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학대학원 성윤리 교육 실시 여부에 관한 설문 조사 결과 중 일부. (출처: 교회개혁실천연대, 그래픽: 천지일보) ⓒ천지일보(뉴스천지)
 

“성폭력예방교육 하고 있다” 응답은 54.8%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사회 전반에서 성폭력에 대한 이해와 의식 수준이 높아지고 있으나, 교회 내부의 현실은 여전히 열악하다. 최근 5년간 강간과 추행의 성범죄를 저지른 전문직 가운데 성직자가 1위를 기록하였다는 언론보도가 여론의 주목을 받기까지 했으나, 교회 현장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문제를 처리할 수 있는 법과 제도는 마련되어 있지 않다.”

17일 교회개혁실천연대(개혁연대)는 한국교회 신학대학의 성윤리 의식을 엿볼 수 있는 설문조사결과를 홈페이지에 공개하며 이같이 밝혔다. 개혁연대는 신학교 양성과정에서 어떠한 관점으로 성윤리 교육이 이뤄지고 있는지, 성폭력예방교육이 제대로 실시되고 있는지를 점검하고자 했다.

조사결과는 참담했다. 한국교회 신학대학 31개 중 성윤리 등 관련 교육 과정을 개설하고 있는 학교는 6개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나마 설문조사에 응해 성폭력예방교육을 실시했다고 밝힌 학교가 17개였다. 교단별로 구세군 1개, 기감 2개, 나사렛 1개, 대신 1개, 순복음 2개, 침례 2개, 예장통합 6개, 예장합동 2개 등이다.

학교에서는 성폭력피해자보호법(제5조)에 근거해 성폭력예방교육을 의무적으로 실시해야 한다. 공공기관이나 교육기관, 10인 이상 사업장 등에서 성폭력예방교육을 해야 한다.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13조 의거해(직장내성희롱예방교육) 전체 임직원 대상으로 연 1회 60분 이상 의무적으로 실시하여야 하며, 위반 시 300만 원 이하 과태료를 부담하도록 하고 있다.

개혁연대는 “성폭력과 관련한 법과 제도의 개선 노력이 사회 전반에 확대되고 예방적 조치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사회 인식의 변화가 반영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이번 설문에서 예장고신, 기감, 기성, 대신(2개), 루터교, 성공회, 순복음(2개), 예성, 예장통합(1개), 예장합동(2개) 등 14개 학교는 응답을 하지 않았다.

성윤리 교육과정을 개설했다고 밝힌 6개 중에서 정규과정에 포함시킨 학교는 단 3개(감신대, 대구신대, 장신대)뿐이었다. 그 외 서울장신대와 영남신학대는 특별과정을 운영하고 있었으며, 칼빈신학대에서는 채플 시간을 이용해서 성윤리 관련 교육을 진행하고 있었다. 성윤리 관련 교육과정을 개설하지 않았다고 응답한 11개 중 향후 개설을 고려하고 있다고 응답한 학교는 단 하나도 없었다.

개혁연대는 “지금의 교회 조직이 목사와 장로에게 많은 권한이 집중되는 과두제적 속성을 기반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의 범죄는 은폐되기 십상이고, 사건화되더라도 처벌이나 재발 방지 등 근본적인 해결로 이어지지 못했다”며 “교인들의 영적 발달과 성숙을 도와야 할 위치에 있는 목회자의 성에 대한 관점과 이해는 반드시 점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설교나 목회 운영에 목사 개인이 가진 편견과 이해가 반영될 수밖에 없고, 말씀에 순종하도록 훈련받은 교인들은 하나님의 계시로 받아들이는 것이 사실”이라며 이번 설문과 같은 진단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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