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진일퇴 공방 계속..中 전문가 "美 정치적 의도"

(베이징=연합뉴스) 주요 2개국(G2)으로 불리는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 분쟁이 갈수록 격화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최근 들어 각종 민감한 이슈로 갈등을 빚고 있는 양국간 무역 마찰은 한쪽이 먼저 실력행사에 나서면 또 다른 한쪽이 보복조치하는 일진일퇴의 공방전 형태로 전개되고 있어 어느 선까지 비화될 지 관심이 모아진다.

미국 상무부는 5일 중국산 선물상자와 장식용 리본에 대해 최고 231.4%의 반덤핑 잠정관세를 부과키로 했다고 밝혔다.

상무부는 그러나 중국에 비해 장식용 리본의 대미 수출물량이 훨씬 많은 대만에 대해서는 최고 4.54%의 반덤핑 잠정관세를 물리기로 해 이번 조치가 중국에 대한 보복성 성격이 짙음을 우회적으로 내비쳤다.

미국은 2007년 중국으로부터 3천270만달러어치의 장식용 리본을 수입했으나 대만으로부터는 배 이상인 6천810만달러어치를 수입했다.

미국의 이번 조치는 이날 중국 상무부가 미국산 닭고기에 대해 43.1∼105.4%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입장을 밝히자 마자 나온 것이다.

중국은 지난해 11월 미국이 중국산 타이어에 대해 고율의 수입관세를 부과하자 이에 대한 보복조치로 미국산 닭고기에 대한 반덤핑 조사에 착수했으며 이날 관세 부과 방침을 확정했다.

앞서 지난달 27일 미국은 중국산 전기담요에 대해 최고 175%의 반덤핑 잠정관세를 부과키로 했으며 이와 별도로 중국산 시추용 강관에 대해 덤핑수출 여부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중국 상무부는 미국의 조사 착수 직후인 1일 야오젠(姚堅) 대변인 명의로 성명을 발표해 "이런 보호무역주의 조치가 양국 무역관계를 위험하게 할 것"이라고 강력하게 반발했었다.

미국과 중국간 무역 분쟁은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대중 압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직접 천명한 것으로 볼 때 앞으로도 계속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3일 환율 문제가 미국의 무역경쟁에서 '막대한 불이익'을 안겨주고 있다고 강조하면서 "중국과 무역에서 더 강력하게 기존 무역규칙을 집행할 필요가 있다"고 말해 중국 시장에 대한 개방 압력을 강화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중국 관영 싱크탱크의 전문가들은 미국의 이번 공세는 정치적 원인이 매우 크다고 분석하면서 무역 문제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은 미국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경고하고 있다.

국가발전개혁위원회 대외경제연구소 류쉬(劉旭) 주임은 8일 중국라디오방송에 출연해 "경제위기와 취업난을 겪는 미국에서 노조와 제조업계가 정부에 부단히 압력을 행사하고 있으며 미국 정부 역시 이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 한다"면서 "이는 미국 소비자들과 정부 스스로에도 손해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와 티베트 문제, 위안화 환율 문제, 구글 사태 등 각종 민감한 이슈로 갈등을 겪는 양국 관계는 오는 17~18일로 예정된 오바마 대통령과 달라이 라마의 면담을 계기로 최악의 갈등 형국으로 치달을 것으로 전망된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