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① 삼척 흥전리사지 전경 ② 건물지 외부 출토 금동장식 ③ 확대한 금동 장식판 모습 ④ 귀면와 (사진제공: 문화재청)
지난해부터 발굴조사… 일반인에 최초 공개
최고 승려 지칭 ‘국통(國統)’ 비석편 등 출토

[천지일보=박선혜 기자] 강원도 삼척 흥전리사지에서 지난해 확인된 통일신라시대 금당지가 20일 일반인에게 공개됐다.

발굴현장은 강원도 삼척시 도계읍 흥전리 산 92-1로, 지난해부터 발굴조사를 하고 있다. 2014년 삼척 흥전리사지 현장 1차 조사에서는 금당지(金堂址)와 탑지(塔址)를 비롯한 여러 동의 건물지가 발견됐다. 금당지는 금당 즉 법당이 있던 자리로, 금당은 일반적으로 부처님을 모신 대웅전을 말한다.

또 신라시대에 불교계 최고 승려를 지칭하는 ‘국통(國統)’이라는 글자가 새겨진 비석편과 꽃무늬가 세밀히 음각된 청동제 장식, 도깨비 얼굴이 장식된 기와인 귀면와(鬼面瓦) 등도 함께 출토됐다. 관련 유물 등을 통해 통일신라시대의 국통과 관련된 위세 높은 사찰이었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금당지에 대한 정밀 발굴조사가 이뤄졌다. 조사 결과 통일신라시대 금당지는 좌·우에 익사(翼舍)가 붙어있는 형태로 확인됐다.

기단은 잘 다듬은 석재를 사용해 목가구를 짜듯이 구성한 가구식(架構式)이다. 건물을 받치기 위해 기단 내부를 깬 돌로 채운 ‘온통기초법’을 사용했다. 이러한 기법은 경주 분황사지, 합천 영암사지, 순천 금둔사지 등 신라~통일신라시대 사찰에서 확인되는 독특한 방식이다.

이외에도 주요 유물로는 금동 장식판과 금동 달개장식, 높은 위계의 건물에서 쓰이는 귀면와, 곱새기와, 연화문·당초문이 새겨진 다량의 암·수막새 등이 출토됐다. 그중 금동 장식판은 장식판 중앙에 불꽃 모양의 화염문(火焰文)을 투각했고, 테두리에는 꽃무늬와 연주문(聯珠文)이 정교하게 음각돼 있다.

금동 장식판의 제작 양상을 정확히 확인하기 위한 3차원 컴퓨터 단층촬영(CT) 결과, 직사각형의 얇은 금동판이 두 번 접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테두리 끝 부분 2곳은 경첩의 연결고리 모양으로 돌출돼 있었는데, 이는 매우 드문 사례다. 이 장식판은 불교의식에 사용되는 장엄구의 장식판으로 추정되며, 금동번(幡 깃발)이나 번의 장식판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문화재청과 불교문화재연구소는 앞으로 흥전리사지에 대한 연차 발굴조사를 실시해 전체 사역과 가람배치, 창건·폐사 시기, 유적의 성격 등을 보다 면밀히 밝힐 예정이다.

또 영동지역 인근의 사찰·절터와의 비교연구를 통해 삼척 지역의 불교문화를 이해하는 학술자료도 확보해 나갈 계획이다.

한편 삼척 흥전리사지는 문화재청과 불교문화재연구소가 2013년에 시작한 ‘중요 폐사지 발굴조사사업’의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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