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생명배 세계어린이 국수전 특별이벤트로 임경찬(오른쪽)군과 인공지능 ‘돌바람’의 대리인이 대국을 펼치고 있다. (제공: 대한바둑협회)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제16회 한화생명배 세계 어린이 국수전 본선을 앞두고 지난 13일 여의도 63빌딩 3층 사이프러스룸에서 인간 대 인공지능의 대결이 다시 재현되는 특별이벤트가 펼쳐졌다.

작년 제15회 한화생명배 유단자부 우승자인 박동주(광주 수완초 5)군과 준우승자 임경찬(서울 화곡초 4)군이 국내 유일 인공지능 대국 프로그램인 ‘돌바람’과 맞섰다. 돌바람은 1라운드에서 박동주군에게 254수 흑불계패를 당했으나, 임경찬군에게는 250수 백13집 반승을 거뒀다.

이어 2라운드 대국에선 박동주군과 임경찬 군이 돌바람을 상대로 모두 불계로 이겼다.

‘돌바람’은 미국에 있는 아마존 클라우드를 사용하며 30초 안에 100만개의 수를 계산할 수 있다. 모든 경우의 수를 다 파악하지 않고 가장 이길 확률이 높은 수만 골라 계산하는 몬테카를로 탐색 방식을 활용하기 때문인데 이는 알파고와 같은 방식이다. ‘돌바람’은 지난해 중국에서 열린 제1회 미림합배 세계 컴퓨터 토너먼트에서 1위를 차지했으며, 조치훈 9단과의 4점 대국에서 승리를 거둔 바 있다.

이번 ‘돌바람’에 맞선 어린이 선수들의 실력도 만만치 않다. 2005년생인 박동주군은 제4회 광주교육감배 최강부에서 우승했으며, 제44회 전국소년체육대회 남자초등부 광주팀 대표로 출전했다. 2006년생인 임경찬군도 문화체육관광부장관배에서 저학년부 준우승, 제16회 한화생명배 국수부 본선에도 진출했다.

두 어린이 선수와 ‘돌바람’은 흑백을 바꿔 2판씩 뒀으며, 알파고 때와 마찬가지로 ‘돌바람’은 서버를 통해 착점한 위치를 대리인이 곁에 앉아 바둑판에 착점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한편 같은 날 같은 장소에선 한화생명배 역대 우승자 출신 프로기사 대 해외 프로기사의 대결도 함께 벌어졌다. 6회 우승자 홍무진 2단과 13회 우승자 강우혁 초단에 맞서 미국의 에릭 루이(26) 초단과 유럽을 대표한 아템 카차노브스키(21, 우크라이나) 초단이 한국 대 해외 선수의 2대2 크로스 대결로 총 4판을 진행했으며, 한국의 홍무진 2단과 강우혁 초단이 4전 전승을 거둬 한국 바둑의 저력을 보여줬다.

홍무진 2단은 입단 전부터 각종 아마대회에서 우승 및 아마대표로 선발되는 등 주목받아온 강자고, 강우혁 초단은 작년 8월 영재입단대회를 통해 프로기사가 된 2001년생 유망주다. 또한 에릭 루이 초단은 이번 행사를 앞두고 치러진 미국 선발전에서도 우승을 차지했으며, 카차노브스키 초단은 우크라이나 자국 대회 26회 우승, 2010년 한국 주최 국무총리배 5위 입상 등의 경력을 갖고 있다.

양대 이벤트 모두 각자 30분에 30초 초읽기 3회, 덤 6집 반으로 진행됐으며, 모든 대국은 사이버오로를 통해 생중계 됐다.

어린이 바둑대회로는 세계 최대 규모인 한화생명배 세계 어린이 국수전은 세계 9개국, 총 1만 여명의 어린이들이 참여해 지난달 4일부터 이달 10일까지 전국 24개 지역예선을 마친 가운데 오는 28일 여의도 63빌딩에서 본선이 펼쳐진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