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연패 수렁에 빠져있던 서울 삼성이 지난 26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안양 KT&G와의 경기에서 승리하면서 한시름 덜게 됐다. 사진은 26일 벌어졌던 경기 모습. ⓒ천지일보(뉴스천지)

 

올스타전 직전 연패 수렁 탈출… 남은 14경기 중 홈에서 10경기 ‘행운’

서울 삼성이 천신만고 끝에 연패를 끊고 한시름을 놨다.

삼성은 지난 26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2009/10 KCC 프로농구 정규리그 원정경기에서 홈팀 안양 KT&G를 77-63으로 완파하고 지긋지긋했던 8연패의 사슬을 끊었다.

삼성으로서는 이날 KT&G전이 올스타전 및 드래프트 휴식기 직전에 벌어진 마지막 경기였던 데다가 연패의 사슬을 끊지 못한 채 침체의 방향으로 가고 있었던 상황이었기에 더없이 중요했고 그만큼 승리도 소중했다.

만약 이날 삼성이 KT&G에 덜미를 잡혔더라면 같은 날 대구 오리온스에 67-66으로 승리한 7위 인천 전자랜드에 2경기차로 쫓길 수 있었으나 다행히 3경기차를 유지했다.

전자랜드가 남은 12경기를 모두 이기더라도 삼성이 남은 14경기에서 11승만 거두면 자력으로 6강 플레이오프에 나갈 수 있게 됐다.

삼성의 전력을 볼 때 11승이 쉬운 것은 아니지만 전자랜드의 전승을 전제로 한 것이기 때문에 실제로 절반 정도의 승률만 거둬도 무난하게 6강에 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경쟁자 전자랜드와의 승차를 벌린 것 외에도 또 다른 잠재적인 경쟁자 KT&G를 사실상 6강 탈락시킨 것도 큰 의미다.

하승진과 테렌스 레더를 앞세운 전주 KCC를 잡았던 KT&G 역시 4경기로 승차를 좁히며 추격해오던 상황이었기 때문에 만약 이날 덜미를 잡혔더라면 앞날을 알 수 없었다. 그러나 이날 삼성이 승리하면서 승차는 5경기로 벌렸고 올시즌 상대 전적에서도 4승으로 우위를 확정지었기에 사실상 6경기차와 같은 효과가 났다. 시즌 막판 6경기는 뒤집기 힘들고 현재 KT&G의 전력을 감안한다면 불가능에 가깝다.

앞으로 KT&G와의 경기가 두 경기 더 남아있지만 연패를 끊은 자신감을 갖고 경기에 임한다면 2승을 추가할 수 있는 가능성까지 생겼다.

이제 문제는 남은 경기. 이날까지 40경기를 치른 삼성은 올스타전 및 드래프트 휴식기가 끝난 다음에 14경기를 치러야만 한다. 다른 팀보다 한두 경기 더 많은 숫자여서 체력이 떨어지는 시즌 막판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힘든 여정이다.

실제 경기 일정을 보더라도 4일 이상 쉬는 스케줄이 단 하나도 없다. 다음달 6일부터 시즌 최종전이 벌어지는 3월 7일까지 29일 동안 14경기를 치르므로 평균적으로 이틀에 한번 경기를 치르는 셈이다. 연속일로 잡혀있는 경기도 두 번(2월 6~7일, 3월 6~7일)이나 된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시즌 초에 잠실 일원에서 벌어졌던 서울 디자인 올림픽과 각종 콘서트 때문에 시즌 막판으로 밀렸던 홈경기들이 대거 벌어진다는 점이다. 14경기 가운데 10경기가 홈코트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다.

더 기분 좋은 것은 원정 4경기도 원정 같지 않은 원정이라는 점. 2경기가 바로 옆 잠실학생체육관에서 벌어지는 서울 SK와의 경기고 인천 전자랜드, KT&G와의 경기가 한 번씩 잡혀있다. 수도권 바깥을 나갈 일이 없어 용인 보정역 앞에 위치한 숙소에서 경기장을 오가면 되기 때문에 체력을 그만큼 지킬 수 있다.

안준호 감독도 “연패를 끊은 데다 남은 14경기도 홈에서 벌어지는 것이나 다름없는 것이어서 행운”이라며 “아무래도 수도권 바깥으로 나가게 되면 잠자리를 바꿔야하므로 불편한데 집과 같은 숙소에서 왕복할 수 있어 선수들이 한숨을 돌릴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반면 이날 가까스로 오리온스를 꺾은 전자랜드도 다음달 6일과 25일에 벌어지는 삼성과의 경기를 잡을 경우 6강에 진출할 수 있는 희망의 끈을 이어갔다.

삼성과의 상대 전적에서 이미 3승 1패로 앞서있기 때문에 남은 삼성과의 두 경기를 모두 이겨 승차를 1경기로 줄이고 남은 경기에서 최선을 다해 동률로만 만들어도 극적으로 6강에 나갈 수 있다.

◆ 올시즌 삼성 남은 일정
2월 6일 / 전자랜드전 (홈)
2월 7일 / SK전 (원정, 잠실학생체육관)
2월 10일 / 오리온스전 (홈)
2월 13일 / LG전 (홈)
2월 15일 / SK전 (원정, 잠실학생체육관)
2월 18일 / KT전 (홈)
2월 20일 / 동부전 (홈)
2월 23일 / LG전 (홈)
2월 25일 / 전자랜드전 (원정, 인천삼산월드체육관)
2월 27일 / KCC전 (홈)
3월 1일 / 모비스전 (홈)
3월 3일 / KT&G전 (홈)
3월 6일 / KT&G전 (원정, 안양실내체육관)
3월 7일 / 오리온스전 (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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