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道 평소 주말보다 조금 더 막힌 수준

(서울=연합뉴스) 올해 설을 앞두고 사흘이란 짧은 연휴 등으로 극심한 '귀성ㆍ귀경 전쟁'이 예상됐지만 전국 주요도로는 평소 주말과 다름없을 정도로 원활한 차량 흐름을 보였다.

이는 짧은 연휴 탓에 귀성을 포기하거나 휴가를 앞뒤로 붙인 시민이 많아 교통량이 분산됐고, 서울 등지로 올라오는 역귀성객도 늘어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교통정보 사이트와 휴대전화 교통정보 서비스 등 IT장비로 무장한 '똑똑한' 귀성ㆍ귀경객이 증가한 것도 한 요인으로 꼽힌다.

◇교통량 늘었어도 일부서만 지.정체 = 15일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설 연휴 하루 전인 12일부터 14일까지 고속도로를 이용한 차량은 하루 평균 354만대로 작년(287만대)보다 23.1% 늘었고, 특히 수도권 지역 고속도로의 통행량은 하루 평균 59만대로 26.1% 증가했다.

이처럼 고속도로 이용차량이 작년보다 전반적으로 늘었지만 귀경길 소요시간은 눈에 띄게 줄었다.

귀경길 최대소요 시간을 보면 ▲대전∼서울 3시간 58분 ▲부산∼서울 8시간 8분 ▲광주∼서울 6시간1분 ▲목포∼서서울 6시간 37분 ▲강릉∼서울 4시간 22분 등으로 작년보다 40분∼1시간30분 가량 단축됐다.

설 연휴 마지막날인 15일에도 차량이 가다서기를 반복하는 정체 구간은 손에 꼽을 정도였고, 예년처럼 거대한 주차장을 방불케 하는 정체 구간은 보이지 않았다.

반면 귀성길 최대소요 시간은 작년보다 구간별로 40분에서 최대 1시간40분까지 늘었지만 예상보다는 원활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실제 국토해양부는 이번 연휴기간 작년보다 10.1% 많은 2천546만명이 이동하면서 서울에서 승용차로 고속도로를 통해 부산까지 가는 데 8시간45분이 걸릴 것으로 전망했지만 실제 소요시간은 13일 오전 내내 5∼6시간 가량을 유지했다.

대전(3∼4시간), 광주(4∼5시간), 강릉(3∼4시간) 등 대부분의 하행선에서도 주말과 비슷한 교통 흐름이 나타났다.

◇차량분산 정책에 운전자는 `똑똑한' IT로 무장 = 교통량이 늘었음에도 귀성.귀경길이 대체로 원활했던 데는 여러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것이 관계기관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우선 설 연휴를 앞두고 영동고속도로 확장 구간 중 용인휴게소∼양지나들목 구간을 조기개통하고 17개 상습정체 구간 92㎞에서 갓길차로제를 운영하는 등의 조치가 차량흐름 개선에 적지않은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심야시간대 버스전용차로제 해제도 도움이 됐다.

귀성차량이 경부ㆍ중부고속도로뿐 아니라 다른 도로로 분산되고 역귀성 차량이 늘어난 것도 한 요인으로 꼽혔다.

각종 교통정보 사이트와 휴대전화 교통정보 서비스도 교통량 분산에 적지않은 역할을 했다.

도공에 따르면 교통정보 사이트 조회수가 일평균 38만건으로 작년보다 40% 가량 늘었고, 휴대전화 문자 교통정보 이용횟수는 일평균 1만7천건으로 작년보다 213%나 급증했다.

짧은 연휴에 귀성을 포기하거나 앞뒤로 휴가를 낸 직장인이 많았던 점도 교통량 분산에 일조했던 것으로 보인다.
실제 연휴 전날인 12일 서울을 빠져 나간 차량은 모두 33만3천대에 달했으며, 연휴 다음날인 16일 귀경 교통량도 36만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회사원 윤모(37)씨는 "올해 설에는 연휴가 너무 짧고 폭설이 내린다는 일기예보 때문에 차가 심하게 막힐 것 같아 고향에 가지 않았다. 대신 3.1절 연휴때 부모님이 수원 형님네에 오신다고 하니 그때 뵐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설 연휴를 앞두고 많은 눈이 내린 강원권의 경우 귀성을 늦추거나 포기하는 경우가 상당수였전 점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관계기관들은 분석했다.

◇교통사고도 작년보다 줄어 = 이번 연휴 기간에는 교통량 증가에도 교통사고 건수 및 사망자수가 작년 연휴보다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청 교통관리관실에 따르면 지난 12일부터 14일까지 사흘간 전국에서 발생한 교통사고는 모두 1천160건으로 196건(14%) 줄었고, 교통사고 사망자수도 23명으로 작년보다 14명(38.5%) 적었다.

경찰 관계자는 "설 연휴를 앞두고 고속도로 순찰차를 50대 늘려 심야 취약시간대에 배치하고 국도 등지에도 사망사고 취약지역 위주로 순찰을 강화해 사망사고가 급감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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