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개성공단실무회담서 구체적 합의도출 못해
“임금·숙소는 후속 개성실무회담서 협의”

(서울.파주=연합뉴스) 남북은 1일 개성공단 현안들을 의제로 올해 첫 공식 회담을 가졌지만 구체적인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했다.

다만 양측은 개성공단 통행.통관.통신 등 `3통' 문제를 향후 군사실무회담에서 먼저 협의한 뒤 차기 개성공단 실무회담에서 북측 근로자용 숙소 건설, 임금 등을 계속 협의하기로 뜻을 모았다.

이날 개성 남북경협협의사무소에서 열린 제4차 개성공단 실무회담에서 우리 측은 `3통' 개선과 숙소 건설을 논의하자고 요구했고, 북측은 임금 인상을 먼저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고 통일부는 밝혔다.

우리 대표단은 개성공단 통행 편의 증진 등 `3통' 문제와 숙소 건설을 우선적으로 논의하자며 이들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특히 통행과 관련, 현재 하루 중 오전 8시30분부터 오후 5시까지 방북 11개 시간대, 귀환 10개 시간대 중 신청한 시간 대에만 다닐 수 있게 돼 있는 `지정시간 통행제'를 `1일 단위 통행제'로 변경, 신청한 날짜에는 어느 시간대든 다닐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이를 위해 정부는 전자출입체계(RFID)를 조속히 도입하자고 제의했다.

또 통관을 전수 검사 방식에서 선별 검사 방식으로 전환하고, 통신의 경우 광 케이블을 활용, 공단 내 인터넷망을 조기에 개통하자고 제의했다.

이와 함께 숙소는 소규모로 건립, 시범적으로 운영하는 한편 입주기업들의 근로자 수급 실태를 함께 조사하자고 제안했다.

북한 측은 `3통 개선'의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3통 문제는 군부 소관 인 만큼 군사실무회담에서 협의하면 된다'며 임금 인상 및 숙소건설부터 협의할 것을 요구했다.

결국 양측은 향후 군사실무회담에서 3통 문제를 협의하고, 뒤이어 개성공단 실무회담 트랙에서 숙소와 근로자 임금 문제를 계속 논의해 나가기로 했다고 통일부는 전했다.

우리 측 김영탁 수석대표는 귀환 후 기자들과 만나 "임금문제는 `3통' 개선과 숙소건설 등으로 공단 경쟁력이 강화되고 기업 생산력 강화되면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이라며 "북측이 오늘 임금 문제에 대해 구체적으로 요구 수준을 거론하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군사실무회담의 구체적 일정과 장소는 우리 정부가 적절한 방식으로 북에 통보키로 했다. 이와 관련, 우리 측은 군사실무회담 대표단을 개성공단 실무회담 구성원들 위주로 꾸릴 것이라는 입장을 북측에 전달했다.

한편 우리 대표단은 기조발언에서 최근 북한군의 서해 포사격은 군사적 긴장을 조성하는 행위로 남북관계 발전 및 개성공단의 안정적 유지.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그러자 북측은 `개성공단과 무관한 문제를 제기한다'고 반발하면서 서해 포사격이 정당한 군사 연습이었다는 주장을 폈다고 통일부는 전했다.

이날 회담은 오전 10시30분부터 오후 10시까지 정회와 속개를 거듭하며 진행됐다. 양측 수석대표로는 김영탁 통일부 상근 회담 대표와 박철수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 부총국장이 각각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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