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시 주최로 23일 오전 서울 중구 숭례문 광장에서 조선시대 중요한 군례의식 중 하나인 ‘파수의식’이 8년 만에 재현되어 수문장 교대가 이뤄지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인정‧파루‧개폐‧순라 군례의식 선보여
왕궁수문장 20주년 행사 ‘대열의식’ 재현

[천지일보=김빛이나 인턴기자] 2008년 화재로 중단됐던 ‘숭례문 파수의식’이 8년 만에 재개됐다.

서울시는 23일 오전 서울 중구 숭례문 광장에서 조선시대 중요한 군례의식 중 하나인 ‘파수의식’을 진행했다. 파수의식은 조선시대 ‘개폐’의식과 ‘순라’의식을 연결한 군례의식이다. 개폐는 통행금지시간을 알리는 ‘인정’과 통행허용시간을 알리는 ‘파루’에 도성문을 여닫는 것이고, 순라는 도둑‧화재 등을 예방하기 위해 순찰하는 것을 뜻한다.

이날 행사에 파수꾼들은 조선시대 당시 모습을 재현해 전통의복을 입고 조총으로 전방을 경계하며 파수의식을 거행했다. 숭례문을 향해 가는 병사들은 각각 적색, 청색의 깃발을 들었고 그 뒤를 노란색 의복을 입고 전통가락을 연주하는 취타대가 따라 걸었다.

취타대 뒤를 따라 걷던 수문장은 숭례문에 도착하자, 교대에 앞서 신원확인을 위해 이미 있던 수문장과 군호를 맞추고 순장패(신분확인 패)를 건네받았다.

행사를 관람하던 서경자(여, 경기도 부천시 소사구)씨는 “8년 만에 있어지는 일이라 그런지 너무 감동적”이라며 “8년 전 숭례문이 불탔을 때 너무 마음이 아팠다. 다시 재건되고 파수의식도 재현돼 감격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서울시는 ‘숭례문 파수의식’에 이어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왕궁수문장 20주년 기념행사’를 개최했다.

기념행사에는 조선시대 수도방위 중앙군의 군례문화 중 하나인 ‘대열의식’이 재현됐다. ‘대열의식’은 조선시대 군사사열 가운데 임금이 참관해 병사들의 전투능력을 측정하는 ‘습진(진법 연습)’을 말한다.

병사들의 호위를 받으며 자리에 앉은 임금 앞에 검과 창으로 무장한 병사들이 서울광장에 줄줄이 도열했다. 서울광장을 걷던 시민들과 관광객들은 이 낯선 광경에 모두 가던 길을 멈추고 행사를 관람했다.

자녀와 함께 오랜만에 서울을 찾았다는 최인정(38, 여, 제주도 서귀포시 대정읍)씨는 “행사를 하는지 몰랐는데 아주 운이 좋은 날이다. 이런 행사도 처음 보는 것인데 아이가 재미있어해 좋다”고 말했다.

진지한 표정으로 관람하던 한거부(77, 남)씨는 “이런 행사는 역사와 전통을 이어간다는 뜻에서 아주 의미 있는 행사”라며 “(행사가) 앞으로도 지속됐으면 좋겠고 자주 있었으면 한다”고 희망했다.

행사장 한켠에는 궁중복식, 취타대의 전통악기, 활쏘기 등 체험부스가 열렸다.

궁중복식 체험부스에서 옷을 갈아입은 양은미(여, 인천 남동구)씨는 “다른 예쁜 옷들도 많았지만 임금이 돼 보고 싶어서 임금 옷을 입었다”며 “행사가 있었는지 몰랐는데 우연히 참여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숭례문 파수의식’은 숭례문 휴무인 월요일을 제외하고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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