교 탄압적 행정을 자행하고, 특정교회들에게는 특혜성 행정을 자행하는 과천시는 공공기관으로서의 기능을 상실했다”고 지적했다.

종교자유정책연구원 관계자는 “공무원에 의한 종교편향 문제가 크다”며 “신앙이 개인적인 문제로 돌아가야 하는데 사회적으로 표출되는 것이 문제가 된다. 감봉․정직․파면 등 처벌조항을 명확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공무원의 종교편향 행위를 금지하는 내용을 담은 공무원행동강령 제6조에는 공무원은 직무를 수행할 때 지연·혈연·학연·종교 등을 이유로 특정인에게 특혜를 주거나 특정인을 차별해선 안 된다고 명시돼 있다.

한편, 이날 운동장을 가득 메운 신천지교회 성도들은 색색의 체육복을 입고 ‘우리는 과천을 사랑한다’ ‘과천시는 편파적 허가를 중지하라’ ‘과천시는 종교편향을 중지하라’ ‘종교자유 보장하라’ 등의 구호와 함께 역동적인 움직임으로 하나 되는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끌었었다.

경찰 관계자도 “엄청난 규모의 시위임에도 불구하고 질서정연하고 아름답게 시위하는 모습은 처음 봤다”며 “마치 문화행사를 보는 것 같아서 가족을 데리고 나오기까지 했다”고말했다. 끝까지 평화적으로 진행된 시위를 통해 시위의 새로운 문화를 선보였다는 평이다.

이날 집회 장소에 전남 여수의 신천지교회 사람들을 태우고 왔다는 버스기사 김모(49, 여수 공화동) 씨는 “전국에 흩어져 있는 성도들이 모여 행사한다고 해서 운전해 왔는데 사람이 엄청 많이 모인 것을 보고 적잖이 놀랬다”면서 “과천에서 교회 부지 건축 허가를 안해준다고 들었는데 이런 사람들이 교회를 짓는다고 하면 그냥 허가해주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의견을 냈다.

규탄 집회를 지켜본 한 과천시민은 “신천지교회가 과천에 들어온 지 5~6년 정도 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들은 근처의 좋은 상가들과 땅을 모두 사는 것 같더라”며 “정부청사가 있고 유흥업소가 없는 등 주변 환경이 좋으니 신천지 사람들이 과천을 좋아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신천지교회는 지난 2007년 ‘MBC PD수첩’ 방송에서 이단·사이비단체로 보도돼 사회적으로 큰 논란이 일기도 했으나, 지난해 10월 ‘MBC PD수첩’이 방송 내용의 허위 사실을 인정하고 정정 및 반론 보도를 내보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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