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병식 삼성화재 미래로대리점 대표 ⓒ천지일보(뉴스천지)

이병식 삼성화재 미래로대리점 대표

정년 퇴임 후 ‘어떤 삶을 살까’ 고민… 새로운 일 시작
“일하며 규칙적인 생활 하니 건강에 좋고 경제적 보탬 돼”
“건강이 허락하는 범위에서 팔십까지는 계속 일하고파”

[천지일보=백지원 기자] “육십세에 저 세상에서 날 데리러 오거든~ 아직은 젊어서 못 간다고 전해라~.”

가수 이애란의 ‘100세 인생’의 인기가 대한민국을 한바탕 휩쓸고 갔다. ‘~전해라’라는 중독성 있는 가사가 한몫했지만, 그만큼 100세 시대가 성큼 다가왔음을 실감케 한다.

평균수명 연장으로 고령화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면서 지자체들은 앞다퉈 대책 마련에 나섰고 ‘어떻게 하면 행복하고 건강한 노년을 보낼 수 있을까’는 국민들의 관심사가 됐다. 특히 과거에는 편안한 노년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면, 이제는 노인 일자리 창출 등에 대한 고민에 더 무게가 실리는 추세다. 60세 정년이 너무 빠르다는 지적이 나오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인생의 2막을 어떻게 그려갈지 고심하는 노년이 늘고 있다.

이병식(75) 삼성화재 미래로대리점 대표(RC, Risk Consultant)도 15년 전 같은 상황에 놓였다. 대기업에서 임원으로 일하다 정년을 맞았다. 그리고 남은 삶을 어떻게 보낼지 고민하다 ‘도전’을 선택했다. 60이라는 적지 않은 나이에 전에 하던 일과는 전혀 다른 성격의 새로운 일을 시작한 것이다. 보험 상품을 소개하고 판매하는 일이었다.

서울 강남구 삼성화재 사옥에서 만난 이 대표는 고령이 믿기지 않을 만큼 에너지가 넘쳤다. 일흔이 넘은 나이에도 활발히 활동하며 모범적인 회사 생활로 최근 사내방송에 소개되기도 했다. 함께 일하는 동료들에게 귀감이 된다는 취지였다.

주변 동료들은 사내방송을 통해 그에 대해 “부지런하다” “늘 한결 같다”고 평했다. 철저한 자기 관리로 늘 성실하게 일하는 그의 모습을 본 주변 사람들은 “젊게 사시는 것 같다”는 말을 자주 한다.

많은 노인들이 어려워하는 IT 기기들도 능숙하게 사용했다. 업무를 위해 컴퓨터를 사용하는 것은 물론 궁금한 내용이 생기면 자연스럽게 스마트폰으로 검색을 하고, 기자에게 태블릿 PC로 영상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는 퇴임 후 한 번도 가보지 않은 이 길을 왜 선택하게 됐을까.

이 대표는 “특별한 계기가 있어 시작한 건 아니었다”면서 “지인의 소개로 멋모르고 시작한 일이 지금까지 왔다”고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처음에 이 일을 추천해준 사람에게 고마워요. ‘교육 한번 받아보자’라는 마음으로 시작한 일이었는데….”

처음 시작할 땐 낯설고 당황도 많이 했지만 어느새 15년이라는 세월이 훌쩍 흘렀다. 활발히 활동하며 더욱 건강해질 수 있었고, 많은 사람들을 알아가고 어울리면서 얻게 되는 매력을 느꼈다고 한다. 무엇보다 그는 지금의 삶에 대해 ‘재미있다’고 표현했다.

“만약 이 길을 가지 않았으면 산에 다니거나 했을 것 같아요. 그런 삶도 의미 있겠지만 이 일을 하면서 규칙적인 생활을 하게 되니 건강에도 좋고, 경제적인 보탬도 되는 장점이 많습니다.”

젊게 사는 비결이 있는지 묻자 그는 망설임 없이 ‘규칙적이고 부지런한 삶’을 꼽았다. 남들이 모르는 특별한 비법이 있거나 하진 않았다. 매일 같은 시간에 일어나 출근하고 주말이면 골프와 등산 등을 꾸준히 하는 게 비결이라면 비결이라고 했다. 오랜 시간 한결같이 지켜오는 게 쉽지만은 않기 때문에 평범하지만 또 특별하게 다가오는 대목이다. 그리고 긍정적인 마인드 또한 한몫한다고 했다.

하지만 젊은 사람들과 경쟁하며 함께 일하는 일이 쉽지만은 않을 터. 그래서 그는 남들보다 더 부지런하게 움직이기 위해 노력한다. 정식 출근시간 한 시간 전에 출근해 업무를 준비하고 남들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회사에서 마련하는 교육에 빠지지 않고 참석한다. 신문과 인터넷 뉴스 또한 놓치지 않으며 트렌드에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그리고 ‘연륜’을 그만의 장점으로 살려 경험과 지혜로 녹여냈다. 그는 나이가 많다는 사실이 단점보다 장점이 많다고 했다. 이 같은 긍정적인 마인드가 그의 에너지가 됐다.

이 대표는 “업무 특성상 영업을 하게 되는데 모르는 사람들에게 가서 할 수 없으니, 지인들에게 가서 영업을 하게 된다”면서 “오랫동안 알아온 분들이 저를 신뢰해 주신 덕분에 고객들이 늘어났다”고 말했다. 또 그 고객들이 성실히 일하는 그의 모습에 더 믿고 주변 사람들을 소개해주는 일이 많다고 했다. 아무래도 ‘신뢰’를 바탕으로 하는 일이다 보니 10여년 넘게 변함없이 고객들을 대하는 모습에 많은 이들이 감동을 받는다.

그의 이야기를 듣자니 언제까지 이 일을 할까 궁금해졌다. 이 질문에 그는 ‘허허허’ 소탈한 웃음부터 지었다.

“처음 시작할 때 ‘뭔가 해보자’ 하는 생각이었고, 1년 하니까 재미가 붙어서 그만두려니 아쉬웠어요. 그래서 10년이 되면 꼭 그만둔다 했는데, 벌써 15년이 다 되어 가네요. 주변 사람들이 계속 하시면 좋겠다며 만류하고, 또 막상 생각해보니 일하는 게 좋아서 계속 하고 있어요. 지금 건강 상태를 봐서는 팔십까지는 하지 않을까 싶어요.”

끝으로 오랜 사회생활 경험을 바탕으로 요즘 젊은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는지 묻자 그는 “요즘 젊은 사람들 중에는 어려운 일은 기피하려는 사람들이 많이 있는데 나처럼 나이 많은 사람도 이렇게 일하고 있으니 도전해보라는 말을 해주고 싶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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