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르스가 국내를 강타했던 당시 인천국제공항의 모습. 관광객들이 마스크를 쓰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천지일보=장수경 기자] 지난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이 국내를 강타한 가운데 바이러스가 국내에서 변이된 것으로 방역당국이 공식 확인했다.

8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메르스 진단을 받은 환자 8명에게서 채취한 시료를 이용해 메르스 바이러스 유전자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변이가 관찰됐다.

이 같은 연구결과는 미국 질병통제센터(CDC)가 발행하는 저명 국제학술지(Emerging Infectious Diseases) 1월호에 발표됐다.

이와 관련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국내 메르스 바이러스의 유전자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발병한 것과 0.1%(4062개 염기서열 중 8개)에서 유전자 염기서열의 차이를 보였다”며 “바이러스의 전파력이나 치명률 등에 유의미하게 영향을 미치는 변종이라고 볼 수는 없다”고 말했다.

메르스의 명확한 감염원과 감염경로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중동 지역의 낙타와의 접촉을 통해 감염될 가능성이 높고, 사람 간 밀접접촉에 의한 전파가 가능하다고 보고되고 있다.

지난해 국내에서 메르스 유행 당시 감염자가 빠르게 늘어났다. 이에 바이러스 변이 가능성에 제기됐다. 하지만 보건당국은 그동안 “메르스 변이는 없었다”고 공식적인 입장을 보여 왔다.

연구팀은 이번 변이가 메르스 감염 확산에 어떤 영향을 줬는지는 결론을 내리기는 힘들다는 입장이다.

논문의 제1저자인 김대원 전문연구원은 “지금까지 분리됐던 메르스 바이러스와 다른 변이가 있는 것은 확실하다. 하지만 이 변이가 어떤 양상으로 나타났는지에 대한 근거는 전혀 없다”고 말했다. 또 “조금 더 복잡하고 정교한 분석을 통해 이 변이의 영향을 규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연구팀은 논문에서 이번 연구에서 밝혀진 유전자 변이가 지금까지 보고되지 않았던 것으로, 2015년 당시 국내에 메르스 바이러스가 유행하는 동안 유전적 변이가 많았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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