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원금을 전달받은 12개 단체 관계자들이 원불교 성직자들과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해원·상생·치유·화합의 특별천도재비 전달식
원100주년 특별천도재 재비 5억원 환원해
유족단체 등 26곳에 각 2천만원씩 지원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그동안 사진 찍기 생색내기 이런 종교들 많았어요. 그런데 교무님과 교도님들 모든 분들의 마음이, 그 어떤 단어보다도 진심이 담겨서 여기 있는 엄마들과 자꾸 울었어요. 정말 고마운 거에요. 돈을 전해 받아서 고마운 게 아니라, 마음을 느꼈기 때문에 진심으로 고맙게 느껴졌어요.”

22일 원불교 서울교당에서 진행된 ‘대한민국 근·현대 100년 해원·상생·치유·화합의 특별천도재비 전달식’에 참석한 세월호 유가족 고(故) 오영석군 어머니 권미화씨는 “돈을 전달받아서 그러는 게 아니라 원불교의 진심이 느껴졌다”며 눈물을 흘렸다.

이날 원불교는 특별천도재 재비 5억 2000만원이라는 거액을 민주화·재난재해 등 근현대 100년에 걸쳐 우리나라에서 희생된 유족 단체들에게 기부했다. 총 26개 단체에 각 2000만원씩 기부할 예정이었으며 지금까지 총 20개 단체가 선정됐다. 6개 단체는 아직은 미정이다. 이날은 12개 단체에 2억 4000만원이 전달됐다. 

지원을 받은 단체는 제주4.3희생자유족회, ㈔한국전쟁전후민간인희생자전국유족회, 한국전쟁전후민간인피학살자전국유족회, 민주화운동실천가족협의회, 3.15의거기념사업회, 여정남추모기념사업회, 원불교인권위원회, 인천민주화운동계승사업회,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 ㈔민주화운동유가족협의회,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비정규직없는세상과노동열사추모를위한네트워크 등 12곳이다. 
 

▲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대표로 지원금을 받은 세월호 희생자 고(故) 오영석군의 어머니 권미화씨가 눈물을 보이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유가족들이 감동을 받는 것은 비단 돈 때문만은 아니었다. 원불교가 희생 영령들과 유가족들에게 쏟은 시간과 정성 때문이라는 것이다. 일례로 원불교는 세월호 사건이 터진 후 곧바로 유가족들을 위로하고 지금까지도 뒷받침을 해주고 있었다. 또 희생 영령들을 위로하기 위해 10년 전부터 3654일 동안 ‘10년 대정진기도’를 드려왔고, 이후 100일 동안 개벽 대정진기도를 진행했다. 이와 함께 사회에 환원할 천도재 재비를 마련하기 위해 교도들의 마음을 모았고, 전국 교당 200인의 독경단을 통해 49일 천도재를 지냈다. 이 같은 노력이 유족들의 마음을 움직인 것으로 보인다.

원불교 한은숙 교정원장은 “아픔을 진정으로 함께한다는 게 참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며 “천도재를 통해 영령들에게는 위안이 되고, 살아있는 가족들의 아픔을 조금이라도 치유할 수 있다면 큰 보람이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아울러 “우리 사회에 아직도 밝혀지지 않고 진실이 왜곡되는 상황들이 가슴 아프다. 이런 것들이 바르게 돼서 대한민국이 건강한 사회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강조했다.

원불교는 지난 4월 26일 개교 100주년을 맞아 근현대사 100년 동안에 희생을 당한 영령들을 위한 대국민 상생 특별 천도재를 봉행했다. 서울시청 광장에서 진행된 천도재의 대상은 원불교 100년, 대한민국 100년 근현대 역사에서 희생된 일제 강점기 희생 영령, 한국전쟁 희생 영령, 산업화 희생 영령, 민주화 희생 영령, 재난재해 희생 영령 등 5대 영령으로 크게 구분됐다. 원불교는 지난 3월 13일 초재를 시작으로 7.7천도재를 지내왔고 이날 천도재는 모든 천도재를 마무리하는 종재였다.

천도재가 열린 서울광장 현장에는 한국전쟁전후민간인피학살자 전국유족회,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 태평양전쟁피해자보상추진협의회, 야스쿠니무단합사철폐소송 원고단 등 100여명의 유족들이 참석했다.

당시 원불교는 천도재를 위해 기부된 천도재비를 전액 사회에 환원할 방침이라고 밝혔고, 이날 전달식에서 약속대로 모금액을 유족들에게 전달했다.
 

▲ 참석자들이 희생 영령들을 위해 기도를 올리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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