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이슬람교 이행래 원로이맘이 지난 20일 최근 발생한 프랑스 테러와 관련해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손에는 이슬람 경전 꾸란을 들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이행래 원로이맘 인터뷰
IS와 무슬림, 똑같지 않아… 이슬람도 테러는 ‘범죄행위’
무력은 더 큰 전쟁 낳을 뿐, 평화 바라는 마음 확산할 것

[천지일보=김예슬 기자] 프랑스 파리에서 130명의 희생자가 발생한 테러를 주도한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로 인해 세계가 시끄럽다. 서방에선 무력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와 함께 ‘이슬람포비아(이슬람 혐오)’가 확산하고 있다. 이와 맞물려 우리나라도 술렁이긴 마찬가지다. IS 연계단체를 추종한 혐의를 받는 불법체류자(32, 인도네시아 국적)가 경찰에 붙잡혔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본지는 지난 20일 서울 한남동 한국이슬람교중앙회에서 이행래 원로이맘을 만났다. 이 원로이맘은 “국내 무슬림을 향해 혐오감을 표출하거나 꺼리는 분위기는 없다”며 “무슬림은 이번 테러 희생자에 대해 모두 마음 아파하고 있다”고 말했다.

― 한국 이슬람교에 영향은 없나.

이번 일로 받은 피해는 없다. 보다시피 평온하다. 협박전화도 오지 않는다. 예전과 달라진 점이다. 그동안 샘물교회 피랍 사건 등 많은 일을 겪어봤기 때문이다. 그러나 테러가 장기화한다면 이슬람에 대한 시선이 곱지만은 않을 것이다. 여전히 많은 사람이 이슬람을 테러리즘으로, 무슬림을 테러리스트로 본다. 이런 오해나 편견은 이슬람의 본질과 교리를 잘 모르기 때문에 발생한다. 이슬람의 실체를 잘 알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또 올바르게 생활하는 모습을 더 실천하겠다.

― IS는 이슬람이 아닌가.

이슬람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이슬람 극단주의자의 행위로 안다. 아주 극소수다. 이런 사람은 90%가 정치집단이다. 신앙인으로 볼 수 없다. 이슬람에선 자살을 못 하게 한다. 정당한 이유 없이 사람의 목숨도 빼앗지 말라고 가르친다. 생명은 하나님(알라)으로부터 받은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들은 부를 누리고 권력을 잡으려고 정치를 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이슬람권에선 인정하지 않는다. 알카에다나 탈레반 등의 조직은 전부 정치인이지 않은가. 이슬람, 무슬림은 IS와 무관하다.

― 이슬람의 어떤 부분을 왜곡하는가.

지하드를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다. 지하드는 개인이 선포할 수 없다. 지하드의 큰 의미는 신앙의 정도를 걷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이슬람은 불의나 부도덕한 일은 할 수 없다. 함부로 사람의 목숨을 빼앗을 수 없는 게 지하드다. 그래서 방어가 원칙이다. 선제공격은 불의라고 여긴다. 이들은 그런 면을 정치적으로 악용해 ‘범죄행위’를 하고 있다. 법학자, 무슬림 지도자, 학자 등 모두 그 사람들의 행위를 위해(危害)라고 본다.

― 이슬람은 어떤 종교인가.

이슬람은 크게 세 가지 이념이 있다. 제일 큰 이념은 평화다. 평화로부터 온 이름이 이슬람이다. 그다음이 평등이다. 또 형제애가 중요하다. 형제애의 넓은 의미는 인류애다. 이슬람은 모든 인류에 대해 하나님(알라)의 가족이고 아담의 후예라고 생각한다. 테러는 이런 이슬람의 이념에 모두 어긋나는 행위다.

― 국제사회의 무력 대응이 IS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겠는가.

해결할 수 없다. 무력은 무력을 낳고 보복은 보복을 낳는다. 이슬람에서 보복은 금지 행위다. 꾸란(이슬람 경전)에서도 우선 상대에게 보상해줘서 면제되도록 해야 한다고 기록돼 있다. 보복으로는 평화와 인간의 행복권을 보장할 수 없다. 선으로 충만한 사회가 돼야 평화로운 사회가 된다. 한쪽이 무기를 들면 나도 무기를 들어야 한다. 그것이 현실이다. 그 무기가 점점 더 첨단이 되고 그래서 살상을 더 한다. 더 큰 죄를 짓는다. 서로 원한이 커질 뿐이다. 그렇게 해선 세계평화를 구현할 수 없다.

―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

인류사회에 평화가 도래하려면 적어도 정치를 하는 분들이 인류를 내 가족 사랑하듯 깊이 사랑해야 한다. 각국 지도자들이 인류를 자기 가족처럼 사랑할 때 전쟁도 억제할 수 있다고 본다. 평화를 주제로 한 토론회나 행사가 단발성에 그치면 효과를 볼 수 없다. 꾸준히 해야 원하는 결과가 나온다.

― 마지막으로 한마디.

(프랑스 테러 사태를 겪은 지구촌이) 평화를 갈구하는 마음이 더욱 원대해지길 바란다. 이번 일로 평화가 절실한 것이고 평화가 있어야 내 가정의 행복도 있다는 점을 인지했을 것이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해서 진정한 세계평화가 왔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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