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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정치 인사들, 매년 한기총 내방 줄 잇지만
‘교세·위상’ 추락한 한기총, 개신교 대표성 있나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는 창립 때부터 정부와 정치권 등과 밀접한 관계를 맺어왔고, 현재도 정부나 정치계 인사들이 내방하는 등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기관으로서의 상징성을 잃지 않고 있는 듯해 보인다. 하지만 한국교회 전체를 대표하기에는 그 위상과 교세가 거의 바닥수준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달 15일 문화체육관광부 원용기 신임 종무실장이 한기총을 내방하고 대표회장 이영훈 목사와 환담을 나눴다. 총선을 앞두고 지난 3월 14일에는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한기총을 찾아가 이영훈 목사와 환담을 나눴다. 연초에는 이상원 서울지방경찰청장, 홍윤식 행정자치부 장관, 김종덕 문체부 장관 등이 한기총을 내방했다.

지난해에는 이성호 국가인권위원장, 황교안 국무총리, 홍용표 통일부 장관, 이완구 전 국무총리, 류길재 전 통일부 장관, 정종섭 전 행정자치부 장관, 김희정 전 여성가족부 장관,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표 등 정치권 인사들과 정부 기관 대표들이 한기총을 내방했다.

이들이 한기총을 찾는 이유는 그동안 한기총이 보수 한국교회를 대변하는 대표적인 기관으로 활동을 했기 때문이다. 한기총은 1989년 대형교단을 중심으로 창립한 이후 20년 남짓 보수 정치권과 합세해 한국교회 대표를 자처하며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회원교단이 고작 10개에 불과했던 NCCK와는 달리 한기총은 2012년 한국교회연합(한교연)이 분리되기 이전까지 한국교회 양대 대형교단인 예장합동·통합을 포함해 67개 회원교단을 거느리는 등 매머드급 교세를 형성했다. 한기총이 교계 내외에서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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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막강한 권력은 독이 됐다. 한기총 내에서의 교권다툼으로 인한 금권선거, 부정부패, 이단해제 등 문제가 불거진 것. 예장통합 등 주요 대형교단들은 한교연을 세워 따로 떨어져나갔다. 이 때문에 한기총은 25개 교단을 잃었다.

한교연이 분리되기 전까지만 해도 한기총 주요 교단의 교인은 1000만명(교단 자체 보고 기준)에 육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교연 분리 이후에는 500만명대를 유지했다. 당시 한교연에 속한 교회수는 한기총보다 1.3배, 분담금은 1.2배 정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2014년에는 예장고신이 탈퇴를 했고, 교인 300만명이 속한 예장합동이 탈퇴를 했다가 한기총에 복귀하지 않고 행정보류 상태가 돼 결국 약 189만명만 남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하지만 이 숫자도 사실상 부풀려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각 교단이 발표한 교인수와 통계청이 발표한 개신교인 숫자가 큰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한기총은 소속 교인이 1200만이라고 표현하고 있지만, 2005년 통계청이 발표한 개신교인 수는 860만명으로 차이가 무려 340만명이나 된다. 또 개신교 교단이 170개가 넘고, 이 중 63개 교단이 가입했었던 점을 감안하면 2005년 당시 한기총에 속한 교인은 약 500만 정도였을 것으로 추산된다.

현재 한기총은 회원교단으로 76개 교단을 명시하고 있지만, 이 중 15개 교단은 행정보류나 회원권이 제한된 교단이다. 이 교단들을 제외한 61개 교단 중 현 대표회장인 이영훈 목사가 소속된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 여의도순복음총회(약 78만명)와 기독교한국침례회(약 80만명)를 제외한 나머지는 군소교단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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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규모가 축소된 한기총은 그 미래마저 어둡기만 하다. 한국교회 교세가 마이너스 성장을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교회의 교세는 2000년대를 기준으로 하락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1961~1970년 412.4%라는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였지만 1971~1977년 56.7%, 1978~1985년 29.7%, 1986~1991 년 23.9%로 급격하게 성장이 둔화됐다. 이후 1992~1995년 9%대로 급락한 후 2005년 발표된 인구센서스 결과에 따르면 1995년 대비 1.6%가 감소했다. 이후 전반적으로 감소추세다. 2014년에도 교인수는 전년 대비 2.2% 하락했다.

금권선거 등으로 사회적인 물의를 일으켜 위상이 꺾이고, 교세마저 바닥을 친 한기총이 기사회생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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