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일 서울 광진구 W호텔에서 경기도 양평 중미산 천문대까지 시승한 쉐보레 올 뉴 말리부 (제공: 한국GM)

2000㏄같은 1500㏄ 터보 엔진… 괴력 발휘해
안정감·정숙성·첨단안전 등 중형세단 자존심 갖춰

[천지일보=손성환 기자] “1.5ℓ(리터) 모델이라고요? 2.0ℓ 차량 아니었어요?”

4일 한국GM ‘올 뉴 말리부’ 시승회가 서울 광진구 W호텔에서 열린 가운데, 시승에 앞서 보여준 영상에서 모터스포츠 레이서가 차량을 직접 타보고 성능에 놀라며 한 말이다.

실제로 이날 시승회에서는 2.0ℓ 모델의 차량을 탔는데 동승자가 “임팔라와 같은 대형차급이라고 해도 믿겠다”고 할 정도로 잘 달렸다. 어떤 이는 “현대차 쏘나타와 르노삼성 SM6가 긴장할 차량이다. 사고 싶다”라고 말했다. 시승을 한 이들은 전반적으로 칭찬 일색이었다.

◆“고성능·고효율 ‘터보’가 중형차 이끌 것”

오전 9시 30분부터 시작한 시승은 서울 W호텔을 출발해 경기도 양평 중미산 천문대까지의 약 59㎞ 구간을 2인 1조가 왕복 운행해 이뤄졌다. 시승차량은 ‘올 뉴 말리부’ 출시 차량인 1.5ℓ 터보와 2.0ℓ 터보 모델 중 최상급 모델인 ‘2.0 LTZ 프리미엄’이었다.

이 차량은 4기통 2.0ℓ DOHC VVT DI 가솔린 터보엔진과 3세대 6단 자동변속기가 장착됐다. 최고 253마력의 성능을 발휘한다. 연료효율은 복합 신연비 기준 10.8㎞/ℓ(도심 9.4, 고속도로 13.2, 19인치 타이어 기준)이다. 실제로는 11.6㎞/ℓ의 연비가 나왔다.

한국GM 측은 “동급의 현대차 쏘나타 1.6 터보의 경우 현재 구연비 기준으로 측정해 발표했지만, 신연비 기준으로 측정하면 이보다 더 떨어진다”며 “말리부의 연비는 뒤처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 쉐보레 올 뉴 말리부 (제공: 한국GM)

엔진은 작고 차체도 가볍게 하면서도 중형차의 편안함과 부드러움을 갖췄다. 터보 엔진은 많은 공기를 흡입하는 과정에서 한 템포 늦게 반응하는 터보랙이라는 게 발생하지만 이 차량은 일반 자연흡기 차량과 같이 밟는 대로 자연스럽게 잘 차고 나갔다.

이날 황준하 한국GM 파워트레인 부문 전무는 “고성능·고효율 터보가 엔진 배기량이 줄면 힘이 줄어든다는 고정관념에 고전을 면치 못했다”며 “가솔린 터보 엔진은 최적의 조화를 통해 국내 중형차 시장 기준을 바꿀 것으로 자신한다”고 말했다.

중형세단에서 중요한 요소인 편안함과 정숙성도 우수했다. 마치 항공기 조종석 같은 좌석은 코너링을 돌 때도 옆으로 치우치는 것을 잡아줬다.

이날 시승회에서 제레미 쇼트 말리부 글로벌 개발 담당은 “제너럴모터스(GM)의 다기능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공회전시 진동을 수천배 증폭시켜서 진동이 예상되는 부위를 강화했다”고 말했다. 이에 전장은 60㎜를 늘렸지만 중량은 130㎏ 감량하는 등 필요 이상의 중량을 늘리지 않아도 됐다. 또 차량 떨림까지도 줄여 두 마리의 토끼를 잡았다.

‘여기에 액티브 노이즈 캔슬’ 시스템도 장착됐다. 이는 엔진음을 감지하고 상쇄시키는 음파를 발생해 소음을 줄인다. 이날 강풍이 부는 날씨에도 차량 실내는 음질을 평가할 수 있을 정도로 정숙성을 유지했다.

◆안정적 코너링과 17개 센서의 안전장치

굽이길이 있는 산길에서의 코너링도 안정적이었다. 빠른 속도로 코너링을 돌려도 새 경량 아키텍처와 후륜 멀티링크 현가장치 등은 안정적인 자세를 유지하도록 도왔다. 승차감은 부드러움과 딱딱함의 중간으로 잘 세팅됐다. 이에 편안하면서도 정확한 주행이 가능했다.

운전대 시스템은 현대차와 달리, 르노삼성 SM6와 같은 랙타입(R-EPS)을 갖춰 묵직하고 안정적이었다. 또한 17개에 달하는 초음파 센서와 장단거리 레이더와 전후방 카메라는 306도 전방위 안전운전을 도왔다. 실제로 앞 차량과 간격이 좁아질 때 차량엔 경고등이 켜졌다. 만약 속도를 줄이지 않았다면 차량이 스스로 줄였을 것이다. 차선이탈방지 시스템은 도로의 차선을 의도치 않게 넘어갈 경우 운전대가 살짝 주행로 안쪽으로 꺾여 방향을 바로 잡도록 도왔다.

단점으로는 북미사양의 경우 8단 자동변속기를 적용했는데, 국내는 6단을 적용한 점이 지적됐다. 한국GM 측은 “우리나라 환경에서 6단 변속기도 잘 맞기에 이를 적용했고, 가격을 낮출 수 있는 효과도 이뤘다”고 설명했다.

또 변속기를 자동모드에서 수동모드로 전환하는 방식도 단점으로 지적됐다. 말리부의 토글 시프트 방식의 변속기는 운전대에 부착한 방식인 패들 시프트보다 불편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서 한국GM은 “소비자의 요구가 있으면 이를 수용하는데 이에 대한 불편 접수가 많지가 않았다”고 답했다.

올 뉴 말리부의 가격은 1.5 터보는 2310만~2901만원, 2.0 터보는 2957만~3180만원이다. 현재 6000여명의 사전계약자 중 70% 이상이 1.5 터보를 선택했다고 한국GM 측은 밝혔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