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는 끝내 불참..여론 반응 엇갈려

(워싱턴=연합뉴스) "내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가질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상처를 입을 사람들을 생각하는 대신 나만을 생각했습니다. 잘못됐습니다. 바보같았습니다"
3개월 가까이만에 19일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는 13분여간 이뤄진 입장표명 자리에서 자신이 저지른 불륜 사실을 강하게 자책하면서 "무책임하고 이기적 행동이었다"고 사과를 거듭했다.

미국프로골프협회(PGA) 본부가 있는 미 플로리다주 폰테베드라비치 TPC소그래스 클럽하우스에서 이뤄진 이날 입장표명은 우즈가 미리 준비한 성명을 낭독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우즈는 "문제는 나의 거듭된 무책임한 행동이었다. 내가 배운 핵심적 가치대로 살지 않았고, 내 행동이 잘못된 것은 알았지만, 보통의 규범이 적용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했다"면서 자신이 불명예를 자초했다고 때늦은 후회를 거듭했다.

침통한 표정으로 등장한 우즈는 간혹 감정이 북받치는 듯 말을 중단하기도 했지만 비교적 차분한 목소리로 참회를 이어갔다.

지난해 11월 27일 `의문의 교통사고' 이후 잇단 성추문 폭로로 불거진 이번 사태 이후 우즈는 자신의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아내인 엘린 노르데그린 및 가족, 팬에게 사과했지만 직접 모습을 드러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넥타이를 매지않은 셔츠 위에 재킷을 걸쳐 입은 우즈는 자신의 불륜사실에 대해 몇차례나 무책임하고 팬들의 기대를 저버린 행동이라고 자책하며 반성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아내인 엘린에게 맞았다는 그동안의 소문이나 일각에서 자신을 향해 제기하는 약물 복용설에 대해서는 억울하다는 듯 강하게 일축했다.

그러면서 언론이 아내와 딸의 사생활을 보호해 줄 것을 거듭 호소했다.

우즈는 또 자신의 골프 복귀 의지를 거듭 밝히며 "언젠가 다시 나를 믿게될 수 있는 마음의 문을 열어줄 것을 부탁드린다"고 팬들의 성원도 당부했다.

그는 이날 자신이 불교도로서 자라온 사실을 공개하면서 어머니로부터 배운 불교의 가르침대로 살아가겠다는 다짐도 했다.

힘들게 반성문을 읽은 우즈는 성명 낭독 뒤 행사장에 참석한 어머니 쿨티다 우즈에게 다가가 깊은 포옹을 했다. 하지만 아내 엘린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이날 행사장에는 풀 기자를 포함, 지인 등 40여명만이 초청됐다.

하지만 우즈는 이날 결혼생활 유지 여부, 교통사고 발생 이유, 불륜 상황, 재활치료 내용 등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고, 별도의 질문도 받지 않았다.

한편 이날 우즈의 불륜사실에 대한 공개 반성문 발표는 미국의 주요 언론 및 인터넷 웹사이트를 통해 생방송됐고, 전세계 주요국에도 실시간으로 전달됐다.

미 언론은 모니카 르윈스키와의 스캔들로 재임 당시 공개적인 사과를 한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사과 이후 가장 많은 언론이 우즈의 불륜사실 사과 발표를 생방송 중계했다면서 시청자가 수천만명은 될 것이라고 추정했다.

실제 이날 뉴욕 증권거래소는 우즈가 반성문을 발표하던 시간에는 거래가 급격히 줄기도 했다.

ABC방송의 뉴스진행자인 조지 스태파노풀로스는 "공인이 지금까지 한 가장 주목할만한 공개사과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우즈의 어머니인 쿨티다는 이날 공개사과 이후 "인간으로서 모든 사람은 잘못을 하고 실수를 한다. 그것으로부터 배울 때 우리는 전진을 한다"면서 "우즈가 좀 더 강하고 나은 사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즈의 후원사 자리를 지키고 있는 나이키는 "우즈가 골프에 복귀하기를 고대하고 있다. 우즈와 그의 가족들을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스웨덴에 거주하는 우즈의 장인인 토머스 노르데그린은 우즈의 발표를 이날 지켜봤지만 "지금으로서는 할 말이 없다"며 더 이상의 언급은 내놓지 않았다.

우즈의 사과에 대한 여론의 반응도 엇갈렸다.

폭스뉴스가 이날 우즈 사과발표 이후 시작한 초기 조사결과 우즈에 대한 지지입장을 보인 여론이 40% 정도인 반면 부정적 응답 여론은 이보다 많은 48%로 나타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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